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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란다스의 개 ( 2000 )

조회수 2,593

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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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2000년대의 상상력! 2000년대의 코메디!!



조용한 중산층 아파트, 백수와 다름없는 시간강사 고윤주(이성재 분)는 개소리에 괜히 예민해져서 방바닥에 엎드려서 소리를 들어보고 천장에서 소리를 들어보려고 하지만 개소리의 진원지를 알지 못한다. 할 수 없이 평소대로 버려도 아무도 안주워갈 슬리퍼에 츄리닝을 입고 밖으로 나가 분리수거를 하고 터덜거리며 들어오던 중 바로 옆집 문앞에 서 있는 강아지를 발견한다. 윤주는 그 개를 납치, 지하실로 뛰기 시작한다.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지하실에 가둬버리는 윤주.
한편 아파트 경비실엔 경리 직원 박현남(배두나 분)이 있다. 그날도 지루하게 낱말맞추기나 하고 있는 현남에게 꼬마 슬기가 삔돌이를 찾는 전단을 가지고 온다. 온 동네에 전단을 붙이는 현남. 어쩌면 교수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안고 한잔한 윤주. 집에 돌아와 임신한 아내의 배에 대고 속삭이고 있는데,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린다. 급하게 달려나간 아파트 사방에 강아지 찾는 전단이 붙어있고 이렇게 써 있다. "특징: 성대수술로 짖지 못함". 그러나 지하실의 강아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신경질적인 목소리의 주인이 아래층에 사는 할머니의 강아지임을 알게 된 윤주는 호시탐탐 그 개를 노리는데.
점점 늘어가는 강아지 실종사건. 사건이 마구 번져 가는 듯 보이던 어느날, 친구 뚱녀에게 들은 현남은 망원경을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가 건너편 옥상에서 한 사내가 개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 용감한 시민상을 타서 텔레비젼에 출연하는 것이 꿈인 우리의 현남.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뚱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사내를 쫓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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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란다스의 개

A Higher Animal , 2000

 



 

 

봉준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는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연쇄적으로 강아지가 실종되는 사건을 다룬 영화로, 교수를 꿈 꾸고 있는 백수 윤주(이성재)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현남(배두나), 아파트 경비원 변씨(변희봉)를 등장시켜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그 속에서 코믹한 장면들을 연출해 낸다.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등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하며 지금이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2000년 소개할 영화 <플란다스의 개>가 개봉할 당시만 해도 봉준호 감독은 <지리멸렬> 이라는 31분 짜리 단편영화 한 편을 발표한 신인감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31분 이라는 짧은 프레임 속에서도 그만의 독특함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거침이 없었고 <플란다스의 개>를 거치면서는 등장인물에 상징성을 부여하고 스토리에 은유적인 표현방법을 대입하는 등 봉준호만의 색깔을 입혀 나가기 시작한다.

 

 



 

 

이 영화 이후에 발표한 작품들은 완성도 뿐만 아니라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대중으로 부터 봉준호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만들었는데 플란다스의 개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소재가 빈약한 탓이었는지 그리 관심을 끌지도 못하고 평단으로 부터도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그저 평범한 일반인들의 이야기가 무슨 재미가 있을 것이냐고 하겠지만 영화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봉준호 감독만의 독특하고 기발한 생각으로 부조리한 사회를 풍자하는 장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숨은그림찾기 하듯이 감독이 연출한 장면들을 분석하며 그 속에 담긴 상징성을 찾으려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즐기다보면 그의 생각이 각각의 인물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문과대 출신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한 윤주는 매번 교수 임용시험에 낙방하여 실의에 빠져있던중 살고있던 아파트 단지내에서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리자 신경이 날카로워 진다. 임신한 몸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를 대신하여 집안일을 하고 있지만 교수가 되고자 하는 그의 꿈을 아직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다.

 

강아지 짖는 소리를 견디다 못한 윤주는 어느날 복도에서 옆집 강아지를 발견하고 지하실에 감금하게 되는데 강아지를 찾는 아이가 붙여놓은 전단지에는 성대수술을 해서 짖지를 못한다고 적혀있는 것이다.

 

 



 

 

홀로 사는 할머니의 애완견조차 윤주에 의해 납치되자 관리실에 근무하는 현남은 친구 장미와 함께 실종된 강아지를 찾아 나선다. 얼마전 새마을 금고 여직원이 강도를 맨손으로 잡았다는 뉴스를 접하고 자신도 강아지를 납치한 범인을 잡아 영웅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짖어대는 강아지를 처리하기 위해 시작된 범죄는 경비실 변씨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게 되었고 현남은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오로지 범인잡는 일에만 몰두한다. 한편 윤주는 임신한 아내가 강아지 순자를 데려오자 어쩔수 없이 키우게 되는데 어느날 순자가 실종되자 경비실 변씨를 의심하고 그를 추궁하게 된다.

 

 



 

 

동화속 <플란다스의 개>에서는 그림을 좋아하는 소년 '네로'와 그의 애견 '파트라슈'가 등장한다. 가난해 밥을 굶게 되는 상황속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정의를 택한다는 내용인데, 영화 <플란다스의 개>에서는 동화속 이야기와 정반대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윤주가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1.500만원 이라는 돈을 교수에게 갖다 바치며 불의와 손쉽게 타협을 하는 것이다.

 

학창시절에는 민주주의를 외치며 정의롭게 살고자 했던 윤주도 임신한 아내와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어쩔수 없이 부조리한 현실과 타협할수 밖에 없었고 과거 정의로운 세대로서의 자존감은 이미 내 팽개쳐 버린 것이다. 하지만 현남의 경우는 자신의 삶이 지루하고 힘들어도 은행강도를 물리친 여직원 처럼 영웅이 되고 싶어 옥상에서 강아지를 죽이려고 했던 윤주를 미친듯이 쫒아가 잡으려 했다.

 

진짜 범인 윤주는 잡지 못하고 엉뚱하게도 아파트 지하 보일러실에서 숨어살던 부랑자 최씨를 범인으로 몰아 경찰에 넘기게 된다. 그러나 현남에게 돌아온것은 강아지의 죽음을 슬퍼하던 할머니가 죽기전 남겨놓은 무 말랭이 한 보따리와 직장을 잃게 된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윤주와 현남, 이 두 주인공은 정의와 부패라는 단어를 설명하기위해 등장시킨 케릭터로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자신의 꿈을 이룬 윤주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결국 많은것을 잃고 마는 현남을 정면으로 대치시켜 선과 악 이라는 기준을 제시하고 그 선택을 각자의 몫으로 남겨놓았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숲을 바라보던 윤주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 숲은 바로 정의로운 사회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곳으로 불의와 타협한 윤주는 강의실의 암막커튼으로 가린채 회피하고, 현남은 모든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그 숲속을 향한 거침없는 도전을 계속 이어나간다.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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