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2020

개인의 사생활은 어디까지 보호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그들을 여러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기능의 문제와도 대치하고 있다. 가령 공공장소에 달아놓은 CCTV에 누군가가 찍히는 것은 그것만으로 문제를 삼기는 어려울 수 있겠으나, 나에게 어떤 사건이 발생하여 그것을 열어볼 경우! 그래서 그 안에 찍힌 특정 개인의 장면, 행동들을 내가 관찰 또는 목격하는 행위는 영상에 찍힌 당사자들에겐 기분 나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그것이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일 경우에는 더욱 곤란해질 수도 있다. 또한 그런 개인의 모습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퍼지게 된다면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농후한데..

영화 CCTV는 배우 곽도원의 이름을 보고 선택하는 이들도 꽤 많을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오히려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에 반발효과만 더 불러일으키고 있다. 차라리 곽도원의 포지션을 주연이 아닌 조연급으로 정해놨더라면, 그래서 곽도원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은 영화임을 먼저 밝히고 시작했다면 차라리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홍보를 위해서라면 곽도원의 이름이 가장 먼저 사용되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과연 이게 올바른 방식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 물론 영화 아나키스트에서 빠르게 사라져버린 장동건의 수준까지는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곽도원이라는 배우의 영향력을 넘어선다면 그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을 것이다. 설령 그의 비중이 지금보다 덜하다 할지라도 영화만 좋다면 차라리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다가 B급 감성의 호러물로 끝맺음을 한 이 영화는 어딘가 모르게 어설프면서도 실험적이다. 그래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듯한 느낌도 없진 않지만, 그것이 이 영화에 담긴 전체적인 흐름을 압도할 만큼 대단한 것은 또 아니다. 그저 하나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복수극. 그게 전부인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는 정신이 이상해진 여인(김단미)을 한 유튜버(신이지)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데 이는 다시 마지막과 연결되며 주 내용은 그들이 다루는 과거의 이야기임이 밝혀진다. 즉, 과거에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를 유튜버가 찾아와 대화를 나누며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전체 내용인데, 나머지 부족한 부분들은 카메라 혹은 CCTV에 담기는 영상들로 채워진다. 그리고 여기엔 개인의 욕망 혹은 일탈의 장면들이 담기기도 하고 마치 결코 존재할 수 없는 모습(형태)들도 함께 표현된다. 가령 CCTV에 찍히는 귀신의 모습이랄까!

그리고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의 어지러운 관계 속에서 시기와 질투를 이어가며 사건이 벌어지는 원인이 그들 사이의 문제 때문이라고 영화는 계속 강조한다. 촬영감독(곽도원)과 VJ(김연수)의 밀애를 알게 된 박사장(박기륭)의 경우 이를 이용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었지만 촬영감독이 바로 제거되며 그런 모습은 볼 수 없게 된다. 다른 인물들 역시 누군가를 죽일 수 있다는 증오심을 가득 심어두며 그들 모두 용의자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영상이 등장하며 비밀은 의외로 쉽게 풀려버리고 만다.

남편을 위한 아내의 깜짝 이벤트가 오히려 아내를 속이는 몰래카메라로 이어지며, 그 충격에 자살한 아내와 뒤를 따르는 남편의 이야기가 이 모든 살인극의 시발점이었음은 아주 쉽게 드러난다. 그리고 그들의 복수를 대신하는 인물들의 정체까지 밝혀지며 미스테리로 남아있던 부분들은 모두 채워진다. 결국 이야기의 전개는 무리 없이 잘 마무리되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살짝 아쉬움이 남을 수밖엔 없다. 이는 반전의 요소를 통해 이야기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함으로 보이지만 복수심이라는 감정을 관객들이 느끼기에는 다소 미흡했다고 본다.

차라리 범인의 정체를 보다 빨리 오픈했더라면, 그래서 그들이 느끼고 있는 현재의 감정을 관객들도 알아챌 수 있게 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미스터리적인 요소는 조금 줄지만 오히려 서스펜스적인 요소를 살리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면 호러가 지니는 그 무서움이 배가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거나 이 영화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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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공포영화 좋아하는 사람.
지금보다 젊은 곽도원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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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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