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대신 뜨개질
The Knitting Club , 2015

일상이 변하는 유쾌한 반란
독립영화, 일명 다양성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에게 최근들어 떠오른 영화사가 있습니다. 바로 영화사 진진 입니다.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모두 들어봤을 법한 이름 진진. 하지만 영화사 진진을 알지 못하더라도 이 영화들은 모두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최근 큰 화제를 불러온 <나, 다니엘 블레이크>, <크리피 : 연쇄 가족 실종사건>, <걸어도 걸어도>, <나의 산티아고> 등이 바로 영화사 진진에서 수입, 배급을 한 영화인데요, 이 영화사 진진에서 최근 배급을 맡은 영화 중 하나가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 <야근 대신 뜨개질> 입니다. 파일조의 영화 분류에는 드라마로 표시했지만, 이 영화의 장르는 다큐멘터리 입니다. 공정여행사에 다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은 영화 <야근 대신 뜨개질>. 줄거리 부터 안내해드리도록 할께요.

어느 토요일, 휴일에도 출근한 그녀들은 이런 생활이 무언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매일 하는 야근은 물론 토요일까지 나와서 근무를 해야 하는 그녀들의 현실에 야근 대신 재미있는 걸 해보기로 한 그녀들. 그녀들의 첫 시도는 뜨개질이다.
헌 티셔츠를 잘라 만든 실로 뜨개질을 해서 삭막한 도시를 알록달록 물들이자! 모두가 잠든 새벽에 이루어진 도시 테러에 한껏 고무된 멤버들은 장기적인 퍼포먼스 계획을 세우지만, 그녀들의 프로젝트가 순조롭지만은 않다. 그 가운데 실질적으로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 못한 일들을 벌이는 나나,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줄거리에서도 나오지만 그녀들이 이 엉뚱한?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왜 야근이, 휴일 근무가 당연한 것일까? 라는 의문이었습니다. 사실 이 줄거리를 보고 나름 영화에 대해 예상했던 것은 오미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같은,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그런 전개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에서 다루는 내용은 보통의 직장인들의 이야기 이상의 것으로 나아갑니다.
계속되는 야근의 정당성, 휴일 근무 등 보통의 직장인들이 접하고 있는, 그런 노동권에 대한 교육도 받고, 나아가 세월호 등의 우리 사회에 있는 문제 폭 넓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장르가 다큐멘터리 이다보니 야근 대신 뜨개질을 하는 그녀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종 나오는 다양한 화제 중 하나이다 보니 다소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런 이슈들에 대해서도 크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오히려 진솔하고 담담하게 전달하는 그런 부분들은 지금 직장 생활에 찌들어 있는 30대의 보통 직장인들에게 어느 정도 공감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들고요.

한 가지 영화를 보면서 느낀 아이러니한 지점은 이들의 직장이 공정 여행사라는 부분에 있었습니다. 이들이 다니는 직장은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되는 공정 여행사 입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타이틀, 그리고 실제 여행지에 사는 이들에게 실질적 이익이 돌아가기 위해 만든, 그들의 권리를 위해 운영되는, 공공의 성격이 강한 여행사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적장 그곳에서 근무하는 이들에 대한 복지나 권리는 예외로 치부되고 있었으니 말이죠. 우리는 공정 여행을 하는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리 기업에서 하는 여행사와 같이 수익을 내야한다며 압박을 가하는 점이나 회사의 운영을 위해서는 인건비 감소가 필요하므로 희망 퇴직을 했으면 좋겠다 라는 식의 모습을 볼 때는 입맛이 씁쓸해 지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일 하는 을의 입장은 어느 곳 이던 마찬가지구나 라는 식의 생각 말이죠. 이런 이유로 직장 생활에 찌들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반대로 직장 생활에 크게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크게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 않나 싶기도 해요.

보고 나면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영화입니다. 회사에 대해, 나에 대해, 나의 미래에 대해, 꿈에 대해 등등 말이죠.
힐링을 생각하고 갔다가 오히려 이런 저런 짐덩어리를 안고 오는 것 같지만, 뭔가 스스로에 대해 잠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그런 독특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영화사 진진에서 과거 배급했던 <나의 산티아고>가 주었던 그런 계기와는 다른 결로 말이죠.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작품입니다. 한번쯤은 괜찮은, 그런 영화인 것 같네요.
 |
|
 |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분들 |
|
| 글: 희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과도한 업무와 잦은 야근에 지친 직장인들이 새로운 취미생활로 ‘자아를 실현’해 나간다? <야근 대신 뜨개질>이라는 제목 때문에 이런 내용을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실이 얽히고 설켜 완성되는 뜨개질은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니라, 서로가 힘을 모아 살아내는 연대를 상징하는 이미지다. 명목상으로는 뜨개질을 하기 위해 모인 ‘나나’와 ‘빽’, ‘주이’지만, 영화는 결국 그렇게 둘러앉은 이들이 쉴 틈 없이 손을 움직이며 자신들의 노동과 사회적 현안을 이야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결국 그들은 사회적 기업 안에서 노동 조합을 설립해보겠다고 애쓰고, 광화문의 세월호 광장도 찾는다. 팍팍한 자기 삶의 문제를 개별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이든 연대해보겠다는 시도가 정직하게 마음에 와 닿지만, 뜨개질이라는 소재 하나로 개인의 고민이 사회적 고민과 연동되는 과정이 부자연스러워 아쉽다. 트래블러스맵 소속 노동자였던 박소현 감독의 데뷔작이다.
2016년 11월 9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 (pgot@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