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Boys Of Tomorrow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노동석은 감독은 <마이 제네레이션>이라는 저예산 영화를 통해 국내외에 큰 호평을 받아 그 능력을 인정 받았다.
'종대'역의 유아인은 이 영화를 통해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신인상을 받는 등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르게 되었다. 유아인과 함께 출연하는 김병석은 <마이 제네레이션>의 인연으로 또 한 번 노동석 감독의 부름을 받아 열연 하였다.

어릴적 부터 장난끼도 많고 사고도 많이 치던 '종대(유아인)'. 그런 종대의 뒤를 따라다니며 수습하는 건 형 '기수(김병석)'이다. 이 둘은 각박하고 냉혹한 현실이지만 열심히 살아간다. 보잘것 없는 인생들이지만 그들에게도 나름의 꿈이 있다. 기수는 몰디브로 가서 자신이 좋아하는 드럼을 마음껏 치는 것이고, 종대는 실탄이 발사되는 진짜 총을 구하는 것이다. 특이한 행동 만큼이나 독특한 종대이다. 과연 그 총으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그러던 어느날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으던 종대는 총을 구할 수 있는 소식을 듣고 그 길로 형에게 돈까지 빌려 판매상이라는 사람을 만나지만 순진했던 종대는 너무도 쉽게 사기를 당한다. 꿈에 그리던 총을 구할 수 있는 기쁨도 잠시 한순간에 무너진 자신의 꿈에 허무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한편, 몰디브로 떠나고 싶은 기수는 뛰어난 드럼실력을 갖고 있지만, 재능에 비해 밥 벌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선배가 소개 시켜준 자리도 동생 뒤치닥거리에 여의치가 않다. 설상가상으로 조카까지 떠안게 되며 생활을 더 어려워진다. 아닌척 하지만 기수는 동생 종대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데, 종대가 어렸을 때 그를 아프게 한 이유로 지금까지 미안해 하며 묵묵히 동생을 뒤를 봐준다.
사기를 당했던 종대는 우연히 안마시술소에서 지인을 만나 성공하겠다는 마음에 어두운 세계로 발을 담근다. 이 사실을 눈치 챈 기수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안마시술소에 직접 찾아나서는데... 지금까지 순탄한적 없던 두 형제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이름일 것이다. 그전에 노동석 감독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하자면 <마이 제너레이션>이라는 영화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기수역을 맡은 김병수 배우의 데뷔작이기도 한데, 총 제작비 3천만원으로 알려진 저예산 독립영화임에도 사실적인 모습을 잘 담아내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기도 했으며 베를린 영화제에도 공식초청을 받기도 하였다. <마이 제너레이션> 이후 노동석 감독과 김병석 배우는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이 영화를 통해 유아인이 충무를 입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신인상을 받는 영광도 누리게 된다.

충무로의 샛별, 충무로의 기대주에서 이제는 어엿한 충무로를 대표 할 만한 배우로 성장한 유아인이 갑자기 만들어진 배우가 아니였음을 영화를 통해 잘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아인이 맡은 종대역은 반항심이 많은 캐릭터이지만 은근히 정도 있고 온갖 풍파를 겪으며 현실을 일찍 깨달은 형에 비하면 순진한 면도 가진 인물이다.
몰디브로 가서 드럼을 마음껏 치고 싶다는 보다 현실적인 꿈을 가진게 기수라면 총알이 나가는 진짜 총을 갖고 싶다고 말하는 종대의 모습은 독특하기까지 하다. 도중에 총을 사려다 사기를 당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종대는 총을 손에 넣게 되고 결국 실제로 쏘게 되는 상황까지 만들어진다.

그토록 종대가 작동되지도 않는 장난감 총을 들고 다니며 진짜 총을 가지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고로 인해 총을 직접 쏘게 되지만 누구를 위한 복수라기 보다는 이 험한 세상으로부터 나약하기만 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도구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마치 기수와 종대, 두 사람의 심리와 상황을 설명해 주는 듯이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둡다. 대낮임에도 흐린 날이 많고 비오는 날도 있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밝은 것은 둘이 사는 방안 형광등 불빛이다. 영화가 아무래도 높게 평가되는 점은 아무래도 현실성을 잘 반영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현실 앞에 좌절하고 모습을 보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는 청춘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점에서 어쩌면 영화상에 가장 현실적인 인물은 기수일지도 모르겠다. 종대 보다는 현실적인 꿈을 꾸지만 그마저도 먹고 살 바빠 언감생신이다. 종대 뒤치닥거리도 버거운데 식구까지 늘어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누구는 먹고 살기 바쁘고 누구는 사기 당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우울하지만 어쨌든 마냥 우울하고 안타까운 것만은 아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기수에게 선배는 꿈을 이기는 현실은 없다고 말해 준다. 물론 현실이란것이 쉽지만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훌륭한 소년이 되겠냐는 질문에 긍적적으로 답하는 종대를 결코 우리는 오늘 내일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게 냉혹한 현실과 마주했던 종대가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었는 것은 우리에게는 꿈이라는 오늘을 살게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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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의 데뷔작이 궁금한 사람
냉혹한 현실의 무게를 느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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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권준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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