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 투게더
Come, Together , 2017

신동일 감독의 영화 <컴, 투게더>는 작년과 올해 국내외의 많은 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작품이다.
신동일 감독은 현대 사회의 병폐를 비판하고 그것들을 자극적이지 않게 효과적으로 나타내기를 좋아하는 감독이다. <방문자>,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반두비> 등 여러 작품을 기획, 연출한 감독으로 <컴, 투게더>는 영화 <반두비> 이후 8년만의 첫 장편이다.

<컴, 투게더>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 크게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영화는 ‘딸’이자 ‘학생’인 한나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나는 재수생이다. 수능을 마치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에 원서를 접수하고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재수생이다. 한나의 가족은 그리 부유하지 않다. 그래서 아버지는 한나에게 합격 소식을 독촉하고, 어머니 또한 은근하게 불안과 기대를 내비친다. 하지만 한나는 시원한 합격 소식을 가져오지 못한다. 한나가 받은 소식은 예비 번호 14번. 한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합격 소식을 기다린다.

다음은 ‘아버지’이자 ‘회사원’인 범구의 이야기다.
범구는 회사의 부장이다. 범구의 첫 대사는 인턴을 하고 있는 젊은 사원에게 하는 말이다. ‘너 이렇게 해서 정직원 되겠냐?’ 그리고 범구는 회사에서 퇴직을 당한다. 인턴에게는 기회라도 있지만 범구에게는 이제 기회조차 없다. 범구는 이제 무직이다. 이런 범구에게는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집범구는 냄새를 맡지 못한다. 갑작스러운 퇴직으로 집에 혼자 있게 되면서 범구는 시도 때도 없이 킁킁대는 버릇이 생긴다. 그리고 냄새를 맡지 못한다는 사실이 불현 듯 화가 나는지, 그는 화초의 꽃을 모조리 잘라버리고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다 버려버린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들려오던 윗집의 쿵쿵거리는 소리를 참지 못하고 위층에 올라간다. 그가 집에 있다가 위층에 가는 차림은 잘 차려입은 양복 차림이다. 자존심을 위해 재택근무를 한다고 거짓말을 하는 그는 위층에 사는 동년배의 사내와 만나고, 어떤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된다.

다음은 ‘어머니’이자 역시 ‘회사원’인 미영의 이야기다.
미영은 카드 회사에 다니고 있다. 어느 날 회사에서 실적 1등에게 태국 가족 여행 상품권을 선물로 주겠다는 공약을 내건다. 이전에도 갖은 속임수와 꼼수로 실적을 높여오던 미영은 이전보다 더 눈에 불을 키고 고객을 찾는다. 그러던 어느 날 미영은 자신의 고객을 동료 은정에게 자신의 고객을 가로채기 당한 것을 안다. 미영은 팀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고 처리를 기다리지만 오히려 은정을 탓하기보다 자신에게 그 화살이 돌아온다. 그렇게 은정에게 적대감을 품은 미영은 어느 날 은정과 팀장이 데이트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뒤따른다. 그리고 아주 큰 사고를 만나게 된다.

영화는 한나와 미영, 범구의 세 가지 시선에서 전개된다.
위에 서술해 놓은 것은 인물이 처한 상황과 큰 줄거리이다. 한나의 친구 유경, 범구와 사창가, 그리고 미영과 안경집 주인의 이야기 등 영화는 잔잔하지만 다채로운 사건, 사고로 그 흐름을 전개해나간다. 각자의 이야기가 어떤 사건을 숨기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시 어떻게 하나의 공동체로 만나게 되는지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란다.

<컴, 투게더>는 개인의 단위에서 해석한 공동체에 대한 영화이다.
가족에 관한 영화라고는 하나 극중 가족은 그저 피로한 관계일 뿐이다. 가족이나 회사와 같은 공동체에 집중하기보다는 등장인물 개개인을 조명해 공동체로의 화합을 이끌어낸다. 현대 사회의 문제점으로 지적 받는 과도한 대입 경쟁, 회사원들의 갑작스러운 퇴직 권고, 실적을 향한 과도한 경쟁 등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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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지치고 힘든 사람
영화를 통해 힐링 받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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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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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매일 같이 경쟁하고 있다. <컴, 투게더>는 경쟁사회의 폐해를 세 명의 가족구성원이 마주한 위기를 통해 조망한다. 실직한 뒤 후각을 잃은 ‘범구’는 연약해질 대로 연약해져 버린 중년의 표상이다. 신용불량자인 ‘미영’은 ‘경쟁사회’라는 타성에 젖은 카드영업사원이다. 이들의 유일한 자녀 ‘한나’는 명문대 입학 소식을 기다리는 재수생. 영화는 세 사람의 안타까운 상황을 교차시켜 조명하다가 점점 ‘한나’에게 시선을 모은다. 그녀는 ‘범구’처럼 과열 경쟁사회 속 패배자가 돼 타인의 욕망을 좇으며 살아갈지, ‘미영’처럼 그저 편입된 채 살아갈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 듯 보인다. 이에 대한 해답은 파국에 치닫는 ‘범구’와 ‘미영’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인내했던 ‘한나’에겐 달콤한 보상이 주어지고 더 나아가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전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물론 전반적인 해석의 방향은 관객 각자의 삶과 맞물리며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영화는 <반두비>(2009)를 연출한 신동일 감독의 4번째 장편으로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2017 시애틀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호평을 얻은 바 있다.
2017년 5월 2일 화요일 | 글_김수진 기자 (Sujin.kim@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