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힌츠페터 스토리
5.18 Hinzpeter Story , 2018
지난 2017년 개봉하여 많은 관객의 호응을 얻었던 <택시운전사>의 또다른 주인공, 위르겐 힌츠페터가 실제로 1980년 5월 촬영했던 기록이다. 언론의 통제로 철저히 외부와 차단되었던 광주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광주 시민들이 어떻게 독재 정권과 맞서 싸웠는지, 꾸며내지 않은 모습 그대로의 기록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독일인 외신기자다. 그는 대한민국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세 차례에 걸쳐서 광주 잠입을 시도했다. 그가 카메라로 촬영한 기록에서는 당시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조금의 과장이나 요약도 없이 생생하게 보여준다.
<힌츠페터 스토리>의 포스터 또한 눈길을 끈다. 당시 신문사는 계엄군의 언론통제 때문에 광주의 실상을 외부에 알릴 수 없었다. 기자들이 쓴 기사는 삭제되었고 그 흔적이 신문 곳곳에 남아 있다. <힌츠페터 스토리>의 포스터는 바로 그 검열당한 신문이다. 굵은 글씨로 적힌 헤드라인은 당시 계엄군의 진압이 얼마나 참혹했는지, 남녀노소 관계없이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독재정권에 맞서 싸웠는지 보여준다.
<택시운전사>는 실화를 바탕으로, 실제 인물 모티브로 만든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영화적 장치와 극적인 연출을 더한 픽션이다. 반면 <힌츠페터 스토리>는 외신기자로서의 힌츠페터가 직접 촬영했던 영상물의 기록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5. 18 광주 민주화 항쟁이라는 같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지만 접근 방식이 다르다.
<택시운전사>의 김만섭은 실제로 힌츠페터를 광주까지 태워 준 택시 운전사 김사복을 모티브로 탄생한 인물이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서민으로 묘사되는 김만섭과는 달리, 김사복은 외국어가 유창하여 외국인 바이어들을 주로 태우던 고급 택시 운전사였다. <택시운전사>가 관객들의 몰입을 높이기 위해 평범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힌츠페터 스토리>에서는 실제 인물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힌츠페터는 광주 내부의 모습만 촬영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가는 길 또한 카메라에 섬세하게 담아냈는데, 넓은 도로에 차량이 단 한 대로 없는 광경이 을씨년스럽다. 검문소에서의 숨 막히는 현장 또한 힌츠페터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광주시민들은 힌츠페터가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외부에 알려 주기를 원했다. 시민들은 카메라를 환영했고, 촬영에 협조적이었다. 실제로 힌츠페터가 트럭 위에서 목격한 시위자들 중에는 불과 며칠 후에 사망한 사람도 있었다.
광주시민들은 당시 언론이 보도했던 것처럼 공산당, 빨갱이, 폭도가 아니었다. 가족과 형제 자매, 친구가 있는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그들이 독재정치에 맞서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자 한 이유는 지극히 정당하고 또 당연했다.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할 군인들이 죄 없는 시민들을 상대로 무자비한 학살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참혹하고 무자비한 현장을 담아내는 동안, 힌츠페터는 많은 눈물을 흘렸고 무척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면서까지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린 이유는, 그것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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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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