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투게더
Happy Together, 2018
사람들은 누구나 꿈을 갖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신은 그 자리를 모두에게 허락하지 않는다. 공평한 기회도 제공하지 않을뿐더러 능력 위주로 줄을 세우는 것도 아니다.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라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은 실패한 자들을 향해 내뱉는 조롱에 불과할 뿐이다. 모든 결과가 노력에 의한 대가라면 차라리 납득은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소수의 선택받은 인간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엑스트라에 불과하다. 주인공의 삶을 동경하며 자신의 꿈은 포기한 채 오직 살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모두가 자기 위주로 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비록 자신이 꿈꾸던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그들은 자기 인생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인생의 주인공이다.
영화 해피투게더는 색소폰 연주자라는 다소 대중적이지 않은 직업을 가진 인물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한때 잠시나마 차인표가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통해 색소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적은 있었지만, 색소폰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보기 힘든 물건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의미에서 색소폰은 매우 중요한 오브제라 할 수 있다. 그들에겐 매우 소중한 꿈을 이루는 물건이지만, 대중들에겐 낯선 물건이다. 그래서 그 사이엔 약간의 거리감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그런 꿈을 꾸는 것을 이상하다 생각하고 그만 포기하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홀로 아들을 키우며 성인들의 놀이터 국빈관에서 색소폰을 부는 강석진(박성웅)은 마치 꿈을 포기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가 색소폰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그것은 그의 고집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그를 바라보는 이들은 모두 그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색소폰은 던져두고 현실적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그 꿈은 결코 이뤄질 수 없는 무모한 도전일 뿐이라고..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그 모습은 결국 우리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봤던 이미 실패한 꿈을 포기하지 못하던 그 순간의 고집을 그의 모습에서 느꼈을 것이다. 분명히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는데, 조금만 운이 따라준다면, 누군가 내 손을 잡아준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나 결국에는 고집을 꺾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고 만다.
결국 강석진의 꿈은 아들 하늘(최로운)에게로 이어지며 그가 대신 이어받게 된다. 하지만 하늘이 색소폰을 부는 이유는 다른 것에 있다. 그것은 아버지와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간 엄마를 다시 만나기 위함이며, 배를 타고 나갔다가 실종된 아버지를 다시 만나기 위함이다. 물론 그에겐 강석진의 노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 그의 재능은 어쩌면 강석진이 색소폰을 놓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벽을 아들에게서 느꼈을지도 모르니까!
영화의 전반부는 강석진이 주도한다면 후반부는 박영걸(송새벽)이 이끌어나간다. 초반의 잔잔했던 드라마는 석진의 실종 이후 여러 인물들이 등장, 새로운 사건들을 만들어낸다. 물론 그 사건들은 다소 뻔해 보이는 흐름 속에서 진행되며, 결말 또한 우리가 많이 봐왔던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배우들의 연기력에 비해 살짝 진부한 스토리는 결국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라 생각된다.
우린 누구나 꿈을 꾸며 살아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채 엑스트라로 존재한다. 그러나 우린 결국 자기 인생의 주인공들이다. 강석진이 자신은 이번 생의 주인공이 아니라 말했을지라도, 그 역시 그가 살아가는 세상의 주인공이다. 그는 그의 인생에서 자신의 역사를 써내려간,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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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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뻣뻣한 태도 탓에 인기 없는 밤무대 색소폰 연주자인 아빠(박성웅), 주변에서 ‘예술가’라는 비아냥을 듣곤 하지만 세상에서 아빠가 가장 좋고 아빠가 최고의 색소폰 연주자라고 말하는 아들(최로운) 덕분에 오늘도 힘내 본다. 세상에서 둘밖에 없는 아빠와 아들의 애틋한 사연을 담은 <해피 투게더>는 이렇듯 따뜻한 가족 영화를 표방한다. 극의 전체적인 만듦새만 놓고 본다면 썩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다. 뚝뚝 흐름 끊기는 서사와 극 전반을 꽉 채운 과잉 감정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아빠 박성웅과 아들 최로운 그리고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준 삼촌 송새벽까지 직접 색소폰 연주를 소화해 낼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한 노력과 영화를 향한 애정이 돋보인다. 촘촘하게 꽉 짜여 쫄깃하게 몰아붙이는 영화도 좋겠지만, 가끔은 <해피 투게더> 같이 느슨하고 따뜻함을 앞세운 영화는 어떨까. 김정환 감독이 연출했다.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