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보세
Live Good , 2006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OECD 국가중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원인을 찾아보자면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자녀들에게 지출되는 양육비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시교육비의 증가와,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않는 맞벌이 부부들 즉, '딩크족'들이 늘어나면서 출산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것을 꼽을 수 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다산국가에 속했던 우리나라는 인구증가가 경제성장의 걸림돌 이라고 생각하여 인구억제정책을 펼쳤는데 "둘 만 낳아 잘기르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 라는 문구를 국민들에게 홍보하며 어떻게든 인구를 억제하려고 했던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극히 근시안적인 정부정책에 웃음만 나오지만 당시에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정책을 따랐고 실제 효과를 보기도 하였다.소개할 영화 <잘 살아보세>는 바로 그 시절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어떻게든 먹는 입을 줄여서 경제성장률을 높여보자는 정부의 기막힌 발상으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김정은과 이범수의 출연으로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코믹하게 전개 되는데 그저 웃으면서만 볼 수 없는 것이 그 시절 TV는 물론이고 라디오 마저도 제대로 보급되지 못했던 시골마을 사람들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앞에서 부부간의 잠자리 문제까지도 간섭받았고, 오로지 실적을 위해 희생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융두리 주민들의 아픔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잘살아보세! 를 외치던 1970년대, 잘살기운동의 일환으로 정부에서는 산아제한 정책을 펼치는데 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마을로 출산율 전국 1위를 자랑하는 순풍마을의 용두리가 선정된다.
가족계획요원 박현주(김정은)는 처녀의 몸으로 피임 이라는 단어조차도 생소한 용두리 마을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파견 되는데 자식농사 만이 남는장사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용두리의 모든 논을 소유하고 있는 지주 강씨(변희봉)와 그의 둘째 아들 창수(안내상)는 집요하게 현주를 방해한다.
아이를 갖지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강씨 집안의 입장에서 본다면 피임을 권고하는 현주가 얄미울수밖에 없는데 강씨의 논을 경작해서 먹고사는 소작농 석구(이범수)마저 현주의 편이 되어 마을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앞장서자 최후의 방법으로 석구의 밥줄 이라고 할수있는 논을 빼앗아 버리고 만다. 당장 가족의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석구를 위해 현주는 지역 군수에게 탄원서를 보내 이장직을 추천하고 위기에 처한 석구는 졸지에 마을 이장 이라는 직함을 얻게 된다.
현주와 석구, 마을주민이 모두 단합이 되어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따르는데 유일하게 마을의 유지인 강씨만이 이들과 적이되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현주를 무너트리기 위해 노력한다.
자식농사를 최고로 여기는 용두리 주민들을 상대로 출산율 0%를 만들기위해 가족계획요원 현주와 동네이장 석구는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데 난생 처음으로 콘돔을 접한 주민들은 사용법을 몰라 기가막힌 상황들을 연출하며 폭소를 안겨준다. 남성에게 콘돔을 권유하는 방법이 난관에 부딪치자 여성이 복용하는 피임약을 사용해보게 하는데 이마저도 복용방법을 몰라 남편이 먹는가 하면 보약이라도 되는양 임신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훔쳐먹으며 황당한 일들이 벌어진다.
영화를 통해서 보여지는 1970년대의 상황들은 그 시절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본다면 웃음거리가 될수밖에 없겠지만 어릴적 풍선이 귀해 피임도구로 풍선을 대신해서 놀았던 기억을 떠올려본다면 그저 가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속 세계라고만 할수도 없다.
이 영화가 실제 농촌마을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근거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하기도 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마을사람들의 행동으로 인해 한바탕 웃음을 웃고나면 그 뒤에는 잘살아보자는 구호아래 부부생활 마저도 통제받고 살았던 사람들의 아픔이 묻어나고 마을주민에게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지주 강씨와 이에 맞서는 신흥세력 석구와의 팽팽한 기싸움도 벌어진다.
지금은 상상도 할수없는 일들이 계몽 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었고 근시안적 행정으로 인해 애꿎은 국민들만 사생활을 침범 당한채 휘둘리다 자신들끼리 충돌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제 인구감소로 인하여 출산장려정책을 벌이고 있는데 이 또한 세월이 흘러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
|
 |
 1970년대 시대상을 반영한 풍자코미디 |
|
|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무비스토리
최신방송
좋아요 :
0명
글쎄요 : 0명
1970년대 시대상을 반영한 풍자코미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