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 바디
Our Body,2018

영화 <아워 바디>는 한가람 감독의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공식 초청 받으며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 특히 세계 5대 영화제 중의 하나인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2회의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가장 먼저 호평을 받았으며, 제43회 홍콩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한국 영화 100주년’ 부문에 초청, 상영되기도 했다. 이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 후보에 올랐고 주연으로 분한 배우 최희서가 동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며 기대를 모았다.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최희서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로 2017-2018년 대종상영화제와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휩쓴 바 있다. 극중 박열의 아내 후미코를 분해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필자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가람 감독은 “미묘한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 역할인데 최희서 배우의 얼굴에 그런 감정 표현이 잘 드러나는 점이 좋았다”라고 최희서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최희서가 분한 ‘윤자영’은 8년 차 고시생이다. 시험에 붙지 못한지 8년, 나이는 31살이다. 공부하느라 앉아만 있어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자영은 문득 책상 앞에 앉은 스스로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공부를 포기한다. 시험을 보러 가지도 않는다. 그리고 현주를 만난다. 동네 계단을 오르기도 버거울 만큼 몸이 망가진 자영과는 달리 현주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달린다. 자영은 달리는 현주의 모습을 보고 강한 자극과 동경을 느끼고 달리기를 시작한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무겁다. 영화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한 여성이 달리기를 통해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고 목표를 만들어가는 영화가 아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현실의 압박과 구속에 밀려 인생의 낭떠러지에 선 주인공이 어떻게든 살아보려 발버둥 치는 영화다. 영화에서 달리기는 주인공의 마지막 희망이자 삶의 이유다.

끊임없이 성과를 요구하는 사회.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스펙을 쌓아야 하고 취직에 성공해야 한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인턴을 거쳐 정직원까지 가는 길에 놓인 무수한 테스트들. 시대의 젊은이들은 끊임없이 무언가 하도록 요구받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노력이 언제나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니다. 자영도 그렇다. 8년을 공부했지만 시험에 떨어졌다. 자영이 쏟아부은 8년의 노력은 남지 않는다. 허공으로 흩어져 사라질 뿐.

하지만 달리기는 다르다. 우리의 몸은 다르다. 달리기는 달리는 만큼 기록되고 남는다. 5km를 달렸으면 5km, 10km를 달렸으면 10km다. 몸도 마찬가지다. 극 중 자영의 달리기 친구로 나오는 민호가 이런 말을 한다. “몸은 내가 노력한 만큼 보여주잖아. 그냥 그게 좋더라고.” 이 대사가 곧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달리기와 우리 몸이 가진 정직함. 사회의 부조리함과 온갖 잡스러운 요구들에 매몰된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사담으로 영화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필자는 체육전공자로 운동을 좋아한다. 그리고 우연히도 이 영화를 보기 2주 전부터 오전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공감 여부를 떠나 달리기를 시작해볼까 하는 충동이 들 것이다. 그럼 무조건 시작해보기를 권한다. 어쨌든 달리기는 정직하고,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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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지친 2030들
최희서의 섬세한 연기가 궁금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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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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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과 패배 의식에 젖어 있던 ‘자영’(최희서)을 달리기의 세계로 인도한 것은 멋진 신체를 가진 ‘현주’(안지혜)가 내뿜는 자신감이었다. 그런 친구 역시 거듭된 실패로 괴로움에 침잠해 있다는 것을 목격한 순간 ‘자영’이 느낀 감정은 안도감일까 안타까움일까. <아워 바디>는 달리기를 시작한 여성이 경험하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차분하게 따라가는 내밀한 성장기이다.운동이 건강 추구를 넘어 때론 강박이 되기도 하고, 건강한 육체가 정신의 성장을 담보하지는 않는 법이다. <아워 바디>가 달리기에 입문한 초보자가 느끼는 몸의 변화와 이에 따른 희열에 초점을 맞췄다면 좀 더 명료하면서 보편성을 확보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안주하지 않는다. 성장 속도 차로 벌어진 몸과 마음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는 과정에 주목한 영화는 훌륭하게 완성돼 가는 육체를 따라잡고자 정신 역시 부단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려 한다. 때론 돌출되고 뜬금없는 인상이지만,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과감하게 던진 용기에 손들어 주고 싶다. 단편 <장례난민>(2017)으로 주목받은 한가람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019년 9월 25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