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소리
DURESORI : The Voice of East , 2011

영화 <두레소리>는 국립 전통예술고등학교 합창단 '두레소리'의 창단 과정을 담은 영화로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3 여고생들의 일상과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합창의 매력에 빠져들수 있는 영화이다.
2008년에 결성하고 2009년 3월에 창단공연을 가진 동아리'두레소리'는 국립 전통예술고등학교 출신으로 중앙대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학군장교로 입대하여 군악대장을 역임했던 함현상 교사의 주도적인 역할로 결성되었는데, 영화에도 자신이 출연하며 음악까지 담당하였고 실제 두레소리 3기 조아름과 4기 김슬기도 선배들을 모델로한 주인공으로 출연해 실제와 같은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준다.

출연배우들 모두가 배우라고 하기에는 부족한점이 많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와같은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연기가 극의 리얼리티를 살리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뻔히 보이는 실수 마저도 그들이 실제 주인공 이라는 사실 때문에 너그럽게 포용할 수 있게 만든다.
무엇보다 <두레소리>의 가장 큰 장점 이라면 어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기존의 하이틴 영화와는 달리 학생들의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볼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원하는것이 무엇이고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을 보다 세밀히 들여다 보게하고 그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였는지도 모른다.

전통예술고등학교 에서 판소리를 공부하고 있는 슬기와 경기민요가 전공인 아름이는 대학입시를 앞두고 내신성적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할머니가 판소리 인간문화재인 슬기는 할머니로 인하여 선생님들의 관심을 받지만 매번 할머니의 소식을 물을때마다 짜증스럽기만 하고, 부모를 잃고 이모와 단둘이 생활하는 아름이는 집안사정으로 인하여 학비가 적게드는 국립대학교에 합격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출석점수가 부족한 학생들의 급박함과 청소년교육위원회 에서 청소년 문화공연에 학생들을 참가시키라는 권고로 새로 부임한 함현상 선생님의 지도 아래 합창단을 만들어 방학중에 연습을 하게되는데, 전통음악을 공부했던 학생들에게 악보를 보며 각 파트의 소리가 어우러져야만 하는 합창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서양음악을 전공한 함현상 선생님은 국악만 공부했던 학생들과 의견차이를 보이며 문제점들이 드러나게 되는데 학생들에게 허물없이 다가서는 함선생님에게 서서히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며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던 문제아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낸다.
단지 출석점수를 얻기위해 급조된 합창단이었지만 이들은 국악과 양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냈고 함현상 선생님은 자신이 작곡한 곡으로 국악을 전공한 학생들에게 어울리게끔 재탄생 시키기도 하였다.

영화 <두레소리>에서는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화음도 좋지만 무엇보다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잠시 벗어나 자율적인 합창단 생활을 하며 진정한 배움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이런 교육적인 의미를 담고있지만 그 속에는 '두레소리'라는 합창단이 탄생 하기까지 힘들었던 과정들과 감동적인 장면들도 담겨져있어서 드라마적인 요소도 충분히 갖추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름이와 슬기가 화해를 하고 극적으로 합창단에 합류하며 부르는 노래는 그동안 소통을 거부한채 살아왔던 친구들과 가족, 선생님 모두를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하였고 단절되었던 감정까지도 교류하게 만들었다.

예술가가 되기위한 학생들의 이면에는 일반 학교의 학생들과 다름없는 진학문제라는 고민이 있었고 보장받을 수 없는 미래와 감당할 수 없는 사교육비 문제까지 그들만의 또 다른 고충과 부담들이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율적인 합창단 활동을 하며 답답했던 가슴을 터놓고 애기 할수 있었다는 것인데, 음악을 통해 대학입시 라는 압박에서 벗어날수도 있었고 공부로 인해 소홀했던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영화에도 직접 출연한 함현상 선생님은 연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의 장단과 서양악기의 음색을 아름답게 조화시켜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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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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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합지졸이 모여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내는 영화는 언제나 보기에 즐겁다. 하나의 춤사위나 화음을 쌓는 지점에서 클라이맥스가 터지기 마련이니까. 영화 속에서 악기나 춤을 연마하는 과정은 그대로 성장이 된다. 우리는 이미 남학생 싱크로나이즈 팀도 봤고(<워터 보이즈>) 천방지축 여고생의 스윙재즈도 만났으며(<스윙걸즈>) 탄광촌에서 핀 하와이안 댄스도 겪었으니(<훌라 걸스>) 이 방식이 얼마나 드라마에 적절한지 알고 있다. 국악예고 합창단의 창단이야기 <두레소리>는 예상가능하면서도 신선하다.장소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때는 고3 수험을 앞둔 여름방학. 놀고 싶지만 마음대로 놀지 못하는 그 시기다. 출석일수가 모자란 학생들을 모아 합창단 특별수업을 시작하면서 톱니바퀴가 굴러간다. 아이들은 악보도 볼 줄 모르고 화음은 더더욱 생소하다. 양악을 전공한 선생님은 농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국악과 양악이 만나고 아이들은 처음으로 화음이 쌓일 때의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이제야 재미를 느끼고 연습에 박차를 가하지만 때 아닌 신종 플루로 공연이 취소된다.<두레소리>는 형식이 독특한 영화다. 규격화되지 않은 연기를 펼치는 등장인물들 덕에 다큐를 보는 듯 하지만, 알고 보면 극영화다. 다큐의 모양새를 띤 극영화는 실화라는 사실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합창부 창단 실화를 2, 3기 후배들이 직접 선배들을 재연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자연스레 녹아든 연기는 불균질하지만 가식이 없다. 실제 인물들이 자신을 연기하는 실화의 힘 앞에서 가슴이 뭉클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다. 드라마는 솔직한 신선함을 무기로 대단한 사건사고 없이도 유려한 장단을 친다. 영화는 실화에 영화적인 형식을 부여하기 위해 야구치 시노부식의 서사를 반영했다.(출석일수가 모자라 결성됐다는 설정과 달리 실제로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투르기는 익숙하지만 그 안을 채우는 인물들의 얼굴과 대사는 익히 보지 못한 것들이다. <두레소리>의 진짜 미덕은 바로 영화라는 매체 안에서 규격화되지 않은 진짜 여고생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소한의 연출은 아이들 본연의 모습을 거스르지 않는 연기로 반짝반짝 빛난다. <두레소리>는 손발이 오글거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맞닿아 박수를 치게 만드는 선량한 영화다. 건강한 성장드라마이자 음악영화이기도 하다. 빅밴드 스윙재즈 대신 국악합창으로 소통하는 한국판 '독립 스윙걸즈'라 불러도 좋다. 선함이 불편하지 않은 착한 영화 앞에서 고갯짓이 절로 난다.
2012년 5월 9일 수요일 | 글_양현주 (siwoorain@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