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5월 16일. 대한민국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경기가 벌어졌다. 그 결과는 최동원과 선동렬의 15회 완투 무승부...무려 4시간 56분이나 경기하였지만 2:2 무승부로 끝나 승부를 가르지 못한 엄청난 경기였다. 야구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경기일 것이다. 나 또한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고 이 대단한 경기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알고 보았는데도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밀려오는 감동을 억누를 수는 없었다.

한국 최고의 투수라 불리고 무쇠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고 최동원 선수와 고무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서 그 뒤를 바짝 쫓았던 선동렬 선수. 두 선수는 경상도와 전라도, 연세대와 고려대, 마지막으로 롯데 자이언츠와 해태 타이거즈. 이렇게 모든 면에서 라이
벌이라 부를만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 둘의 마지막 라이벌 전이 영화 퍼펙트게임의 배경이 된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전라도와 경상도의 지역감정이 눈에 띄었었고 그 와중에 해태와 롯데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기에 해태vs롯데 경기만 해도 엄청난 관심을 받았었다. 그런데 모든 팀 중에서도 관심을 끌었던 선동렬과 최동원 선수의 경기였기에 전국적으로도 엄청난 관심대상이 되었다. 이렇게 주목 받는 상황에서 두 선수는 서로의 자존심을 걸고서라도 지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이를 위해 몸이 망가지는 것도 불사하고서 경기에 임했기에 보고나서는 감동할 수 밖에 없을만한 경기를 만들어 내었다.
이 경기 외에도 퍼펙트게임에서는 몇 가지 볼거리가 있다. 최정원의 배역이 다소 필요해보이지는 않지만 남자들만 등장하는 야구 영화에서 충분한 홍일점으로의 역할을 잘 해준다. 또한 조진웅과 마동석의 조연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범죄와의 전쟁 이외에도 많은 영화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를 보여준 조진웅의 연기는 다소 진지하게만 진행될 수 있는 야구 영화에 재미있는 포인트를 중간 중간 보여준다. 다음으로 마동석이 맡은 배역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선수였지만 퍼펙트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감동을 배로 받을 수 있게 도와준 역할이었다.
하지만 조진웅씨가 연기한 김용철 선수 역할은 관객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만한 소지가 있었다. 실제로는 김용철 선수가 최동원 선수의 긴장도 풀어주려 노력했고 경기가 끝나고 난 후에는 같이 술자리도 하면서 도독한 정을 쌓았던 관계였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최동원 선수에 대해서 불만이 가득하고 다혈질인 선수로 나오는데 나 또한 김용철 선수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에 잘못된 선입견을 가질 수 있었으니 여러분은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스포츠 영화중에서도 묘사하기 어렵다는 야구 경기를 생동감 있게 묘사해 낸 퍼펙트게임. 그 당시의 경기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그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열정적이었고 달아올라있었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나 또한 흥분됨을 느낄 수 있었다. 고 최동원 선수와 선동렬 선수 배역을 맡았던 조승우와 양동근의 연기력도 좋았고 다른 조연들의 각 배역 캐스팅도 잘 된 것 같다.
