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이로소이다
I am the King , 2012

조선시대 태종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세종대왕은 위로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이 있었지만 왕위를 물려받아 수많은 업적을 낳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왕 이다. 한글을 창제하여 무지한 백성들을 깨우치게 하였고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장영실로 하여금 해시계, 물시계, 측우기를 만들게도 하였다.
인쇄술의 발전, 여진 정벌 등 수 많은 업적들 가운데 최고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단연코 우리의 언어 한글을 창제하신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위대한 왕 세종대왕이 즉위하기 3개월 전 역사속에도 기록되어있지 않았던 일들을 장규성 감독은 발칙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코믹한 작품으로 완성 하였다.

소개할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바로 그것인데 그의 전작 <선생 김봉두>나 <이장과 군수>등 에서 보여주었던 독특한 캐릭터의 충돌이나 코미디적 요소들이 감각적으로 연출되어 역사속 인물들이 우리가 생각했던 모습들과 전혀 다른 형태로 변화되어 나타난다.
민초의 고충을 생각하던 근엄한 세종대왕의 이미지는 왕좌에 오르기 싫어 궁궐의 담장을 넘는 코믹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왕위의 정통성을 이어 왕권을 강화했던 태종은 배우 박영규가 역할로 분하여 시도때도 없이 이단옆차기를 날려대는 폭군으로 탄생 시킨것이다. 충녕대군의 호위무사로 등장하는 임원희와 김수로의 코믹연기는 이미 많은 영화를 통해 검증받은바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쉴새없이 그들은 관객의 웃음을 책임지며 3년만에 영화계에 컴백한 충녕역할의 주지훈을 든든히 뒷 받침 해준다.

영화의 배경은 15세기 초, 태종은 술과 색을 즐기다 눈 밖에 난 첫 째 양녕대군을 대신하여 소심한 성격에 하루종일 책 속에만 파묻혀 사는 셋 째 충녕대군을 세자로 책봉하려고 할 때이다.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충녕은 즉위식을 축하하러 오는 명나라의 사신들이 도착하기 전에 궁궐을 탈출할 것을 계획하고 있는데, 궁궐 밖에선 노비 덕칠이 짝사랑하던 수연아씨가 역적의 집안으로 몰려 명나라에 끌려갈 위기에 처하자 무작정 궁궐의 담을 넘어 들어가 수연아씨를 구하려 하고있었다.
술에 만취해 이성을 잃은 덕칠이 궁궐밖에서 쓰러져 있을때 마침 궁을 탈출하려는 충녕이 발견하고 옷을 바꿔입으면서 이들의 운명은 뒤바뀌기 시작한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 왕자와 거지에서 서로 모습이 닮은 톰 캔디와 에드워드 튜더가 웃을 바꿔 입으면서 신분과 역할 모든 것이 변해버린 것처럼 충녕과 덕칠도 각자 다른 삶을 체험하며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경험하게 한다.
자유를 얻은 대신 노비의 삶을 살아야하는 충녕은 처음으로 백성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몸소 체험하며 왕도의 길을 깨닫게 되고, 노비 덕칠은 호사스러운 생활을 경험할수 있었지만 궁궐의 예의와 법도를 깨우치는 것이 힘들기만 하였다. 뒤바뀐 운명을 살아가는 이들은 서로의 고충과 아픔을 경험하면서 조금씩 신분의 거리를 좁혀나가게 된다.

영화의 전체적인 골격은 충녕대군과 노비 덕칠이 생김새가 닮아 서로의 신분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엮어 완성시킨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인 사실을 기초로 한 영화나 드라마 대부분 그렇듯이 이 영화에서도 실제 인물들과 사건들을 근거로 하는데 코믹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말도 안되는 상황들을 연출하며 조금은 당황스럽게 만든다.
무협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태종의 날라차기 라든가 쌍둥이도 아닌데 똑같이 닮은 충녕과 덕칠의 신분 바꿔치기가 바로 그것인데, 이러한 부분들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한 코믹한 캐릭터의 완성 이라는 점에서 역사 속 인물들의 성격과 인품이 조금은 과정 되게 표현되었더라도 이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일 것 같다.

사실 영화의 주인공 이라고 할 수 있는 충녕 역할의 주지훈은 1인2역 이라는 활약을 하면서도 그다지 큰 웃음을 주지는 못했는데 이를 뒷받침 해주는 조연들의 열연이 코믹영화라는 장르를 완성 시켰다. 태종역의 박영규는 시도때도 없이 발차기를 해대며 왕 이라는 권위를 훌훌 털고 웃음을 주며, 황희정승 역할의 백윤식은 연륜이 묻어나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그만이 해낼 수 있는 캐릭터를 완성 시켰다.
진지하게 웃기는 호위무사 김수로와 시종일관 충녕을 보호하며 좌충우돌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임원희는 영화의 웃음을 책임진 일등공신 이라고 할 수 있다. 웃음과 스토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영화로 역사속의 인물들을 재치있게 비틀어대며 연출력을 뽐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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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게 감상할수있는 사극영화.
드라마와 코미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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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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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장규성 감독 전작들의 집대성 같다.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를 조선으로 끌어 온 아이디어는 한국영화 28편을 패러디 했던 감독의 첫 작품 <재밌는 영화>(2002년)와 같은 맥락이다. 책밖에 모르던 공부벌레 충녕대군(주지훈)이 민초들의 삶을 직접 목격한 후 성군이 된다는 점에서는 불량선생 김봉두(<선생 김봉두>, 2003년)의 개과천선(改過遷善)이 겹친다. 세자 충년과 노비 덕칠(주지훈)이 처한 상황에서는 <여선생 VS 여제자>(2004년)가, 그들의 상황이 역전되는 순간에는 어김없이 <이장과 군수>(2007년)가 떠오른다. 그러니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거꾸로 보나 뒤집어 보나 바로 보나 장규성의 영화다. 문제는 기시감이 아니다. 걸리는 건, 전작들이 품고 있었던 여러 가능성 중 그 어느 것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선 듯한 텁텁한 입맛이다. 전작이 그랬듯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착한 영화’에 분류된다. 폭력이 없고, 성(性)을 비하하지 않으며, 종국엔 인물들의 화합으로 귀결된다. ‘선 웃음, 후 감동’이라는 밑그림 속에 정치적 풍자를 끼워 넣은 전략도 비슷하다. 큰 차이라면, 드라마의 굴곡을 위해 삽입한 장치들이 전에 비해 너무 인공적이라는 점이다. 웃다가 급작스럽게 진지 모드로 바뀌는 전개는 이젠 너무 식상하다. 과장된 몸 개그와 말초신경 자극하는 유머는 그다지 새롭지도 웃기지도 않다. 무엇보다 세자와 덕칠의 이야기를 조금 더 극적으로 맞물릴 수 있었을 텐데, 두 캐릭터는 2시간 내내 평행선만 긋는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다, 나쁘다’를 논하기가 애매하다. 특색이 없다고 하는 게 정확할지 모른다. 일단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주지훈은 자신이 가진 많은 것을 꺼내 보이며 최선을 다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 변신이 잘 맞는 옷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백윤식, 임원희 등 연기파 배우들의 재능도 많이 봐 왔던 클리셰 안에 멈춰 있다. 최근 <신사의 품격>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김수로에게는 특히나 얻을 게 없는 맹맹한 순간이다. 배우의 잘못이라기보다 촘촘하지 못한 시나리오의 공백이 더 커 보인다. 세자빈 심씨로 분한 이미도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확인한 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2012년 8월 10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 (siwoorain@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