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Jealousy Is My Middle Name , 2002

소개할 영화 <질투는 나의 힘>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두 번씩이나 한 남자에게 빼앗긴 원상(박해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청춘과 사랑, 질투에 관한 기형도의 시 질투는 나의 힘 의 마지막 구절이다.
덧없이 흘러가는 청춘의 시간과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불안정한 생활을 한탄하는듯한 구절은 흡사 세파에 휘둘려 자아를 찾지 못하는 주인공 원상의 삶과도 닮아있다. 원상은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는 20대 후반의 청년으로 문학잡지사에서 편집장으로 근무하는 한윤식(문성근)에게 질투와 동경, 호기심이 혼재된 복잡한 감정으로 다가서며 영화는 시작된다.
연적(戀敵)과 동행
영국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원생 원상은 잡지사에 일하고 있는 친구 정운의 일을 도와주기 위해 방문했다가 연재중인 외국작가 특집 코너를 맡게 된다. 잡지사의 편집장 윤식은 원상의 애인 내경이 사랑하는 사람으로 원상과 내경이 헤어진 이유도 바로 윤식 때문이었다.
애인을 빼앗긴 원상이 연적관계에 있는 윤식과 함께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복수심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는 관객뿐 아니라 연인이었던 내경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행여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내경은 원상을 만나 잡지사를 그만두라고 하지만 내경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자신의 고집을 굽히지 않는다.
윤식의 운전기사를 자처하면서까지 윤식과 친분관계를 유지하려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남자인 자신이 보아도 호감이 갈정도로 매력적인 남자라는 사실이다. 사회적 지위와 학식, 교양 개방적인 성격까지 자신과는 정반대의 성격의 윤식은 내경을 차지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원상이 좋아하는 사진작가 성연까지 넘보게 된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성연과 윤식이 가까워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순박해 보이는 원상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윤식과의 잠자리를 마다하지 않는 성연에게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려보지만 성연은 원상의 어수룩함을 비웃듯이 윤식과의 관계를 이어나간다.
선망의 감정. 또 다른 이름 질투
원상이 좋아하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편집장 윤식을 좋아하고, 윤식은 이들과의 관계를 진실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런 윤식을 곁에서 지켜보면서도 원상은 결코 그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윤식의 행동을 모방하거나 동조 하는듯한 행동을 보여준다. 내경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좋아하는 성연의 선택에서도 그렇듯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고, 모든 것을 타인의 감정에 내맡겨 놓은 채 방관만 하다 모두를 잃고 마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은 내가 사랑하지 않는다. 하숙집 딸 혜옥(서영희)과의 관계 또한 성연이 윤식과의 잠자리를 거부하지 않는데 따르는 불만의 표시이자 자신의 욕망을 분출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였다.
부인이 있으면서도 여러 여자와 관계를 맺으며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윤식과, 혜옥을 대하는 원상의 모습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자신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향한 동경과 선망이 의식 없이 그를 추종하게 만들고 남, 녀 간의 관계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표현된다.
윤식의 행동에 화가말법도 하지만 원상은 윤식과 자신을 동일선상에 놓는 것으로 위로 받고 현실과의 타협이라는 방법을 통해 사랑보다는 기득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받고 싶어한다.
영화는 남녀간의 사랑과 질투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보다 윤식과 원상이라는 캐릭터에 집중하며, 질투라는 감정이 사랑의 상실로 인한 심리적 갈등이라기 보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인 능력을 숭배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감정의 변화라고 애기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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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하게 그린 로맨스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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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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