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숨
HIDE-AND-NEVER SEEK , 2016

과연 ‘혼숨’이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일까?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이라면 이미 이 단어가 그렇게 낯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 바로... “혼자 하는 숨바꼭질”의 줄임말이 되겠다. 주인공은 아프리카TV에서 공포전문 방송 야광월드를 선보이는 ‘BJ야광‘으로, 배우 ’류덕환‘이 열연하며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선보이게 된다. 공포전문 방송을 만든다지만 사실 야광은 으스스한 괴담 따위 믿지 않는 담력의 소유자이다. 그런 야광은 사건 현장을 직접 찾아가 카메라에 답는 걸 즐기는데, 끔찍한 시신이 발견됐던 야산을 조명 몇 개 들고 오르면서도 거침이 없다.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인터넷 생방송 시청자들과 아무렇지 않다는 듯 반말로 대화를 나누며 방송을 이끌어가는데, 이는 지켜보는 시청자들, 나아가 관객들이 현장에 있는 야광보다 더 긴장감을 가질 정도이다.

<혼숨>은 요즘 대세인 1인 미디어 ‘아프리카TV’를 스크린 속에 생생하게 담아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특히 “이 영상은 2015년 11월에 방송된 아프리카TV <야광월드>의 34회부터 37회차 실제 방송입니다”라는 시작 문구를 통해 관객들에게는 더욱 몰입감을 더한다. 레전드 방송을 찍겠다는 일념으로 절대 끝낼 수 없는 죽음의 생방송을 시작하는 ‘야광’과 목숨이 위험한 상황까지 내몰리지만 방송 랭킹을 위해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해가는 방송 제작자 ‘박 PD’의 모습은 더욱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전할 것으로 믿는다.

시점서술의 경계가 분명한 문학과는 달리, 관객이 1인칭 시점으로 영상을 경험하도록 하려면 기술적 설계와 카메라워킹이 뛰어나야 한다고 영화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런데 이 영화 <혼숨>에서는 1인 방송 공포물답게 배우들 연기를 여러 앵글에서 찍은 뒤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몸에 고정한 채 다시 한 번 찍어 교차 편집하는 방식을 통해서 영상에 현실감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충무로에서 사랑받는 배우 류덕환과 조복래의 완벽한 캐릭터 빙의로 공포감을 더욱 가미하고 있다는 점도 이 작품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는 요소라 판단된다. 그리고 하나 더, <혼숨>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은 관객들에게 흥미를 보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인 셈일 것이다.

크게 군더더기 없는 내용을 기반으로 스릴러 느낌이 강한 공포영화라고 표현하면 적절할 것 같은 <혼숨>!
관객들의 성향에 따라 비교적 평가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필자에게는 필요충분하게 만족스러웠던 작품임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상으로 앞서 언급한 점을 토대로, 죽음의 방송을 통해 시작되는 숨막히는 공포와 긴장감을 느껴보고 싶다면...혹은 공포영화 마니아라면 놓치지 말고 챙겨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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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에 관심이 많거나 페이크 다큐멘터리에 빠져보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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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정도교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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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숨>은 1인 미디어의 비중이 커가는 현실을 영리하게 공포 장르와 결합한다. 레전드 방송을 위한 욕심과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열성이 만나는 지점을 포착하여, 점점 더 수위를 높여가는 BJ와 PD의 모습을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공포를 중계한다. 이점이 여타 ‘강령술’을 소재로한 영화와 <혼숨>의 차이다. 영화는 한마디로 류덕환의 원맨쇼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자가 되고 싶은 씨름 소년’(<천하장사 마돈나>, 2006)부터 최근의 ‘죽기 전 여자와 함께 자보는 게 소원이었던 불치병 소년’(<위대한 소년>, 2016)까지 항상 기대 이상의 연기를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BJ로 변신했다. 약간은 껄렁껄렁하고, 허세스러우며, 그래도 친근한 옆집 형같은 야광의 모습은 연기가 아니라 실제의 그를 보는 듯하다.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결말이다. 여지를 남기는 흔한 마무리는 그동안 아프리카 방송과 속도감있는 숨박꼭질 장면 등으로 쌓아온 흥미를 사그라뜨린다. 그간 CF와 방송 등에서 경력 쌓아온 이두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016년 10월 19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