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신자나 철학적 가르침을 좇는 사람이 아니라면 윤회와 환생이라는 개념을 머리 아닌 마음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다큐멘터리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인도 북부 라다크 삭티 지역에서 태어난 주인공 어린이 ‘앙뚜’가 전생에 덕망을 높이 쌓아 환생한 ‘린포체’라고 말한다. 나이든 스승 ‘우르갼’은 극존칭을 사용하며 ‘앙뚜’의 일거수일투족을 섬세히 살피고 돌본다. 관객은 한동안 의심할지 모른다. 과연 ‘린포체’는 믿을만한 존재인가? ‘앙뚜’는 진짜 ‘린포체’일까? 이런저런 의심이 무의미해지는 건, ‘앙뚜’와 ‘우르갼’이 티베트의 캄 사원을 찾아가기 위해 길고도 고생스러운 여정을 시작하는 순간부터다. 자동차도, 따뜻한 옷 한 벌도 없이 두 달 반 동안 3,000km를 이동하는 대장정이다. 고통스러운 추위에도 헌신을 다하는 스승 ‘우르갼’과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기어이 스승을 웃음 짓게 만드는 ‘앙뚜’의 관계만큼은 의문부호를 붙이기 어렵다. 티베트를 향해 가는 동안 이어지는 혹독한 설산을 비추는 카메라 앞에, 무언가를 의심하고 판단하려던 관객의 의지도 무력해진다.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한국영화 처음으로 제67회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17년 9월 22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