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는 비밀
Todos lo saben, Everybody Knows

헐리우드의 스릴러와는 달리 유럽의 스릴러는 자연스러운 인간 감정 위에 위선과 위악을 하나씩 벗겨가면서 맨얼굴을 끝내 들여다보게 하는 강제성이 있다. 이제는 흔해빠진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의 모습에서 헐리우드는 상투적인 캐릭터에 기대지만 유럽 스타일은 꽉 짜여진 스토리 안에서 자연스러운 서스펙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그런 정성으로 차라리 직접 복수를 하지… 하는 답답함도 있고 전시되는 단서들을 토대로 관객에게 추리 게임을 제안하는 도전도 있지만 결국 끝에 가서는 다소 허무해지는 헐리우드 영화들 사이에서 이 영화 <누구나 아는 비밀>은 중심을 잃지 않고 결말까지 숨막히게 달려간다. 과연 누구나 아는 그 비밀은 대체 어떤 비밀일까?

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는 여동생 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아들과 딸을 데리고 마드리드로 출발한다. 남편 알레한드로는 일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하여 영상 통화를 통해 처제에게 직접 양해를 구한다. 집안의 흥겨운 축제가 시작되면 일가친척들의 축하 속에서 결혼식 파티가 춤추고 노래하며 경쾌하게 진행된다. 행복해하는 여동생 부부와 가족들의 축하는 밤까지 이어지는데 갑자기 정전이 된다. 이 흥겨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 촛불을 켜고 파티를 계속하는데 라우라의 어릴적 친구였던 파코(하비에르 바르뎀)이 발전기를 가져와서 전기를 돌려 불을 밝힌다.
라우라는 파티 중간에 미리 잠자리에 들었던 아이들을 살펴보기 위해서 집안에 들어가 보는데 딸 이레네가 없는 것을 발견한다. 자다가 잠시 어디로 갔나 이리저리 살펴보는 와중에 라우라에게 문자가 온다.
딸을 납치했고 만약 경찰에 알리면 죽이겠다.

이레네의 침대 위에는 이전에 납치사건에 대한 기사가 나와 있는 신문이 놓여져 있고 끝내 사망한 것으로 결말이 난 뉴스인데, 문자와 함께 이 신문을 발견한 라우라는 진짜 이레네가 납치를 당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대체 왜? 무슨 이유로? 납치를 했을까?
가족 경조사에 일어난 이 불행한 사건은 이제부터 가족들이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으로 번져가고 남편 알레한드로도 급히 항공편을 알아보고 오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납치범들의 요구사항은 바로 돈. 30만 유로의 몸값이다.

사건은 일어났고 아이를 찾기 위해서 라우라는 발버둥치면서 라우라의 가족들이 가진 숨겨진 진실들이 서서히 들어난다. 축제의 웃음 뒤에 숨겨진 가족들의 말 못할 진실과 맨얼굴들. 거기에 바로 영화 제목인 누구나 아는 비밀이 결국 드러나게 되는데…
하비에르 바르뎀이라는 걸쭉한 배우와 페넬로페 크루즈의 출중한 연기는 스릴러 드라마라는 장르를 아주 매력적인 장르로 바꾸어 놓았다. 고향에 들어서며 만나는 일가친척들의 등장은 마치 연극 무대 위에 쏟아져 나오는 피날레처럼 흥겹고 경쾌하며 유럽의 결혼 축제를 엿보는 관광 느낌을 전해준다. 축하의 의미로 쌀을 던지는 것이나 전기가 나가도 파티를 종료할 생각을 안하고 이 좋은 날 좋은 기분을 끝까지 가져가려는 유럽 사람들의 마인드는 동양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런 흥겨운 분위기는 영화 초반까지 느긋하게 이어지는데 이레나가 납치되면서 영화는 한순간 밝은 분위기에서 어두운 그늘로 확장된다. 어릴 적 큰 농장을 경영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살아왔던 라우라의 과거는 지금도 이어지는 인연들에 결혼을 했어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말하고 있고 또한 과거의 연인이었던 파코와의 추억도 결국에는 지금의 사건을 함께 만나게 되는 결말로 이어진 것이 영화 중반에서 외연이 확장되면서 드러나게 된다. 가장 가깝고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관계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쉽게 저버릴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고, 낙심하고, 실망하는 단계로 이어지는 것을 가면을 벗기듯 마주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위에 언급했듯 꽉 짜여진 스토리 안에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심리 리얼리즘의 좋은 증거이다. 만약 몸값을 받아내기 위한 납치였다면 딸이 아니라 아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 더 쉬었을텐데 왜 범인들은 굳이 큰 딸을 납치한 것인지부터 생각해보면 영화 후반에 드러나는 비밀은 이제부터 파코가 해야할 일을 가늠하게 한다.
그리고 결말까지 이어지는 파코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아는 비밀에 대한 유니크한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아마 다시 알게 될 것이다. 누구나 아는 비밀은 그냥 비밀이 아니라 말하지 못하는 암묵적 동의의 사실이라는 것을.

칸 영화제 개막작이라는 타이틀은 한 편의 영화가 차지하는 위치를 말해준다. 그만큼 책임도 져야하고 부담도 되는, 개막작 선정은 전적으로 막중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 <누구나 아는 비밀>은 그런 무거운 짐을 가뿐히 짊어지고 쾌적한 출발을 선보였다. 이미 검증된 영화이므로 기꺼이 즐길 마음으로 감상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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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바르뎀 팬
스릴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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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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