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죄와 벌
Along With the Gods: The Two Worlds , 2017

<신과 함께>는 저승에서 일곱 가지 재판을 겪게 될 김자홍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서, 동명의 네이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원작인 웹툰과는 설정부터가 다르다. 김자홍은 본디 평범한 회사원이었고 귀인도 뭣도 아닌 평범한 인물이었다. 영화에서는 소방관으로서 순직한 귀인이라고 설정되어있으며, 그래서 저승차사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대왕들이 김자홍의 재판에 이목을 집중한다.
두 번째로 변호사 진기한의 존재가 상실되었다. 원작에서 김자홍과 재판의 과정을 함께하는 인물은 바로 변호사였다. 저승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기발한 방해물들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그 어떤 피해도 김자홍이 받지 않도록 돕는다. 사실 변호사 이상의 역할까지 충실히 해나간 인물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 변호사의 역할을 완전히 없애버렸으며 대신 저승삼차사를 변호사 역할로 만들어버렸다. 정리하자면 원작에서는 저승삼차사는 죽은 자를 저승까지 인도하는 차원의 역할만 했고, 이후로 이승에서 원귀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변호사와 저승에서 재판을 받는 한편, 저승삼차사는 이승에서 원귀를 다루는 것이다. 이렇게 양갈래로 나뉜 이야기가 영화에서는 저승삼차사 한 무리로 묶는다. 아마 변호사의 정적인 두뇌싸움보다는 저승삼차사의 화려한 액션이 더 영화에 필요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세 번째는 원작에서는 원귀와 김자홍이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영화는 양갈래로 나눠질 스토리를 우려했는지 김자홍의 가족으로 만들어버렸다. 이 점은 굉장히 마음에 든다. 영화에서 커다란 줄기 하나를 가지는 것은 꽤나 중요하다. 어느 영화를 봐도 별도의 사건처럼 보이더라도 꼭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영화 상영시간은 상당히 짧은 편이기 때문에 한 주제 없이 이리저리 나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전개일 것이다.
또 하나 다른 점은 영화에서 내세우는 스포트라이트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원작은 김자홍의 삶보다는 저승의 재판단계라던가 형벌을 좀 더 자세하게 그려 저승을 소개하는 느낌이 강했다면, 영화에서는 김자홍의 삶, 그리고 천륜에 대해서 강하게 들춰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별다른 특징이랄 것도 없는 김자홍이 변호사의 찬란한 임기응변과 보호 속에서 수동적으로 임하던 것이, 자신의 주장과 의견이 강하고 재판을 뒤흔들어버리는 의지의 김자홍으로 탈바꿈했다.
이 외에 자잘하게 영화의 설정들은 원작과는 달리 비틀어져 있는데, 가령 원작에서는 없었던 저승의 뒤틀림이라던가, 판관을 계속 동일하게 세운 점, 크게는 각 지옥의 형벌도 원작과는 다르다. 다른 점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짚기도 힘들다. 영화는 영화만의 매력을 살려서 해석하고 재구성했으니 원작과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아예 별개의 영화처럼 관망해도 군더더기 없을 만큼 스토리도 탄탄했다.
개인적으로 김자홍이 소방관이라는 점이 계속 신경이 쓰였는데, 물론 영화 속에서 직업에 대한 언급은 그다지 없었지만 요즘 소방관에게 주는 홀대와 비난을 생각해보면 참 적절했던 설정이 아닌가 싶다. 소방관이었던 김자홍이 귀인으로서 등장하는 점이 감독이 숨겨놓은 메시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원귀사건이 아니었다면 영화의 비중이 이쪽으로 가지 않았을까?
배우들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아쉬웠지만 역시 김동욱이 다한 것 같고, 당연한 말이지만 CG가 참 보기 좋았다. 요즘은 특수효과가 예전 같지 않아 몇몇 국가를 빼면 무슨 판타지영화를 봐도 마음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다른 국가 영화산업의 특수효과 팀을 이끌기도 한다는데 참 판타지영화의 앞날이 탄탄한 것 같다. 우리나라는 지금껏 판타지영화가 별로 흥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 만들면 뭔가 유치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지 기대해본다.
웹툰 신과함께는 2편인 이승편도 나와 있는데 저승의 신이 아닌 이승의 신을 다룬다. 영화에서도 쿠키영상에 성주신을 등장시켜 속편을 예고하고 있다.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회수하지 못한 여러 가지 떡밥도 속편을 통해 시원하게 해결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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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원작을 보고 영화에도 관심이 생기신 분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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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세모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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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고>(2013) 이후 와신상담한 김용화 감독이 VFX(시각효과)를 선도하는 덱스터스튜디오의 기술력과 능수능란한 배우 하정우를 앞세워 판타지 블록버스터에 도전했다. 바로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함께’를 전, 후편 동시 제작이라는 최초의 시도로 스크린화 한 것.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사후 49일 동안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거쳐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신과함께- 죄와 벌>(이후 <신과함께>)의 세계관. 이에 따라 구현된 일곱 지옥의 모습은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비주얼과 시각효과를 자랑한다. 볼거리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죄와 용서를 통해 ‘지금의 나’를 돌아볼 계기를 마련한다. 하지만 원작을 변주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독창적 색깔이 옅어진 점과 지나치게 신파에 의존한다고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그럼에도 전후편 사전 제작이라는 호기로운 도전과 350억여 원의 제작비를 들여 할리우드급 시각 효과를 뽑아낸 점, 스케일에 어울리는 내러티브를 충분히 갖춘 점 등은 한국 장르 영화의 진일보를 보여준다. <신과함께> 후속편은 내년 여름 개봉 예정이다.
2017년 12월 16일 토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