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Ordinary Person , 2017

역사상 최초로 현역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고 헌재의 파면 선고가 이루어지면서 길고긴 탄핵 정국도 끝난듯 보인다.
이제 국민들의 관심은 5월9일 치루어질 대선으로 향하고 있고 대선에 도전하는 후보들은 자신만의 장점을 부각시킨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유세전을 벌이고 있다.
1987년, 지금으로 부터 30년전 13대 대선은 전두환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던 노태우 후보와 김영삼, 김대중 후보의 경쟁이 치열했다. 당시 노태우 후보가 보통사람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유세를 시작하자 김영삼, 김대중 후보는 4성장군에 보안사령관을 지내고 선거자금을 많이 쓰는 특별한 사람이라며 비난을 가하기도 했었다.
소개할 영화 <보통사람>은 4.13 호헌 조치와 6월 민주항쟁까지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보통사람을 제목으로 내세워 당시 암울했던 사회의 모습을 보통사람으로 살고 싶었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과 자유일보 기자 재진(김상호)의 삶에 파고들어 서민 가정의 소소한 가정사부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굵직한 사건까지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현실과도 닮아있는 30년전 시대상을 관객들과 공유하려 한다.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거대한 권력의 음모에 휩쓸려 가정의 평화를 송두리째 저당 잡혀야만 했던 선량한 시민이 존재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길거리로 나섰던 시민들은 전경과 대치를 이루는 상황들이 목격된다. 영화의 주축을 이루는 이야기는 비상식적인 이야기들로 가득찼던 1980년대, 정확히 말하면 1987년 봄 4.13 호헌 조치로 인해 국민들이 불 같이 일어서자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방법으로 연쇄 살인사건을 조작하여 국민적인 이슈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대한 것이다.
음모를 주도하는 최연소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 진실을 밝히려다 고문으로 사망한 기자 재진(김상호), 연쇄살인범으로 몰리는 태성(조달환), 이들 모두가 실제 인물이나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만큼 사실적인 부분들과 연관시켜 다양한 이야기들을 유추해보게 하는데, 영화에서나 등장할법한 이 같은 사건들은 2017년을 살아가는 현실속에서도 여전히 행해지고 있고 진실을 감추기 위한 몸부림조차도 하나도 변함없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시위하는 모습이 등장하며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가 흘러 나온다. 외로움과 고난을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꿈꾸자는 이 노래는 군부 독재시절 금지곡으로 묶여 있었다. 가사중 "행복의 나라로 갈거야" 라는 구절 때문인데 행복의 나라 라는 곳이 북한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냐는 황당한 이유 때문 이었다고 한다. 또는 "지금은 행복하지 않아?" 라는 이유로...
박봉에 찌들리고 청각장애인 아내에 다리가 불편한 아들까지, 성진은 쳥량리 경찰서에 근무하는 형사로 사는게 힘들 법도 하지만 바나나 하나에도 행복해하고 좋은 친구와 대포집에서 술 한잔 기울이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발바리 사건을 수사하다 우연히 검거한 김태성은 취조중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자백하고 이때부터 안기부 실장 규남과의 인연이 시작된다. 한 사람을 살해한 김태성을 답보상태에 놓여있던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아 4.13 호헌조치로 개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자는 것인데 성진은 말도 안되는 증거자료를 꿰어 맞춰 규남에게 인정받고 그로인해 그동안 누려보지 못했던 풍족한 생활을 하게 된다.
온갖 폭력과 회유로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을 태성으로 조작한 성진은 규남의 윗선으로 부터 충분한 댓가를 지급받고 다리가 불편한 아들을 치료해 줄거라는 약속까지 받게 된다.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하며 성진이 받은 댓가는 주택과 자가용, 그리고 아들의 다리를 치료해주기로 한 것이었다. 그로인해 성진은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된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가 권력의 단맛에 길들여져 범죄를 조작하고 급기야는 오랜 친구까지도 권력의 먹이감이 되도록 방치했던 것이다.
이처럼 성진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이유는 가장으로써 가족을 풍족하게 부양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한쪽 다리가 불편한 아들의 다리를 치료해 주는것이 우선 이었다. 권력이 확실하게 성진의 족쇄를 채울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성진의 아버지가 한국전쟁직후 입산 했다는것 즉, 빨치산 활동을 했다는 것인데 이는 앞으로 성진이 경찰생활을 하는데도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한 사실 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아들을 사랑하는 부정(父情), 그리고 욕망, 이 모든요인이 복합적으로 결합 되면서 세상에 진실을 고 하고 싶었던 유능한 기자는 고정간첩으로 내 몰리고, 자신의 범죄와 상관없이 연쇄살인범이 되어버린 태성은 살인을 저지른 자들을 대신하여 죄 값을 치러야만 한다.
경찰서 마당에서 뛰놀던 백구의 운명처럼 성진도 제 할일을 다 하면 그들에 의해 제거될 것이 뻔한 사실이건만 가장 이라는 무겁고도 힘겨운 짐으로 인해 부정한 행위 마저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자위하게끔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우리가 성진에게 바라는것은 경찰의 대단한 능력을 보여달라는 것이 아니었다. 추기자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임무에만 충실하면 그만이었다. 기자는 국민에게 진실을 전해주면 되는 것이고, 경찰은 누구를 막론하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죄값을 물으면 되는것이 아닌가.
싱식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불이익이 가해지는 불합리한 사회는 포식자들이 지배하는 구조를 더욱 단단하게 강화시켜 주었고, 단순하게 되풀이 되는 부정한 행위들까지 묵인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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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영화
보통사람들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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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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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은 ‘남산 아래 안기부’로 상징되던 엄혹한 역사에 허구를 덧댄 팩션이다. 대중의 이목을 정치 외부로 분산시키기 위해 강력한 범죄 사건을 조작하려는 자들이 사회의 주류이던 1980년대, 영화는 그들이 직조한 폭력적인 시스템 속에서 서민 가장인 ‘성진’이 어떻게 이용되고, 또 어떻게 버려지는지를 그린다. 그 과정을 온몸으로 겪어내는 연기를 펼치는 손현주는 모든 선택의 기준이 가족에게 달려있는 평범한 아버지를 구슬프게 소화해낸다.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올곧은 기자 ‘재진’역의 김상호는 영화의 또다른 축으로 우뚝 선다. <효자동 이발사>를 비롯, 아버지 혹은 남성 주인공을 내세워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묘사한 드라마 몇 작품을 연상시키는 감이 있지만, 영화는 사실과 허구 그리고 신파를 조금씩 섞어 87년 6월항쟁을 이끌어낸 보통사람들의 애끓는 역사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그것만큼은 확실한 차별점이다. <히어로>(2013)를 연출한 김봉한 감독의 신작이다.
2017년 3월 14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 (pgot@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