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
Moon young, 2015

이 영화를 보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문영을 연기한 김태리씨 때문이었다. 김태리씨가 이렇게 유명해지지 않았다면 이 영화를 볼 수 있었을까? 싶다. 또 다른 이유는 포스터이다. 잘 만든? 포스터라고 하기에는 누가 봐도 돈과 시간을 많이 들였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적은 돈과 시간으로 만든 포스터의 한계를 뛰어넘고 상당히 감각적으로 만들어졌다. 또 <문영>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는 그런 포스터이다.

문영은 아버지와 산다. 하지만 술주정뱅이인 아버지를 싫어한다. 학교를 갔다 오는 길에 항상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한다. 지하철을 타고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하염없이 찍는다. 그러던 중 골목에서 싸우는 소리를 듣게 된다. 무언가에 홀린 듯 그곳으로 가자 희수(정현)가 애인과 싸우고 있었다. 문영은 그 장면을 카메라로 찍기 시작한다. 그러다 소리가 촬영하는 것을 들키게 된다. 도망을 갔지만 결국 희수에게 잡히고 만다. 이 일을 계기로 희수와 인연이 돼서 친하게 지내게 된다.
<문영>을 보고나서 처음 든 생각은 ‘이게 뭐지?’였다. 솔직히 다시 봐도 똑같은 반응을 보일 것 같다. 내용은 뻔하고 크게 생각을 벗어나는 부분이 없다. 반전이 있다는 정도? 그 점을 빼고는 진부한 내용이다. 게다가 문영이 촬영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특히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이 장면이 나올 때는 어지럽게 왜 이런 걸 자꾸 보여주나 싶다. 이렇게 지루하고 진부한 내용을 다 보고나면 결국 기억에 남는 건 김태리 밖에 없다.

김태리가 <문영>을 찍은 게 <아가씨>찍기 바로 전 작품이라고 한다. 확실히 대사도 없는 것을 눈빛만으로 연기하는 데도 문영에게 빠져든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그런 반짝이는 눈만 생각난다. <문영>을 보기 전에는 왜 이렇게 까지 김태리 이야기만 하는 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본다면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말 보고 남은 건 김태리 뿐이다.

내가 문영이라면 어떨까 싶다. 어린나이에 엄마가 집을 나가고 집에는 술주정뱅이 아빠만 있다. 정말 안 좋은 환경은 다 갖추었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말도 못 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이렇게만 살아도 힘들 것 같은데 마지막에는 아빠까지 눈앞에서 죽어버리는 일을 겪으니 웬만한 사람의 정신으로는 버티기 힘들 것 같다. 아무리 술만 먹고 소리만 지르는 아빠여도 하나밖에 없는 부모였으니까 정신적인 충격은 상상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때 우연히 만난 희수라도 없었더라면 영화는 비극적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영화를 보면서 ‘희수라도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문영>은 김태리 밖에 없다. 어디서 이런 배우를 찾아 왔는지 모르겠지만 이 배우를 찾아온 김소연 감독님이 대단하다. 문영에서 김태리가 빠지고 다른 배우가 들어왔다면 이렇게 까지 영화를 사람들이 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그냥 다른 저예산 영화처럼 이도저도 아닌 그런 영화로 남았을 것이다.
<문영>은 딱히 내용을 추천 할 그런 영화가 아니다. 촬영한 것도 마치 아마추어가 촬영한 그런 느낌이다. 구성도 별로이다. 그렇지만 김태리의 <아가씨>전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어떤 연기를 하는 배우인지 알 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보고나면 당신도 김태리의 팬이 돼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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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투to2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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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은 <아가씨>(2016)로 떠오른 신인 배우 김태리가 <아가씨> 이전에 촬영한 작품으로 김태리의 강렬한 매력에 잔상이 큰 작품이다. 스스로 말하는 걸 포기함으로써 세상을 향해 무언으로 반항하는 18세 소녀 ‘문영’과 28세가 되어서도 여전히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여인 ‘희수’(정현)의 우연한 만남과 이해를 그린다. 한편의 단편 소설처럼 간결하지만 임팩트 강한, 긴 여운을 남기는 <문영>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와 온기에 대해 말한다. 몸짓과 표정 연기로 간략한 서사와 짧은 대사의 여백을 메우며 장면 하나하나를 충분히 음미할 수 있게 한다. <너는 거지란다>(2011)로 제 28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김소연 감독의 신작이다. 독립영화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현과 김태리, 두 여배우의 연기합이 좋다.
2017년 1월 3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