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찬란한
Glory For Everyone , 2014

소개할 영화 <누구에게나 찬란한>은 지역아동센터의 유소년 축구팀 희망FC의 아이들이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빠짐없이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장장 6년의 제작기간이 소요될만큼 힘겨운 제작과정을 겪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제작진의 노력과 출연자들의 열정으로 힘겹게 완성된 작품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임유철 감독은 전작 <종이 비행기>나 <곁의 여자>를 통해 편집능력은 이미 인정받은바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이 직접 편집과 각본, 제작, 연출까지 도맡으며 영화인으로 다재다능한 면모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미 전작 <비상>을 통해 스포츠 다큐멘터리로 감동적인 스토리를 엮어냈던 만큼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었는데 역시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어린 축구선수들이 만들어내는 가식없는 이야기들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스타플레이어 하나 없는 축구팀에 신인감독이라는 조합으로 2005년 K리그 전후기 통합 1위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낸 인천 유나이티드FC에서는 과연 무슨일이 있었길래 이토록 놀라운 성적을 거둘수 있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은 영화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진솔한 휴먼스토리는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하였다. 영화 <비상>에 출연했던 선수들에 비한다면 <누구에게나 찬란한>의 출연진이 미약해 보인다는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아픔을 경험했던 성인선수들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어쩌면 손쉬운 작업이었을지도 모른다. 반면 소개할 영화에서는 이제 축구를 시작하는 초등학교 선수들을 상대로 한 만큼 스토리를 이끌어내는데 굉장한 어려움이 있었을것이라 생각되고 그러한 만큼 6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지역 유소년 축구팀을 응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볼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는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산산이 깨트려진다. 어른들에게 느껴보지 못할 아이들만의 순수함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몰입도는 점점 높아지고 다큐멘터리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그 독특한 전율과 감동을 이제 막 축구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거침없이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축구를 정말로 좋아하는 박철우 감독이 만나 희망FC라는 축구팀을 결성되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축구를 잘 해야만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다그치던 박철우 감독은 아이들이 그의 엄한 교육방식에 반기를 들기 시작하자 사퇴를 결심한다. 대부분이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로 구성된만큼 그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축구를 즐기기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축구에 모든것을 바쳐야만 한다는 것이 박철우 감독이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철학 이었고 각박한 현실을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서 도움이 되주고 싶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실패한 감독으로 비춰진다.
박철우 감독을 보면 멕시코 세계청소년 축구에서 4강 신화를 이룩한 박종환 감독이 생각난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스파르타식 훈련, 무표정한 얼굴로 아시아권에서만 맴돌던 한국축구를 세계무대로 옮겨놓은 장본인이기도 했지만 그의 엄한 훈련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박철우 감독의 훈련방식이 잘못된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이 거침없이 쏟아내는 거친말과 강압적인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축구에 대한 흥미를 잃어간다는 것이 문제였다. 특단의 조치로 이번에는 축구를 통해 즐거움을 누리자는 히딩크식 훈련방법을 도입한 김태근 감독이 희망FC의 2대 감독으로 취임하게 된다.

재미있는 축구로 떠났던 아이들도 하나둘씩 돌아오고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병훈이나 성훈 같은 아이들의 성격도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한다. 병훈이 같은 경우는 누구보다도 축구를 좋아하고 잘하지만 가난이라는 굴레를 쓴채 아이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늘 왕따를 당하던 아이였다. 이런 병훈에게 김태근 감독은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때로는 병훈이를 위한 특별훈련까지 동원하며 팀에 자연스럽게 동화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결과 패스할줄도 모르고 혼자 드리블하며 슈팅만 해대던 병훈은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슛 찬스가 와도 자신이 해결하기 보다 어시스트를 해주는 공격수가 된 것이다.
상대의 능력을 인정하고 격려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될수 있는지 병훈이의 변화과정을 들여다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스트라이커 성훈이 같은 경우는 축구와 공부 모두다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선수였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감을 잃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짜증만 내는 그에게 감독은 되려 주장역할을 맡기면서 책임감을 심어주고 그로인해 훌륭한 리더와 골 사냥을 제대로 할줄 아는 일등 스트라이커로 변모하게 된다.

부모님이 이혼하는 바람에 할머니에게 맡겨져 살아왔던 영선도 까칠한 성격을 버리고 팀에 어울릴 수 있는 선수가 되었고, 김남일 같은 선수가 되고 싶었던 수민은 골키퍼를 하라는 말에 축구를 그만 두었다가 우연히 축구장에서 만난 김태근 감독의 설득으로 다시 유니폼을 입게 된다. 큰 키에 책임강 강한 준영은 수문장역할을 든든히 해주고 같은 또래들 보다 20cm나 키가 작은 민재는 평소 조용한 성격과는 달리 운동장에만 나가면 종횡무진 하며 미드필더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미소가 아름다운 공격수 규안과 든든한 주장 성훈, 그리고 팀워크의 중요성을 알게된 스트라이커 병훈까지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많은것을 포기했던 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해준 감독의 지휘아래 찬란한 삶을 위해 도약을 시작한다.

선수들 각각의 개성이 너무나 뚜렷해서 김태근 감독은 초반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즐거운 훈련방식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하나의 완벽한 팀을 갖추어 나간다. 비록 일등은 하지 못했지만 자신을 인정해준 김태근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죽을힘을 다해 싸웠고 그 결과 믿음과 사랑이라는 값진 선물을 얻을 수 있었다.
이들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될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믿어줄 수 있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 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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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스포츠 다큐멘터리.
온 가족이 함께 볼수있는 교육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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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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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찬란한>의 꼬마 주인공들은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전에 꿈부터 포기하는 법을 배운다. <누구에게나 찬란한>은 가난한 아이들에게 꿈 꿀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임유철, 김태근 감독과 사회의 작은 시도를 카메라에 담는다. 궁핍한 생활보다는 ‘희망FC’ 이후 성장하는 아이들의 변화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누구에게나 찬란한>은 아이들을 단순한 가난의 희생자로 그리지 않기에 더욱 빛난다. ‘희망FC’ 아이들은 김태근 감독의 칭찬과 응원에 희망을 얻고 책임감과 협동심을 배워가며 성장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두드러지는 변화는 역설적으로 아이들의 잠재된 가능성을 의미하기에 그들의 가능성을 끝까지 받쳐주지 못한 현실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인천유나이티드FC’의 이야기를 담은 <비상>으로 축구 다큐멘터리를 한 차례 제작한 바 있는 임유철 감독은 그 경험을 살려 축구단 전체의 이야기와 개별 인물들의 모습 모두를 놓치지 않고 균형 있게 다룬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꿈과 노력, 고민을 담은 <누구에게나 찬란한>은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못 다한 꿈을 가진 이에게 깊은 공감과 반성을 불러일으킨다.
2014년 10월 30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 (jeongin@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