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일학년
2012

평소에는 각자의 생활에 바빠 서로에게 무관심 한듯 하지만 언제나 곁을 지켜주고 누구보다도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는 가족, 소개할 영화 <할머니는 일학년> 에서는 이러한 가족이 여러가지 형태로 등장하는데 어머니와 아들, 입양아와 아버지, 손녀와 할머니, 다문화가족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한다.
나이 70세의 범골댁(김진구)할머니와 7살 동이(신채연)가 갑작스럽게 동거를 시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영화의 흐름이 낮설지 않은 것은 2002년 개봉한 영화 <집으로...>와 극의 흐름이 유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말도 못하고 글도 못읽는 78세 할머니와 외할머니집을 찾은 7살 개구쟁이 소년의 별다를 것 없는 농촌생활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에 눈물을 흘렸고, 특별한 반전 스토리가 있는것이 아닌데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집으로...>가 잔잔한 감동을 안겨줬다면 <할머니는 일학년>은 조금은 시끌벅적한 시골의 시장을 돌아보는듯 영화에 활기가 넘쳐난다. 아들을 잃은 범골댁의 모습도 그렇고 부모를 떠나보내고 고아가 된 동이도 슬픔을 간직하고 있기 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며 활달한 모습을 보여준다.
베트남 여성 누엔(팜끼우투)이 겪는 다문화가정의 고충 들도 그러하다. 유쾌한 사람들의 투박한 사랑, 그 속엔 웃음이 묻어나는 진지함과 드러내지 못하는 숭고한 사랑이 담겨져있다.

가족이 되기 위한 과정들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오난이 할머니는 아들이 사회부기자 생활을 할때 화재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동이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혼자몸도 건사하기 힘든 칠십세 할머니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동이를 보살펴줘야 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할머니와 함께 살고싶어하는 동이를 쉽게 떠나보내지 못하고 집에 머무르게 한 것이다.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던 할머니는 편지를 발견하는데 아직 글을 깨우치지 못한탓에 무엇을 적어놓은 것인지 알길이 없다. 아들의 편지를 자신이 직접 읽어보겠다는 생각으로 한글 공부를 시작한 할머니는 동이의 도움으로 한글을 조금씩 배워나가며 깨우치게 되고, 서먹했던 동이와의 관계도 조금씩 허물어지며 아들을 잃은 아픔도 서서히 아물어져간다.

아직 학교도 입학하지 못한 동이가 알려주는 것으로 부족한 할머니는 마을 초등학교를 찾아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 틈에서 고령의 할머니가 수업을 받겠다고 하니 선생님도 황당하기만 한데 "아들이 쓴 편지를 읽어보고 죽어야한다"는 할머니의 간절한 소망을 져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에서 수업을 받게된 할머니는 드디어 한글을 조금씩 깨우치고 그동안 알지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된다. 구분하기도 힘들었던 생활용품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도 느끼고 그토록 간절하게 원했던 아들의 편지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투박함속에 묻어나는 따뜻한 사랑
영화 초반에는 한글을 배우기위해 고군분투 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웃음을 주다가, 한글을 깨우치고 난뒤에는 아들이 사고당한 이유를 일기장을 통해 알게되며 할머니는 죄책감에 시달리게된다. 동이를 입양하게 된 이유와 멀리 떨어져있지만 항상 어머니를 걱정하는 글을보며 잠시나마 아들을 오해했던 자신을 책망하고 아들이 친딸처럼 생각했던 동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범골댁 할머니가 동이에게 쉽게 정을 주지 못했던 것도 남편과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박복한 인생과도 무관하지 않다. 자신이 정을 주는 사람들을 늘 먼저 떠나보내야했던 할머니는 동이도 자신을 떠날까 두려워 곁을 내주지 못했고 그 때문에 동이와의 관계도 서먹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무뚝뚝하고 투박한 경상도 할머니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그 안에 담겨진 따뜻한 마음과 안쓰러운 우리네 할머니들의 아픔이 절절히 묻어난다. 힘들게 살아왔던 시절,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배움을 사치로 여겼던 할머니는 이제서야 자신을 위해 무언가 하려한다.
오손도손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별다른 사건없이 지리하게 연결되는데도 한시도 눈을땔수없는건 아마도 나의 할머니의 모습이 그러했고 우리네 할머니들의 힘겨움 삶이 안타까워서 일지도 모른다. 추운겨울 손주를 기다리며 웅크리고 계셨던 할머니는 행여 손자의 손이 얼었을까바 자신의 손을 비벼주며 녹여주곤 하셨다. 연탄불에 올려진 청국장 냄새가 진동하던 부엌. 아껴두었던 쌈짓돈을 손에 꼭 쥐어주며 쓰다듬어주던 할머니가 아련한 기억속에서 떠올려지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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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생각나는 가슴따뜻한 영화를 보고싶은 분
영화<집으로>를 재미있게 보신분들이라면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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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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