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
Curtain Call , 2016

삼류 에로 극단의
햄릿 도전기
문화생활을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뮤지컬, 연극, 영화, 미술 등의 장르는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저렴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영화는 다양한 이유로 우리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뮤지컬이나 연극은 비싼 가격때문이라도 큰마음을 먹고 갈 수 있는데 반해 영화는 접근성이 쉬운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 영화를 통해 연극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 있다. 오늘 리뷰 할 영화는 <커튼콜>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얼굴들이지만 연기력 하나만으로도 다른 사람들과 견줄 수 없는 연기파 배우들이 모여 만든 영화 <커튼콜>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장현성, 박철민 등의 충무로 대표 배우들부터 시작해서 유지수, 이이경, 채서진 등 앞으로 충무로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는 영화이다. '라이브 코미디 무비'를 지향하는 이 영화는 기존의 영화 관객들에게도 연극팬들에게도 익숙하지만 조금은 낯선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관에서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지만 마치 무대에서 연극 공연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극과도 같은 생생한 현장감과 스크린에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연극과 영화의 장점을 모아놓은 선물세트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선 배우 장현성은 영화 속에서 경제 불황으로 인해 문을 닫아야만 하는 삼류 에로 극단의 연출가 역을 맡았다. 연출가인 '민기'는 한때는 촉망받는 배우로서 연기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현실에서는 에로 연극을 무대에 올리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나가는 연출가이다. 그런 그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극단의 마지막 공연은 연극 '햄릿'으로 올리기로 결정하고 자신의 인생에 전환점을 맞게 된다. 실제로 '민기'처럼 오랜 시간 연극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던 장현성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대학은 졸업했지만 수입은 적고, 하지만 예술가로서의 열망은 가득 차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한바 있다. 이제껏 연기해온 스펙트럼을 살펴보면 가벼운 역보다는 진중하고 무거운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그이기 때문에 이번에 장현성이 맡은 '민기'역은 아마도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장현성과 호흡을 맞출 다른 배우는 자타가 공인한 충무로 연기파 배우 박철민이다. 다양한 드라마, 영화를 통해 톡톡 튀는 애드리브와 신선한 연기로 항상 사랑받아온 박철민은 삼류 에로 극단을 이끄는 프로듀서 '철구'역을 맡았다. 장현성이 연기하는 '민기'와는 절친한 동료이기도 한 '철구'는 무대 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돌발상황에도 기상천외한 기지를 발휘하는 인물이다. 특히 전에 그가 출연한 영화에서 했던 대사인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라는 대사를 통해 영화를 통해서도 실제 연기와 애드리브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다양한 매력을 배우들이 등장하는 영화이니만큼 이들의 캐스팅 과정 또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연출을 맡은 류훈 감독은 인물들을 캐스팅 할 때 '얼마나 유명한지'가 아니라 '얼마나 배우느낌이 나는지'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배우로서 주는 존재감이 큰 사람을 찾기 위해 시작된 류훈 감독의 캐스팅에 가장 먼저 발탁된 인물은 배우 장현성이었다. 장현성은 자신이 민기 역을 맡은 데에 있어 자신의 경험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박철민, 이이경 등의 류훈 감독이 공들인 캐스팅을 통해서 영화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마치 우리의 인생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영화 커튼콜은 제목에도 많은 뜻이 담겨져 있다. 우선 '연극이나 음악회에서 공연이 끝나고 막이 내리고 난 뒤 관객들이 찬사의 표현으로 환성과 박수를 계속 보내어 출연진들을 다시 무대 앞으로 나오게 하는 일'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류훈 감독은 여기에 배우들이 가지는 의미를 더했다. 배우들은 마치 커튼콜의 순간을 위해 달려가는 사람인 것 같다는 말을 한 류훈 감독은 이것을 인생과도 결부시킨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았을 때 마지막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담고 있는 의미의 '커튼콜'은 어쩌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배우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위해 수도 없이 많은 노력을 하고, 그 과정에서 좌절감이나 고통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관객들이 보내주는 커튼콜의 순간 작품을 위해 희생했던 것들에 대한 고통은 사라지고 최고의 환희의 순간을 맞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커튼콜'은 인생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제작진들의 이런 생각은 출연한 배우들을 감동시켰고, 실제로 배우 장현성은 영화 <커튼콜>의 제작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메이저 영화들이 대부분의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실제로 몇몇 영화에 취향을 맞춰야하는 '획일화'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영화 <커튼콜> 같은 다양화 영화들을 꾸준히 만들어주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대단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고 영화계에 다양화 영화들이 부족하고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힘을 불어넣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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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극 모두를 원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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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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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은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한 라이브 코미디 영화다. 극중 캐릭터들은 무대 안팎으로 연극을 연상케 하는 리듬감 있는 대사와 액션 합을 펼치며 ‘연극’과 ‘영화’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한정된 공간에서 대부분의 사건이 발생한다는 것 또한 ‘연극’과 다를 바 없다. 그 속에서 점철되는 돌발상황을 엉뚱한 재치로 대처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적절한 스릴감과 함께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실제 본인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한 박철민의 순도 100% 입담은 영화의 맛을 한층 더 살리는 요소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제각기 슬픈 사연으로 중무장한 캐릭터들의 존재감은 특별한 반전 없이도 극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새로이 탄생한 무대 위 ‘햄릿’은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루저들의 성장기와 같은 영화는 결국 다 함께 손에 손잡고 ‘커튼콜’을 맞이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감독은 고난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데 성공한다. <커튼콜>은 ‘2016리옹국제영화제’에서 편집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6년 11월 30일 수요일 | 글_김수진 기자 (sooj610@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