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Detective K: Secret of the Living Dead , 2017

김석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극이다. 영화 <조선명탐정>은 시리즈물로 지금까지 ‘각시투구꽃의 비밀’, ‘사라진 놉의 딸’, 그리고 이번 ‘흡혈괴마의 비밀’까지 총 세 편이 개봉되었다. 김석윤 감독은 세 작품 모두 직접 메가폰을 잡으며 <조선명탐정> 제작을 이어오고 있다. 주연배우들 역시 1편부터 3편까지 계속 그대로이다. 탐정 ‘김민’ 역할에 배우 김명민, 탐정의 충실한 조력자 ‘서필’ 역할에 배우 오달수.
김석윤 감독의 이야기를 잠깐 하고 넘어가자. 김석윤 감독의 최고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은 2004년 방영한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이다.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이 시대를 사는 소시민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유쾌하게, 그러나 진지하게 그려가고자 했던 작품으로 매우 성황리에 방영되었고 그 기세를 이어 2006년에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김석윤 감독은 그 외에도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 ‘뮤직뱅크’, ‘해피투게더’ 등 스크린보다는 안방극장과 예능에서 맹활약한 감독이다. 최근에는 드라마 <송곳>과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를 성공적으로 연출해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영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 영화의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영화에는 한 가지 공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개봉시기이다. 상기했듯이 이 영화는 총 세 편의 시리즈물이다. 그런데 이 세 편의 개봉시기가 항상 같다. 그 시기는 바로 우리나라의 민족대명절인 ‘설날’이다. 1편인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2011년 1월 27일, 2편인 ‘사라진 놉의 딸’은 2015년 2월 11일, 3편인 ‘흡혈괴마의 비밀’은 2018년 2월 8일이다. 8년에 달하는 세월 동안 영화가 그 회를 더해 감에 따라 어느새 ‘설날엔 조선명탐정’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에 대해 영화의 주연배우인 김명민은 "어렸을 때부터 <조선명탐정>을 보고 자란 분들이 설날에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을 알고 있어요. 설날엔 <조선명탐정>이라는 공식이 생긴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죠. 동시에 책임감과 의무감도 생겨요. 더 잘 만들어 <조선명탐정>이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한 획을 긋고 명맥이 끊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거든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치 설날 특별 선물처럼 우리를 찾아온 영화 <조선명탐정>, 이번 시리즈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추리물답게 영화는 의미심장한 한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누군지 모를 스님이 역시 누구 것인지 모를 무덤을 파헤친다. 그리고 자신의 피로 그 시신을 적셔 시신을 깨운다. 시신을 깨우기 바쁘게 여기저기서 관군들이 스님을 쫓는 소리가 들린다. 시신을 깨우고 자신의 소명을 다한 스님은 관군들이 깨어나는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반대 방향으로 도망친다. 스님은 결국 관군에게 잡혀 목숨을 잃게 되지만 시신은 온전히 깨어나 도망칠 수 있게 된다. 시신은 도망쳤다가 스님이 죽기 전 스님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을 아는지 물어본다. 하지만 스님은 죽기 직전의 상황, 단지 어떤 종이를 시신에게 건네주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조선의 궁궐이다. 왕과 신하들이 강화에서 열릴 달맞이 연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달맞이 연회는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큰 행사로 이번 행사에는 왕이 직접 강화에 행차할 예정이었다. 궁궐에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연회가 잘 준비되고 있는 줄만 알고 있다. 하지만 의문의 시신이 깨어난 이후, 강화에서는 수상한 사건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다. 벌써 두 명이나 번지지 않는 불에 타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인간의 죽음 중 가장 고통스럽다는 불에 타는 죽음을 경험하고서도 그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은 시신,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불,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강화의 수령은 혹여 연회에 영향을 미칠까 아무런 수사도 시작하지 않고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사건을 해결할 능력을 가진 탐정이다. 사건 의뢰를 받은 김민과 서필은 강화로 내려간다. 안 그래도 ‘흡혈귀’의 뒤를 밟고 있던 김민은 모든 사건의 정황이 흡혈귀를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추리해내고,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건의 마지막엔 김민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자신의 추리력과 명민함으로 전혀 해결할 수 없는 커다란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김민은 과연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 것인가? 흥미진진한 사건과 추리의 연속, 영화에서 지금 확인하시길 바란다.
