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탄생
Family Ties, 2006
요즘 탕웨이의 남자로 주목받고 있는 김태용 감독의 영화 ‘가족의 탄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김태용 감독은 ‘여고괴담2’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감독입니다. ‘여고괴담2’는 여고괴담 시리즈 중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죠. 여러분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이신가요? 단순한 혈연관계 혹은 한 집에서 사는 사람들? 아마도 ‘가족’이란 의미는 개개인 모두 다르겠죠. 영화 ‘가족의 탄생’을 보기 전 ‘나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라는 물음을 먼저 던진 후 영화를 보신다면 영화가 끝난 후 나름의 마침표가 찍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김태용 감독이 말하는 ‘가족’은 무엇일까요? 한 번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가족의 탄생은 평범치 않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김태용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으로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많은 부분이 아니라 일부를 차용했습니다. 김태용 감독이 뉴스에선가 남편이 일찍 죽어 시누이와 올케가 가정을 이루고 산다는 뉴스를 보고선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만든 영화가 ‘가족의 탄생’입니다.
영화 ‘가족의 탄생’은 누나 미라(문소리 분)와 동생 형철(엄태웅 분)은 남매 사이로 남들은 연인사이라 오해 할 만큼 다정한 오누이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철은 집을 나가 몇 년이 지나 돌아왔습니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연인 무신(고두심 분)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무신은 형철보다 무려 20살 이상의 연상녀에 딸까지 있었습니다. 미라는 큰 반대를 했지만 이 셋은 어색한 동거를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형철은 연인 무신을 누나 미라에게 맡겨둔 채 집을 또 나갔습니다. 형철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만을 만들어 놓은 채 집을 나갔습니다.
남겨진 미라, 무신 그리고 무신의 딸 채현(정유미 분)까지 세상이 말하는 평범한 가족은 아니지만 한 식구에서 진정한 가족으로 탄생하기까지에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도중 형철은 집 나간 지 몇 년이 지나 또 임신한 여자와 함께 돌아오지만 누나 미라는 그를 내쫓습니다. 이미 미라에게 가족은 피붙이 형철이 아닌 그가 버리고 떠난 무신과 채현이 그녀에게는 진정한 가족이 돼버린 것입니다. 이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감독은 가족이 ‘피가 아닌 물로도 이루어질 수도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이야기에 태클을 걸듯 말이죠.
너무 뒤늦은 설명일수 있지만 이 영화는 옴니버스식 구성입니다. 두 이야기는 감독의 시간 계산 하에 아주 촘촘히 구성되어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선경(공효진 분)과 그녀의 어머니 매자(김혜옥 분)의 이야기입니다. 선경은 매사에 히스테리컬한 여자입니다. 최근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고 그의 날카로운 성격은 한층 더 칼날같이 매서워집니다. 그런 그녀에게는 이해 못할 한 여자가 있습니다. 바로 그녀의 어머니 매자입니다.
매자는 재혼 해 동생 경석(봉태규 분)이 있습니다. 선경의 히스테리컬한 성격은 애정결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영화 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선경은 재혼으로 인해 생긴 동생 경석이 미워 꿀밤을 주며 혼내지만 결국 동생이 원하는 것은 모든지 들어주는 동생바보입니다. 선경은 엄마 매자의 인생을 이해하지 못하며 매자에게 매사에 툴툴 거립니다.
그러나 매자가 아파 죽고 그녀가 남긴 가방을 보며 엄마에 대한 사랑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역시 부모님의 사랑은 받을 때는 공기처럼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상에 단 둘 밖에 남지 않은 선경과 경석은 서로를 위하며 살아갑니다. 두 에피소드를 보며 ‘가족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진정한 가족이란 겉치레, 혈연관계라는 일련의 장치를 넘어선 마음이 함께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태용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 ‘가족의 탄생’인데요. 이 두 다른 에피소드는 채연과 경석의 연애로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또한 두 세대에 걸친 이야기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적당한 깊이의 이야기로 관객에게 와 닿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세련된 연출력이 매력적입니다. 두 세대에 걸친 이야기는 관객에게 너무나 불친절하지도 않게 그렇다고 과하지도 않게 전해져 담백한 영화라 평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는 분명 신파적인 요소들을 갖추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눈물 나는 이야기도 담백하게 그리고 고소하게 전해 영화가 끝난 후 더욱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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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모이기만 하면 들썩이다 사랑 스캔들 비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