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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문이 열린다 (2019)

조회수 10,174

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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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도시 외곽의 공장에서 일하는 ‘혜정’(한해인)은 남들 다 하는 연애조차 생각할 여유가 없다.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던 ‘혜정’은 이유도 모른 채 자신의 방에서 유령이 되어 눈을 뜬다.
유령이 된 ‘혜정’의 시간은 하루하루 거꾸로 흘러,밤의 문의 끝에서 마침내 ‘효연’(전소니)을 만난다.
"내일이 없는 유령은 사라지지 않기 위해 왔던 길을 반대로 걷는다.
잠들어 있던 모든 어제의 밤을 지켜 본 후에야 걸음을 멈춘다”
* 출연진의 다른영화 :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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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문이 열린다

Ghost Walk,2019

 

 

 

만일 누군가 죽음 직전에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된다면, 혹은 사망 직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짧게나마 주어진다면 그들은 분명 그 순간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이승에 두고 온 것들을 그리워할 것이다. 단지 잘 먹고 잘살았던 과거의 기억에 대한 후회만이 아니라 자신이 하지 못했던, 할 수 없었던, 혹은 아주 사소한 실수나 잘못까지도 그들에겐 미련의 조각으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린 현재를 살아가면서도 매번 후회를 거듭하며 살고 있다. 그러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해봤자 이미 시간은 흘러가버렸으며 그 누구도 그것을 되돌리진 못한다. 마찬가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 또한 (가능성의 여부와 상관없이) 하지 못했기 때문에 후회로 남아버리고 만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린 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쉽게 바꾸지 못한다. 인생은 짧으니까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해봤자 그 의지는 오래 가지 않는다.

 

 

 

 

 

밤의 문이 열린다는 죽은 자가 자신의 영혼을 통해 과거를 확인하며 자신을 죽인 범인이 누군지, 그 사건의 진상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영화다. 주인공 혜정(한해인)은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다 아주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하고 마는데, 그녀의 죽음은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사채꾼 전광식(이근후)의 죽음과 매우 흡사하게 이뤄진다. 그렇기에 연쇄살인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지만 영화는 그 어떤 정보도 쉽게 제공하지 않는다. 그저 시간을 돌려보면 알게 될 것임을 암시라도 하듯 텍스트로 계속 날짜만 확인시켜줄 뿐이다.

 

 

 

 

 

혜정은 본인 스스로 혼자가 낫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만, 실상 그녀는 혼자가 아닌 삶을 살고 있다. 직장에는 동료들이 있고 집엔 룸메이트 지연(이자민)이 있다. 다만 그녀는 대화가 서툴고 사람을 상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듯하다. 여자 정혜처럼 남자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 듯 보이지만 그녀는 외로움을 동반자로 선택한 것처럼 보인다. 혼자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런 삶에 익숙해져서 그렇게 믿게 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죽은 영혼으로 등장하며 이야기는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녀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그녀의 시간은 계속해서 어제로 돌아간다. 오늘을 경험한 다음날은 내일이 아닌 어제가 되며, 오늘의 기억은 어쩌면 어제의 기억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물론 그것이 타임머신 효과가 있어서 현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며, 그녀는 그저 자신의 기억을 간직한 채로 어제로의 시간여행만 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범인의 정체는 영화 중반까지도 그렇게 중요한 문제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것은 별 단서 없이 흘러가게 만든 영화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누굴 범인으로 설정했다 할지라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면 아마 대부분은 그녀를 보며 분노하고 쌍욕을 내뱉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전광식을 죽이면서 시작된 도미노는 결국 그의 딸마저 죽게 만들고, 정말 황당하게도 혜정의 목숨마저 앗아가기 때문이다. 오직 그녀의 잘못으로 발생한 일이기에..

 

 

 

 

 

혜정과 별 관계도 없는 인물이 단지 언니의 부탁(동생의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빌려달라)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물론 돈을 빼앗기 위함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거나 이 영화의 범인은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돌려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체 왜, 어떤 이유로 저렇게 모두의 삶을 망가뜨려버린 것인지.. 그녀의 삶은 대체 무슨 이유로 그렇게 엉망이 되어버린 것인지..

 

 

 

 

 

조금은 독특한 느낌의 영화라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지만 너무 정적인 탓에 살짝 아쉬움도 남았던 영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어린 소녀가 홀로 쓸쓸히 죽어가는 본인을 지켜보다 사라지는 장면이 아니었을까 싶다. 차에 치이고, 연락이 없는 아버지를 기다리고, 모르는 사람에게 도와 달라 말하지만 무시당하고.. 점점 늘어나고 있는 나홀로족(혼족)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독립영화 좋아하는 사람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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