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The Net, 2016

철우는 북에 살고 있는 어부 이다. 매일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잡기위해 강으로 향한다. 철우가 타는 배는 그가 10년 동안 열심히 모아서 마련한 그의 전 재산이다. 그래서 배를 잃게 된다면 그는 더 이상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가 없다. 평소와 다름없이 물고기를 잡으러 나간 철우는 배의 스크류에 그물이 걸리고 만다. 결국 배의 엔진이 고장이 났다. 배를 버리고도 충분히 올 수 있었지만 철우는 먹여 살릴 가족이 있었기에 배와 같이 남한으로 오게 된다. 남한으로 온 철우는 국정원으로 가서 조사를 받는다. 이곳에서 국정원 요원인 오진우(이원근)를 만나게 된다. 오진우는 철우의 진정성을 알아보고 그를 북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 우여곡절 끝에 북으로 돌아간 철우는 북한의 보위부로 끌려가서 똑같은 조사를 받는다. 그곳에서 못나올 듯 했지만 얼떨결에 준 뇌물로 풀려나와 집으로 가게 된다. 어렵게 집으로 돌아온 철우는 원래대로의 삶으로 돌아와서 날이 밝자 물고기를 잡기위해 다시 강으로 나간다.

[그물]을 다 보고 나서 느낀 소감은 뭐지?였다. 너무 허무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소름이 돋는다. 이유는 제목에 있는데 모두가 알고 있듯이 그물은 격자무늬로 생겨서 물고기를 잡는 도구이다. 물고기가 그물에 걸리면 도망치려 발버둥을 친다. 발버둥 칠수록 그물은 몸에 더 엉킨다. 이 과정이 반복되다가 물고기는 힘이 빠져 결국 죽게 된다. 이 부분을 생각하고 다시 보거나 장면 하나하나에 대입을 해보면 이런 생각을 한 감독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물]은 재미로 본다면 재미는 없다. 하지만 심오한 듯 하지만 간결한 내용과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그런 영화이다. 남과 북의 복잡한 관계와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휴전중이라는 복잡한 사실, 남한의 문제, 북한 사람들이 어렵게 살고 있다는 상황을 영화에 간결하게 잘 녹여냈다. 너무 많은 것들을 영화에 넣다보면 넘치기 마련인데 전체적인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영화를 잘 이끌어 나간다. 그리고 진짜 북한사람 같은 리얼한 연기를 한 류승범씨와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아서 영화를 잘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주관적인 생각일 것 같지만 어쩌면 [그물]을 본 사람들이 한 번쯤은 해볼 만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 부분은 영화에서 철우를 계속 괴롭히는 국정원 조사관이 나오면서 시작된다. 이 조사관은 영화에서 6.25때 가족들을 모두 잃어 북한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조사관이 생각보다 너무 젊어 보여 어떻게 저 사람이 6.25를 겪었지?라는 생각을 하느라 몰입을 살짝 방해한다.

[그물]에서 가장 생각나는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철우의 선택은 잘 한 것일까를 계속 생각해 보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보면 철우는 선택지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철우가 남한으로 가서 자신 때문에 조사를 받다가 몸이 상한 아내를 보고 우는 모습, 남한에서 가져온 딸아이의 곰 인형이 고장 나서 고쳐주고 일을 나가는 모습을 보면 전혀 죽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가족들을 더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철우는 더욱 더 일을 하러 나가야만 한 것 같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만약 철우가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모두 굶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물]에서 철우는 어쩌면 힘이 없어서 그물에 걸린 고기처럼 아등바등하다가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우리들 또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물에 걸려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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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나는 연기를 보고싶은 사람
김기덕 감독의 팬인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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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투to2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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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은 이념이라는 그물에 사로잡힌 이들을 조명한다. 가족을 사랑하고 생에 충실해온 북한 어부 ‘남철우’는 자신의 뜻과 상관 없이 조류에 밀려 남한으로 오게 되고, 간첩 잡기에 혈안이 된 정보국 조사관에게 고초를 당한다. 그럼에도 김기덕 감독은 폭력적인 고문 장면은 거의 배제하는 과감함을 보여준다. 대신 조사관이 어두운 조사실에서 작은 라이트 불빛만을 흔들흔들 비추게 하거나, ‘남철우’의 뒷자리에 밀착해 붙어 앉게 만드는 등 심리적인 불쾌함을 강조하는 연출을 선보인다. 시각적 부담은 물론 배경음악까지 최소화하고, 류승범을 비롯한 조연 배우들의 안정감 있는 연기로 꽉 채운다. 위계 질서가 강한 정보국 내에서 직속 선배에게 대항하는 정의로운 청년 ‘오진우’의 역할은 교과서적이지만,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상황을 비롯 이념괴물이 된 우리나라의 현실은 적확히 표현된다. 의도한 메시지를 향해 명확하게 던져진 <그물>은, 무엇보다 ‘김기덕 영화는 과하게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라는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작품이다.
2016년 9월 30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 (pgot@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