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
February
김중현 감독이 자신의 두번째 장편 <이월>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이미 자신의 첫번째 장편인 <가시>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았기에 이번 작품 역시 큰 기대를 모았다.
영화 <이월>은 돈에 쫓겨 오갈 데 하나 없는 주인공 민경이 여러 집을 전전하며 겪게는 상황들 속에서 느끼게 되는 주인공에 대한 의아함과 연민을 통해 현실적인 공감을 끌어낸 작품이다.
컨테이너에서 생활을 하는 민경. 살고 있던 집이 있었지만 수감중인 아버지의 합의금이며, 영치금이며, 돈을 보내주느라 보증금을 다 써서 들어갈 수가 없다. 돈이 없는 민경은 도둑 강의까지 들으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중, 친구 여진이 살고 있는 집을 찾게 되는데, 여진은 한때 민경과 함께 살았던 룸메이트로 우울증을 앓아 몇 번의 자살 시도를 했던 적이다. 그 영향으로 현재는 시골로 내려와 요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전과 달리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는 여진. 친구 사이임에도 그녀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며 민경은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그러다 여진의 동생이 집을 찾고, 여진이 안좋았을 당시 그녀를 이용해 이익을 착취하려 했던 민경의 과거가 밝혀지며, 민경은 곧바로 집을 뛰쳐 나온다.
오갈 데가 없어진 민경은 다시 컨테이너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민경을 기다리고 있던 진규. 그는 민경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약간의 용돈을 주는 사이인데, 컨테이너에 처량하게 있던 민경의 모습을 안쓰럽게 여겨 자신과 함께 살 것을 권유한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안좋은 일이 겹친다거나 하여 일이 너무 풀리지 않을 때 우선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무엇이 문제인가를 고민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문제를 개선 했다고 생각했음에도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원인을 주변에서 찾게 된다.
민경을 보면 왜 그럴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녀가 처한 상황이 안쓰러운 것도 있다. 가지고 있던 돈을 수감 중인 아버지 합의금이나 영치금 명목으로 보내는 바람에 집 보증금도 날려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돈이 없어 도둑강의를 들으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가 않다.
분명 본인이 잘못한 것은 없어 보이는데, 그녀는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안쓰럽고 처량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지는 않기에 기이한 민경의 캐릭터를 흥미롭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분명 그런 그녀에게도 변화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본인 스스로가 포기한것이나 마찬가지다.
만두 가게에서 일을 하던 민경이 도둑으로 몰려 나가게 될 때, 단순한 헤프닝인 줄 알았지만 사장의 말이나 민경의 행동으로 봐서 한 두번 해 본 솜씨가 아닌 것 처럼 너무 자연스러웠고, 무작정 찾아온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주던 여진의 호의도 민경은 그저 질투 가득한 모습을 바라봤다.
여진의 경우에는 이전에 민경이 했던 행동들을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따뜻하게 맞아 줬음에도 중간중간 민경이 보여줬던 행동들은 스스로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행동처럼 보였다. 마치 왜 나만 빼고 행복한 걸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민경은 주변 사람들을 보며 질투심 혹은 열등감을 느낀 것 같다.
그런점들을 봤을 때 민경을 찾아갔던 것은 자신의 비참한 삶 보다 더 안타까운 삶을 살았던 여진의 모습을 보며 위로 받고 싶었으나 그 반대의 상황을 보니 질투가 나고 피해의식이 생겨났는지 모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해 할 수 없는 순간들이 많다. 사람들의 경우에도 주변에서 이해 할 수 없지만 각자가 가진 사연이라는 것이 있다. 민경이라는 캐릭터만 봐도 안쓰럽지만 그녀의 행동이 전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살아남기 위해 이기적으로 변했고 동정 받기 싫어 더 미운 짓을 하는 열등감 가진 캐릭터.
감독은 그런 민경을 관객들이 이해해줬으면 했고, 각자가 갖고 있는 사연들이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에 그들을 그저 외면하기 보다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조그마한 메세지를 남겨주기를 바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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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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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쿠로쿠마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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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을 벗어났지만 봄이 오기 전 2월에 체감하는 추위는 한겨울 한파 못지않다. <이월>은 죄책감 없이 돈을 훔치고 친구를 시기하고 육체관계를 통해 용돈을 버는 공시생이 준비하는 직렬이 사회복지직이라는 점에서 유추되듯 2월이 지닌 아이러니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영화는 과감하게 현실의 벽에 돌진해 부서지지도 그렇다고 영리하게 우회하지도 못하는 주인공을 상당히 파편적으로 묘사한다. 때문에 착함과 못됨, 올바름과 그름 사이의 경계를 갈팡질팡하며 수시로 넘나드는 인물의 내면 심리를 미루어 짐작할 부분이 상당하다. 하지만 <이월>은 짠하고 의젓한 소년과의 교감을 통해 주인공의 여린 속살을 드러내 결국 애정 어린 시선으로 끝까지 지켜보게 하는 서사의 힘을 지녔다. 특히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엔딩에서 이월 추위 끝에 만나는 삼월의 따뜻한 햇살을 발견한다. 독립영화 <가시>(2011)로 주목받았던 김중현 감독 작품이다.
2019년 1월 28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