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BURNING , 2018

한국을 대표하는 이창동 감독님의 신작이 무려 8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그의 명성답게 칸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되어 많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아쉽게 경쟁부분 수상은 하지 못했는데요. 당시 영화제 중에서 평론가들에 가장 많은 평점을 기록하였고, 호평을 받은 작품 대다수가 수상을 한 점을 생각한다면 수상 불발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결과입니다. 버닝은 많은 평론가들의 호평처럼, 모처럼만에 한국 영화의 굵직한 영화가 나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 있게 추천하고픈 작품입니다.
영화는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 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설을 개봉 전에 읽어 봤지만 원작과는 상당히 거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각색을 많이 하였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는 느낌입니다.

주연배우인 유아인의 연기는 그 또래의 연기자들 중에는 가장 최상급의 연기력을 가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섭게 성장한 배우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 주인공인 전종서님 또한 데뷔작임에도 너무나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는데요. 아마 올해 영화제에 신인 여배우상을 독점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 데뷔작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던져주었습니다.
이창동감독님의 명성답게 제작진들이 화려한데요. 한국최고의 촬영감독인 홍경표 촬영감독님은 이번 이창동 감독님과의 처음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인공적인 조명보다는 자연광을 하기 위해서 새벽부터 동분서주 하며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을 많이 보여줍니다.

충무로의 걸작 영화에 두루 볼 수 있는 음악감독 모그님도 이번 작업에 참여하였는데요. 모그님의 장점인, 개성 넘치는 음악 또한 영화의 흥을 더해 줍니다. 미술감독님인 신점희 감독님은 칸영화제 비공식부분에 미술상을 받을 정도로 세계에서 인정을 받게 되었는데요. 어벤저스급 제작진과의 협업으로 한층 더 퀄리티 있는 작품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님은 감독 전에 시인을 하시기도 하였고 저번 시라는 영화로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였을 정도로 뛰어난 작가님 이십니다. 8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나온 버닝이라는 작품은 8년이라는 시간이 느껴질 정도로 아주 수준 높은 각본인데요. 일단 그의 영화중에 가장 불친절한 해석의 여지가 많은 작품입니다. 결말부 또한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데요.

스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설명은 못하지만 지난 몇 년간 한국영화중 최고의 엔딩장면으로 꼽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엔딩이었습니다. 모호한 엔딩장면을 해석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영화의 큰 즐거움을 선사해 줍니다. 흥행스코어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기도 하였고 지루하다는 평도 많이 받기도 하였는데요.
영화 버닝은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은 훌륭한 작품입니다. 작년 칸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님도 계시고 작가주의 감독님이 더러 있지만 젊은 층에는 아직 작가주의 작가들을 보기가 힘든데요. 물론 개인의 역량문제도 있겠지만 작가주의 작품의 제작을 꺼리는 제작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흥행작을 연출하기 위해 제작진들이 각본에도 간섭한다는 애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제2의 봉준호 이창동의 탄생을 위해 충무로에도 많은 지원을 하여 어린 감독들의 작가 주의적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
|
 |
이창동 감독님의 팬 분.
짙은 여운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
|
| 글: 김석희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우연히 만난 초등학교 동창생을 사랑하게 된 청년 종수(유아인)에게 그간의 삶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엄마는 가출했고 아버지는 화가 가득한 사람이다. 그래도 아버지가 사고 친 빈자리를 꾸역꾸역 메우고 집 나간 엄마를 원망하지 않는다. 일당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하고 작가라는 꿈도 지니고 있다. 그는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데 익숙한 수동적이고 순한 인물이다. 그렇기에 사랑하는 여자 해미(전종서)가 낯선 남자 벤(스티븐 연)과 함께 나타나도 수용한다. 그녀 곁에 있을 수 있었다면 아마도 그는 계속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버닝>은 등장인물들을 향한 의심의 단서를 떨구며 극 중 인물과 관객을 수시로 시험하고 흔든다. 느린 호흡과 절제된 상징적인 대사도 극에 모호함을 더하는 편. 하지만 침묵 끝에 그가 선택한 버닝이 시리고 뜨겁다. 채 점화할 생각도 못 했던 불꽃을 터뜨려 버린 기폭제에 대해 강렬하게 물음을 던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바탕으로 한 이창동 감독의 8년만의 신작이다. 그의 다섯 번째 칸느국제영화제 진출작으로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가 함께했다.
2018년 5월 17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