영화의 장르가 추리물이기에 줄거리에 대해 더 이야기 하는 것은 모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이쯤에서 마치고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 영화의 장르 구분은 ‘모험/코미디’이다. 맞다. 이 영화는 모험물이며 코미디이다. 모험에는 추리도 있고 스릴도 있고 공포도 있으며 슬픔도 있다. 원래 모험에는 희로애락이 따르지 않던가? 그리고 코미디답게 웃음도 있다. 1편과 2편에는 없던 드라마적 요소가 추가되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시리즈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영화 스토리의 기승전결과 개연성에는 큰 점수를 주지 않는 관객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앞서 말한 두 가지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1편과 2편보다 더 떨어진다는 평을 남긴 관객들도 많다. 반면 재미와 웃음, 그리고 드라마적 요소에서는 1편과 2편보다는 큰 점수를 받고 있다. 필자의 생각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3편은 필자 개인적으로는 정말 웃겼다. 비하인드 스토리로 전해지는 이야기에는 NG를 많이 낸 주인공은 배우가 아니라 김석윤 감독이었다는 말도 있다. 현장에서 NG가 자주 나지 않았다고 전한 배우 오달수는 NG가 난다면 김석윤 감독의 웃음소리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오달수는 “(김석윤 감독이) 웃고 나면 ‘아이고, 미안’ 이런다”며 촬영 당시를 이야기했다. 이런 즐거움은 두 주연배우의 어마어마한 호흡에서 비롯된다. 배우 김명민과 오달수의 호흡은 이제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생각할 만큼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또한 매 시리즈마다 한 명씩 등장하는 홍일점 배우를 맡은 ‘김지원’ 역시 뛰어난 연기력으로 두 배우의 연기에 자연스럽게 녹아 든다. 세 배우를 제외하고서도 이민기, 김범, 박근영 등 반가운 얼굴들이 뛰어난 연기력을 장착하고 등장해 영화의 수준을 높인다.
하지만 호평 속에 승승장구하던 이 영화는 2월 27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맞이한다. 비중이 가장 큰 주연배우인 배우 ‘오달수’가 성추행 논란의 가해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27일 배우 엄지영씨가 JTBC에 출연해 배우 오달수에게 당한 성추행을 폭로했고 28일 배우 오달수는 사과편지를 올렸다. 그리고 이후 오달수는 출연 중이던 모든 작품에서 하차하고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에서도 모두 통 편집됐다. 성추행 논란이 붉어지기 전 개봉한 이 영화는 아직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이 영화의 리뷰를 작성하는 것에 회의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나 이 영화가 단지 오달수 배우의 작품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찍고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기에 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오달수 배우의 비중이 높은 작품인 만큼, 그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불쾌함을 느낄 것 같은 분들은 이점 미리 고려하고 선택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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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추리물이 보고 싶은 사람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가 보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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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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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시리즈가 설을 맞아 다시 관객을 찾는다. 3편으로 돌아온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하 <흡혈괴마의 비밀>)은 더 찰져진 호흡 자랑하는 김민 & 서필 콤비 외에 여주인공으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쌈, 마이웨이> 등으로 무르익은 배우 김지원을 내세우고, 미스터리 검객과 흡혈괴마로 각각 분한 김범과 이민기로 비주얼을 확보했다. 여기에 연기 베테랑 박근형까지 가세하여 노련함을 더한다. 시리즈의 전편들이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며 현실적 사건을 파헤쳤다면 이번에는 조선시대 출몰한 흡혈귀라는 판타지적 재료를 채택하여 상상력을 확장하고 풍성한 볼거리를 확보한다. 게다가 <흡혈괴마의 비밀>은 외적으로 팽창하는 시리즈 과정에서 놓치기에 십상인 잔재미를 꽉 부여 잡고 있다. 명탐정 콤비가 시전하는 소소하고 지질한 웃음 포인트가 곳곳에 포진해있다. 때문에 시리즈물에서 흔히 느끼게 되는 유사한 포맷에 대한 식상함보다는 친근함을 변주한 숙성된 맛이 더 큰 편이다. 시리즈의 1편부터 이끌어온 김석윤 감독 작품이다.
2018년 2월 7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