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먼 집
DEAR GRANDMA, 2015

할머니의 먼 집 (DEAR GRANDMA, 2015)은 화순에 사시는 93세 박삼순 할머니와 손녀의 평범한 일상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가족의 소중함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빨간나비>,<스토리텔러>,<계몽영화>를 연출한 이소현이 주연, 편집, 활영, 기획, 연출을 맡았으며, 제 41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제7회 광주여성영화제 상영작, 제9회 서울노인영화제 다큐 초청작, 제16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후보로 올라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바 있다.
어린 시절 소현씨를 사랑으로 키워주신 할머니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할머니에게 달려간다. 손녀 소현씨의 눈으로 바라본 할머니의 일상, 외로움, 고독, 가슴뭉클한 감동, 진솔한 이야기가 있는 할머니의 먼집으로 들어가보자.

2013년 여름 전라남도 화순, 취업준비를 하며 보내던 어느날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할머니가 병원에서 받은 수면제를 모아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장례비용으로 쓰라고 전재산 30만원을 화장대위에 올려놓으셨다고 한다. 소현씨는 그 해 여름 할머니가 떠나지 못하도록 옆에서 지키기로 했다.
부모님은 아이를 직접 키울 형편이 되지 못했고 할머니가 소현씨를 키워주셨다. 소현씨는 무서우면 할머니를 가장먼저 찾는 아이, 할머니가 해주는 옛날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다. 그리고 할머니를 가장 가까이에서 소현씨가 자란만큼 작아졌다. 외숙은 최근 위암수술을 받고 퇴원하셨다. 정해진 시간에 유동식을 드셔야해서 할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할머니는 매번 식사준비를 하고 외숙을 기다렸다.

외숙은 회복을 위해 직접 만든 유동식을 드셨다. 하지만 병원에서 하지 말라는 것도 많이 하셨다. 일흔이 넘으면 오래 사는 것보다 행복하게 사는게 더 중요해진다고 하셨다. 소현씨는 조심스럽게 할머니에게 왜 죽으려 했는지 묻는다. 나이가 많으니까 죽어야지, 성가시니까 라며 덤덤하게 말하시는 할머니!
할머니는 자살시도 이후 혈압약과 함께 우울증 치료제를 드시고 있다. 93살 더 이상 키워줄 손주도 밥을 먹어줄 자식도 없다. 소주는 할머니가 외숙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었다. 할머니와 가장 행복했을때 취업이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이제 곁에 있지 않아도 할머니가 다시 죽음을 열망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가족들은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할아버지 곁에 묻기 위해 할아버지 묘를 이장하기로 했고, 작은 외숙은 건강이 악화되면서 할머니가 좋지 않은 것을 다시 보게 될까 염려하셨다. 할머니 나이만큼 자식들의 나이도 많아지고 있었다. 할머니는 어디에도 가고 싶어 하지 않았고, 이집에서 눈을 감고 싶다고 하셨다. 가족들은 할머니를 집에서 모시기로 했다.
할머니는 이제 아흔 다섯살이 되었고 자살을 시도했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엄마는 할머니를 기억할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할머니가 우리의 이름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아흔이 훌쩍 넘은 할머니의 자살시도 소식에 손녀 소현씨는 한걸음에 달려간다. 자식들 다 키우고 14명의 손자 손녀들까지 모두 키워내신 할머니,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늘 빨리 죽어야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시는 박삼순 할머니는 지금 그렇게 홀로 집을 지키고 계신다. 할머니와 소현씨가 나누는 대화 한마디 한마디, 늘 반질반질하게 닦고 쓸어 윤이나는 할머니의 집, 소현씨와 박삼순 할머니의 추억들, 보는 내내 마음이 따듯해지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 할머니의 먼 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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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있는 다큐멘터리를 찾으시는분.
가족이야기가 있는 영화를 찾으시는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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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ap사랑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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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성가셔’ 자살을 시도한 아흔 셋의 할머니에게 손녀는 이유를 따져 묻는다. <할머니의 먼 집>은 할머니를 사랑한 손녀, 이소현 감독이 할머니의 일상을 밀착 관찰한 다큐멘터리다. “참말로 올해에는 죽어야지.” 근거리에서 담은 할머니의 일상을 통해 영화는 늙어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질문한다. 아들의 사고 이후 점점 건강이 악화되는 할머니뿐만 아니라, 이를 외면하고 싶은 손녀, 살만큼 사셨다고 체념하는 엄마까지 할머니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시각이 담기기도 한다. 어떤 가족에게도 언젠가는 찾아올 고민이기에 더욱 공감 간다. 밥 안 먹는다 걱정하고, 어떤 일에도 손녀 탓은 할 줄 모르는 우리 모두의 정다운 할머니가 영화에 생생히 담겨있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 할머니의 병세가 깊어질 수록, 그녀의 얼굴을 담는 카메라가 때로 잔인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반가운 사실은 살아계신 박삼순 할머니가 완성된 손녀의 영화를 관람하셨다는 것이다.
2016년 9월 22일 목요일 | 글_류지연 기자 (jiyeon88@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