또한 마지막에 해태 팬들이 최동원 선수를, 롯데 팬들이 선동렬 선수를 멋있다고 응원하는 모습은 그 당시에 만연했던 지역감정마저 뛰어넘어 두 선수의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고 감동받아 그랬던 것 같다. 나는 그 누구의 편도 아니었지만 두 선수의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과 의지를 느낄 수 있었기에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고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고 최동원 선수와 선동렬 선수의 뜨거운 열정과 감동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영화, 퍼펙트게임. WBC와 KBO개막 전에 미리 야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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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좋아하는 사람, 생동감있는 열정과 감동을 느끼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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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우니이이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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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라이벌전만큼 흥미로운 건 없다. 민족감정이나, 지역감정이 섞이면 더욱 그렇다.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의 대결에(민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경기에(지역) 팬들이 열광하는 건, 단순한 대결을 넘어선 부수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출범 30주년을 맞은 한국 야구 역사에도 이러한 라이벌전이 있었다. 최동원와 선동렬이 맞붙은 1987년 부산 사직야구 경기. 이들의 대결은 대학 라이벌 ‘연세대 VS 고려대’. 제과업계 라이벌 ‘롯데 VS 해태’. 지역 라이벌 ‘영남 VS 호남’이 엉키면서 더욱 가열됐다. <퍼펙트 게임>은 그 뜨거웠던 날의 경기장으로 관객들을 불러 세운다. 이것은 이미 알려진 이야기. 그러니까 실화다.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조승우)은 투철한 집념으로 최고의 투수 자리에 오른다.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양동근)은 타고난 천재성을 무기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왕좌는 하나. 왕이 둘 일수는 없는 상황. 이들은 1986년 두 번의 대결에서 1승 1패를 기록한다. 진정한 승자가 다음해 5월 16일 열린 경기에서 가려졌을까. 결과는 2:2 무승부! 연장 15회, 4시간 56분에 이르는 접점에도 결과는 평행선을 그린다.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대결, 모두가 기억하는 세기의 대결이다. 라이벌전. 보는 사람은 재밌다. 정작 피곤한 건, 그 라이벌전에 휩쓸리는 당사자들이다. 최동원과 선동열처럼 한때 우정을 나눴던 관계라면, 피곤함은 더 하다. 자신들을 라이벌이라 몰아세우는 세계에서 그들은 상대가 아닌 자기 자신과 싸운다. 루저가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다는 기존 스포츠 영화와 <퍼펙트 게임>이 다른 지점이다. 흑과 백으로 나뉜 대결 구도가 아니라는 점도 일견 반갑다. <퍼펙트 게임>의 소재는 말하나마나 야구다. 하지만 구성은 축구에 가깝다. 전?후반전이 있는 야구처럼, 이야기는 전반과 후반으로 극명하게 갈린다. 전반부는 최동원과 선동열이 라이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의 나열이다. 후반부는 5월 16일, 그 날의 경기다. <퍼펙트 게임>이 한국 스포츠 영화에 어떠한 이정표가 된다면, 바로 이 부분. 경기 장면이 하이라이트가 아닌, 후반 전체를 우직하게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경기 장면이 상당히 매끈하게 잘 빠졌다. 시속 150Km에 가까운 투구를 담아내기 위해 최초로 사용했다는 트러스 카메라, 초고속 팬텀 카메라 등이 제 기능을 해낸다. 다양하게 시도된 카메라 숏들도 스포츠 경기의 긴박감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배경 음악이 과하다 싶긴 하지만, 공기를 가르는 공의 소리만큼은 통쾌하다. 너무 쉽게 허용하는 안타라면, ‘감동’을 위해 적잖게 남발한 인위적인 전술이다. 대표적인 게, 해태 포수 박만수(마동석) 카드다. <슈퍼스타 감사용>의 감사용을 뚝 떼어내 이식한 듯한 박만수는 온전히 감동을 위해 존재한다. 다행이라면, 보는 이에 따라서는 이 카드가 구원투수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일 게다. 전형적인 맛은 크지만, 만년 2군 투수의 열정이 폭발하는 순간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분명히 있다. 여성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확실히 구질이 좋지 못하다. 영화에서 여기자 서형(최정원)의 캐릭터는 많은 부분 빈곤하다. 최근 개봉했던 <특수본>의 여형사 캐릭터도 그렇고, 남성 영화 안에서 여성 캐릭터를 잘 그리는 감독을 만나기란 갈수록 하늘의 별따기란 생각이 든다. 연출의 몇몇 아쉬움은, 조승우?양동근 두 주연 배우의 호연이 만회한다. 여러모로 보나, <퍼펙트 게임>은 감독의 영화라기보다 배우들의 영화다. <말아톤>을 통해 이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에 출연한 바 있는 조승우는, 또 한 번 실존 인물을 능숙하게 내면화한다. 그 어떤 리그(영화)에 진출해도, 기대 이상의 방어율을 책임질 배우임에 틀림없다. ‘질투와 선망’ 사이의 감정을 깊게 눌러 담은 양동근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조승우?양동근 두 배우에게도 이 영화는 꽤나 괜찮았던 게임으로 남지 않을까. 흥행이 어떻든.
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 (siwoorain@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