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The Spies , 2012

<쉬리> <공동경비구역JSA> <의형제>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남과북, 남북분단을 주제로 한 영화 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과북으로 갈리워져 살고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본다면 굉장히 자극적이고 흥미있는 소재이긴하나 공산주의는 악이고 자유주의는 선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관객들을 어떻게 설득하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수가 있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오랫동안 한국인의 정서에 각인되어 있던 북한에 대한 적대감정을 완화 시켜주는데 있어서 영화만큼 좋은 역할을 해준것도 없었던것 같다.
남북관계의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 마다 개봉하는 영화의 상징적인 의미도 달라질수밖에 없었는데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이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하고 대북지원이 한창 일때는 <쉬리>가 개봉되었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후에는 <공동경비구역JSA>가 개봉되어 우리의 현실과 연결 되기도 하였다.
반면 2010년 개봉한 <의형제>를 보면 남북이 대치된 상황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정리해고나 베트남 신부의 탈북,이혼 같은 사회적 소재들을 인간애와 버무려 대중과 쉽게 어울릴수 있는 형식을 추구하였는데, 소개할 영화 <간첩>도 10년 이상 한국에 살았던 남파간첩을 평범한 사람들로 등장시켜 간첩 이라는 무서운 이미지를 희화 시킨다는 점에서 영화 의형제와 비슷한 맥락을 하고 있다고 볼수있다.
등장인물의 직업도 다양하다. 복비 10만원에 목숨거는 부동산 아줌마 강대리(염정아), 중국산 비아그라 판매상 김과장(김명민), FTA철폐를 외치는 귀농 청년 우대리(정겨운), 동사무소에 근무하다 퇴직하고 공원에서 시간을 떼우는 독거노인 윤고문(변희봉) 까지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수있는 평범한 사람들로 설정하여 냉전시대가 만들어낸 무섭고 살벌했던 간첩을 그려내기 보다는 그들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수 있는 인물들로 화면을 채워나간다.
남한 사회에 적응하며 일반인 처럼 살아왔던 간첩도 우리나라 서민들이 체감하는 고통을 겪어가며 살아갈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경제사정이 좋아 공작금을 넉넉하게 지원해주는것도 아니고 직접 전달받기에도 사정이 녹녹하지 않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네 명의 간첩들도 남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일이든 해야만 하는데 암호명 김과정의 경우는 중국에서 불법으로 비아그라를 수입해 비싼값에 처분하는 오퍼상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유일한 여자간첩 강대리는 부동산중계업을 하며 악착같이 살아가는 미혼모 이다.
남파 40년된 최장간첩 윤고문은 동사무소 직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하였고 간첩중 가장 막내인 우대리는 어울리지 않게 시골에서 한우를 키우며 FTA 반대 시위에 적극 참여하는 농부로 살아간다. 남한 사람들과 똑같이 부데끼며 살아가던 이들에게 10년만에 암살 지령이 떨어지는데 그 대상은 얼마전 남한으로 넘어온 북한 외무성 부장 리용성 이다.
모두가 머뭇거릴때 리 부장의 안전가옥에 1000만 달러가있다는 말을 듣고 네 명의 간첩은 또 다른 계획을 세우는데, 암살조가 리부장을 암살하는 사이 그들 몰래 금고를 털어 나오는 것이다.
불과 십 수년전만 하더라도 간첩 이라는 존재는 그저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만 생각했었다. 어릴적 도덕 시간이면 수 없이 반복되어온 주입식 반공교육으로 인해 심야시간에 북한방송을 청취하는 사람은 무조건 간첩 신고 대상이 되었고 이른 아침 산에서 흙 묻은 신발만 신고 내려와도 113 이라는 다이얼을 돌려 신고를 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모스부호를 사용하던 무전기 대신 인터넷을 통해 지령을 받고 공작금 또한 계좌이체를 통해 쉽게 주고 받는 시대가 되었다.
전세값 3천만원을 올려달라는 주인때문에,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 , 소에게 먹일 사료값이 없어서 상부의 암살지령을 수행하며 금고를 털어야만 하는 생계형 간첩들의 모습을 보며 분단된 조국의 아픔이 느껴지기 보다는 바로 우리 주위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연상된다.
바로 나의 일이고 우리 가족이 처한 고통스러운 삶의 일부분 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기밀을 빼내기 위해 암살을 자행하고 금고를 털어야만 하는 간첩의 행동들은 바로 우리 모두가 현실속에서 동료에게, 친구에게, 가족에게 행 하고 있는 이기적인 모습일지도 모른다. 보험금을 노리고 가족을 살해하는 뉴스를 쉽게 접할수 있고 자신의 욕심을 위해 친구나 동료와의 의리 따위는 쉽게 저버리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영화<간첩>을 보고 느낀점을 "간첩도 먹고살기 힘든곳이 바로 대한민국 이다" 라는 말로 요약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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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간첩 인구 5만 명...
