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공연을 진두지휘하는 디제이를 꿈꾸는 ‘민규’와 그림 그리는 게 좋아 미술을 하게 된 ‘시은’은 예술을 추구하는 서로를 아끼고 사랑한다. 하지만 그런 자신들의 노동 가치를 손쉽게 무시하는 사회 앞에서 굳건하던 자신들의 관계마저 흔들림을 느낀다. <내가 사는 세상>은 근로계약서 한 장 쓰기 어려운 예술업계 청년들의 삶을 대변하는 노동 영화다. ‘나도 힘들다’며 앓는 소리를 내던 사장은 근로계약서를 쓰자는 말에 해고로 대응하고, ‘꼬뮨’이라는 이름의 클럽을 운영하는 사장은 공연계약서를 쓰자는 말에 빨갱이라며 격분한다. 고용주라는 이유로 고용인의 노동 가치를 후려치고 인격모독까지 서슴지 않는 풍경이 어쩐지 낯설지 않다면, 당신 역시 영화 속 세상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공장 노동자를 주로 다뤄온 기존 노동영화와 달리 예술계에 몸담은 젊은 세대와 접점을 찾은 작품으로 전태일 47주기 대구시민노동문화제,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민예총 대구지회가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수성못>(2017)의 유지영 감독이 미술학원 원장으로 출연하는 등 대구 지역 영화인이 합류했다.
2019년 3월 5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