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말순씨
Bravo, My Life, 2005

1979년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하며 유신독재는 막을 내리고 전두환의 제5공화국이 들어선다. 신군부가 등장하며 1980년 5월 광주항쟁이 일어났고 군부 독재정권은 또 한번 연장되 한국사는 격동기를 맞이하였다.
소개할 영화 <사랑해,말순씨>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시발점으로 제5공화국 까지 암울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화장품 판매원을 하는 어머니 말순(문소리)과 살아가는 14살 소년 광호(이재응)의 성장통과 암울한 국내정세 속에서도 묵묵히 살아가는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이다.

박흥식 감독의 세번째 연출작으로 이전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 <인어공주>와 비슷하게 자신의 이야기들을 영화속에 담아 보여주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사랑과 회한의 아픔이 영화 전체를 분위기를 묵직하게 짖누르며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관심있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1980년대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거리의 풍경과 그 시절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소품들인데, 당시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방문판매를 했던 화장품 판매원의 모습부터 지금은 구경도 할수없는 병 우유가 등장하고 세탁과 탈수가 분리돼 있었던 세탁기, 학창시절 가지고 싶었던 자동 연필깍기까지 이제는 잊혀진 물건들과 추억속의 장면들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 아련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1970년대 부터 시작된 중동국가 건설 붐으로 광호의 아버지도 중동으로 일을 하러 떠나고 어머니는 화장품 판매업을 하며 광호와 동생 혜숙을 돌보며 살고있다. 눈썹을 밀어버린 외모에 매일같이 잔소리를 해대는 어머니 말순은 이제 14살이 된 광호가 사랑스럽기만한데 광호는 말순의 화장품 냄새도 역겹고 친구들의 엄마처럼 예쁘지도 않은 엄마가 싫기만 하다.
신문 1면의 머리기사를 장식한 '박정희 대통령 유고(有故)'라는 문구를 보고 '유고'가 무슨말이냐고 묻자 6×5=30 인가? 라며 갸우뚱거리는 말순을 보면 광호의 투덜거림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광호는 옆방에 세 들어사는 간호사 누나 은숙(윤진서)의 가슴골 이라도 보는날이면 가슴이 콩닥거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성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데, 어느날은 꿈속에서 은숙이 나타나 자신도 모르게 몽정을 하고 만다. 광호의 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동네 바보형 재명(강민휘)은 몽정 팬티를 빼앗아 은숙에게 전해주며 망신을 주고 학교가 끝날때 쯤이면 동네 어귀를 지키고 있다가 광호를 쫒아 다니며 괴롭히기도 한다.
동네에서는 재명이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학교에가면 든든한 친구 철호(김동영)가 있다. 간호사 누나 은숙과 재명,철호 이들에게 광호는 행운의 편지를 전달하지만 하나같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찢거나 버려버리며 사건과 사고에 휘말리고 병에걸리는 불운을 겪게된다.

14세 소년 광호의 눈으로 바라본 영화속에는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이 있고 지나간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이제는 오랜기억속에 묻어 두었던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이 담겨져있다. 부모님 몰래 다락방에 올라가 비밀스러운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기도 하고 김장 이라도 할때면 온동네 사람들이 마당에 모여 일손을 도와주고 막걸리 잔치를 벌이기도 하였다.
주전자에 막걸리를 사오다 홀짝홀짝 마신술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혼이나기도 했고 쥐약 놓는날이면 골목 여기저기에 죽은채 흩어져 있는 쥐들을 발견하고 놀라 도망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 <사랑해,말순씨> 에서는 그 시절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인물들을 등장시켜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로 서민들의 생활을 리얼하게 묘사 하였고 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권력에 휘둘릴 수 밖에 없었던 억눌린 삶을 이야기 해준다.

아직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전주를 촬영지로 선택한 것도 1980년대를 되살리는데 있어서 큰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와 현재 2016년을 비교해 보더라도 별다를 것 없이 정체되있는 도심속 풍경들이 이제는 추억을 찾고자 하는 관광객들의 눈요기가 되주고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아름다움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80년대로 돌아간 듯 그 시절을 완벽하게 재현해 주었고 사무치게 그리운 어린시절의 기억들을 되살려주는 마법과 같은 영화로, 자막이 올라가고 엔딩곡 변진섭의 '손님'이 끝날때까지 소중한 기억들을 부여잡고 미소짓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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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감동적인 영화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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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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