2012년,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불법 비아그라를 판매하며 전세금 인상에 시달리는 평범한 가장, 알고 보니 남파 22년차 간첩 리더 암호명 '김과장'
살림하랴, 일하랴 하루가 바쁜 억척스러운 동네 부동산 아줌마, 알고 보니 로케이션 전문 여간첩 암호명 '강대리'
공무원으로 명퇴 후 탑골 공원에서 시간 때우는 독거노인, 알고 보니 신분세탁 전문 간첩 암호명 '윤고문'
소 키우며 FTA반대에 앞장서는 귀농 청년, 알고 보니 해킹 전문 간첩 암호명 '우대리'
간첩신고보다 남한의 물가상승이 더 무서운 생활형 간첩들 앞에 피도 눈물도 없는 북한 최고의 암살자 '최부장'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들에게 떨어진 10년만의 암.살.지.령!! 과연 이들은 작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먹고 살기도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사상(?) 초월 이중작전이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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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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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영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곳 중 하나가 충무로다. <쉬리> <실미도>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등이 분단의 상황을 스크린으로 끌어안으며 흥행에서 단맛을 봤다. 시대가 변하면서 분단을 대하는 영화들의 태도도 사뭇 달라졌다. 과거 이념 대립에 맞춰졌던 초점은, 분단이라는 물리적 제약에 영향 받는 ‘개인’으로 옮겨갔다. 이러한 변화를 잘 캐치하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바로 <의형제>다. <간첩>은 <의형제>가 걸어간 노선을 고스란히 따른다. 영화는 쓸모 없는 신세로 전락한 후 밥벌이에 고심하는 남파간첩들을 생활고에 허덕이는 소시민에게 대입해 공감을 끌어내려 한다. <간첩> 속의 간첩들은 테러리스트보다 생활인에 가깝다. 불법 비아그라를 팔며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 남파 22년차 간첩 김과장(김명민). 그의 신경은 온통 먹고 사는 문제에 쏠려 있다. 그에게 중요한 건 이념이 아니라 물가 상승과 아내의 잔소리일 뿐이다. 그런 김과장의 삶이 북한 최고 암살자 최부장(유해진)의 등장과 함께 흔들린다. 최부장의 목표는 한국으로 망명한 리용성 외무성 부상 암살! 임무 완수를 위해서는 암살을 도울 요원들이 필요하다. 최부장의 명령을 하사 받은 김과장은 멤버 규합에 나선다. 이때부터 영화는 잠시 케이퍼 무비로 빠진다. 부인과 사별한 후 다방에서 시간을 때우는 윤 고문(변희봉), 부동산 중개를 하며 혼자 애를 키우고 있는 강대리(염정아), 농촌 총각으로 살고 있는 우대리(정겨운) 등 남한에 침투해 있는 간첩들이 속속 소개되며 하나의 팀을 이룬다. 코미디와 액션과 퀴어 멜로 등이 뒤섞였던 <의형제>처럼 <간첩>에도 온갖 장르가 동거한다. 코미디로 시작한 영화는 케이퍼 무비와 액션을 거쳐 가족드라마로 선회했다가 다시 코미디로 회귀한다. 하지만 장르 배합 능력에서 두 영화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의형제>가 다양한 장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숙함을 보였다면, <간첩>은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일을 도리어 그르친 경우다. 특히 전후반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 통에 영화 전체가 산만한 인상을 남긴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의 (생계형)간첩을 보여주겠다”는 초반 목표에 조금 더 집중했다면 좋을 뻔했다. 생활고에 처한 간첩들의 실상을 보여주려면 지금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생활상이 나와야 했다. 김명민, 유해진, 염정아, 변희봉, 정겨운. 개성 강한 배우들의 조합은 흥미로운 편이다. 이들 사이에서 파생될 강력한 에너지가 상상된다. 하지만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 초심이 흔들리는 와중에, 인물들의 관계도 설득력을 잃고 우왕좌왕한다. 장르의 난립만큼이나, 캐릭터간의 겉도는 분위기가 문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최부장이 첩보드라마에서 뚝 떼어 온 인물같다면, 남한 간첩들은 영락없이 코믹드라마에서 걸어 나온 인물들이다. 캐릭터 사이의 이질감 탓에 이들이 함께 암살계획을 실행하는 것 자체가 뭔가 엉성한 느낌을 준다. 피해는 고스란히 배우들에게 돌아간다.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 온 염정아도, 처음으로 스크린에 도전하는 정겨운도, 이미지 변신을 꽤한 유해진도 각자가 원하는 바를 얻지 못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코믹함을 빼고 근엄한 이미지로 변신한 유해진의 도전은 보상 받을 길이 없어 보인다. 유해진이 맡은 최부장은 <쉬리>의 최무영(최민식)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이다. 새로운 옷을 입은 유해진의 모습은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영화가 그의 변신을 받쳐주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혼자 겉도는 이미지가 돼 버렸다.
2012년 9월 22일 토요일 | 글_정시우 기자 (siwoorain@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