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안느와 마가렛
2017

이역만리 낯선 땅을 찾아
43년간 사랑을 전한
세상의 어떤 사람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데서 보람을 느낀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잘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런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여기 그들이 있다. 오늘 소개 할 영화는 작은 섬에서 사랑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도와준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이다.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전남의 작은 섬인 소록도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소록도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이 영화는 주변의 편견에 의해 상처받은 한센병 환자들이 살아가는 소록도를 배경으로 이들을 위해서 사랑으로 자신의 삶을 바친 마르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를 담았다. 비단 한센병 환자들의 신체적인 상처만이 아니라 그들의 다친 마음까지 어루만지며 위로했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영화의 주인공인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1960년데 한센인 구호단체였던 한 재단을 통해서 파견 간호사로 소록도로 오게 된다. 고향인 오스트리아를 떠나 아무런 연고도 없던 대한민국의 소록도에서 젊은 생을 바치며 구호 활동에 참여했던 이들은 재단의 공식적인 파견 기간이 지난 뒤에도 소록도에 남아 자원봉사자로서의 삶을 이어가게 된다. 그리고 근 50년에 걸쳐 한센병 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사랑으로 보살폈고, 지난 2005년에는 건강 악화로 인해 소록도를 떠나게 된다. 20대의 파릇파릇한 시기를 작은 섬 소록도에 바친 그들은 70이 넘어서 노인이되서 고국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숭고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이들이 떠난 이후에나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외부와는 거의 단절된채 살아가는 소록도의 특성과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칭송받을 일이 아니라며 세상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드러내길 원하지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가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된 것이다. 이미 이들이 소록도를 떠나 고향으로 간 지도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화면 속의 그들의 모습은 80대이고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들의 아름다운 마음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게다가 이들이 소록도를 떠나는 과정 또한 이들이 얼마나 소록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남은 모든 생을 바쳐 소록도의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는 것을 바랬던 이들이지만 건강이 악화되면서 이전처럼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지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오히려 소록도에 사는 사람들에게 부담과 짐이 되는 것을 염려하고, 2005년 편지만을 남긴 채 소록도를 떠나게 된다. 물론 짧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들의 지난 50여년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삶의 한 자락을 들춰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이 가치 있어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느끼게 될 것이다.

이들은 비단 소록도에 사는 사람들을 마음으로만 위로한 것이 아니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파견 간호사로 소록도를 찾은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한센병을 가진 사람들을 보다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 인도로 가 한센병 관리교육연수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의료적인 부분 외적으로도 한센인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고국인 오스트리아의 가톨릭 단체, 부인회와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소록도 사람들을 위한 모금 운동을 했으며 이로 인해 모인 후원금들은 소록도에 영아원과 정신과 병동, 목욕탕 등을 짓는데 사용되었다.

이들이 지난 시간 소록도에서 생활한 방에는 무(無)라는 글이 씌여있다고 한다. 무소유를 의미하는 이 글자 안에는 종교와 국가를 떠나 삶으로서 사랑을 실천하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마음이 담겨있으며,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이들의 마음이 전해져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마음이 풍족해지는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뜻 또한 담겨있을 것이다.
 |
|
 |
마음이 따뜻해지고 희망을 가지고 싶은 분
여운이 남는 영화 좋아하시는 분 |
|
| 글: 김선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여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국가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한센병 환자들이 모인 소록도에 거침없이 발을 들인 백의의 천사들이다. 소록도 10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는 나이 들어 병약해진 마리안느와 치매에 시달리고 있지만 소록도에서의 기억만큼은 또렷한 마가렛의 현재를 비추며 시작한다. 자신들의 젊은시절을 온전히 소록도에 바치고 43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려 오스트리아로 돌아왔지만 그들 앞에 펼쳐진 것은 변해버린 고국의 모습뿐이었다. 언뜻 잃어버린 것이 더 많아 보이는 이들은 오히려 받은 사랑만큼 베풀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며 보는 이들을 더욱 경건하게 만든다. 영화는 맨 손으로 한센병 환자의 상처를 어루만졌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헌신과 나라로부터 관리 받지 못한 한센병 환자들의 인권 침해 역사를 함께 드러낸다. 이해인 수녀의 덤덤하지만 힘있는 내레이션까지 더해져 우리의 안타까운 역사가 더 명료하게 전달된다. 베푸는 삶이 사치처럼 여겨지는 오늘 날, 절대 지나쳐서는 안될 필견의 작품이다.
2017년 4월 12일 수요일 | 글_김수진 기자 (sooj610@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