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홈
Come Back Home , 2022

류승완 감독의 영화 짝패는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다만 충청도 특유의 느릿느릿한 억양과 행동을 활용한 장면들이 재미를 전하며 코믹한 영화처럼 보이게 만든 것뿐이다. 여기엔 아마도 배우 이범수의 활약이 주요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그를 코믹 연기에만 특화된 배우라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짝패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피냄새 잔뜩 풍기는 영화에 더 잘 어울리는 배우이기도 하며, 태양은 없다의 장발 깡패 역시도 그와 잘 어울리는 아주 특별한 캐릭터였다고 생각되니까!
충청도식 코미디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컴백홈은 아무래도 이범수와 송새벽이라는 특출난 배우들의 연기력만 믿고 만든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만큼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매력은 상당히 떨어지며, 그 안에 담긴 내용들 또한 우리가 예전에도 질리도록 접하고 목격했던 것들로만 가득할 뿐이다. 흔히 조폭 코미디라 불리는 90년대식 코미디 영화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 충청도 사투리만 기억에 남을 뿐 그 스토리의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엔 무명 개그맨이자 조폭 두목의 아들로 설정된 기세(송새벽)라는 캐릭터에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초반에 등장하는 코미디 프로그램(개그 콘서트)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 영화에서 전부 걷어낸다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코미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초반부터 관객들의 관심을 집중(몰입)시키는 것, 그리고 웃음 포인트에 반복을 가하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인데 이 영화는 그런 작업들에 집중하기보다 드라마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너무 다운시킨다.

그래서 이 영화는 장르만 코미디일 뿐 코미디는 뒷전인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서울에서 고향으로 내려가야만 하는 과정을 그려내는 초반부에 뭔가 임팩트 있는 내용들이 담겼어야 하는데 이 부분을 그저 프로그램이 폐지되며 내려가야만 하는 상황으로 그려내고 있으니, 그 시간에 이미 관객들의 기대치는 땅에 떨어질 수밖엔 없다. 게다가 고향에서 만난 강돈(이범수)이라는 캐릭터마저도 다소 평범하게 그려지면서 이제 남은 방법이라곤 그들이 만들어낼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스토리)에 기대는 것밖엔 없다.

그러나 이미 잘 알다시피 조폭을 소재로 한 이 영화의 스토리에는 한계가 있고 나머지 배우들에 대한 활용도마저도 상당히 떨어지며 재미는 계속 반감된다. 기세가 사랑한 여인 영심(라미란)과 그녀의 딸은 그저 외모를 이용한 단발적인 웃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며 택규(오대환)는 너무 진지하게 그려진 나머지 그가 등장하는 순간엔 항상 분위기가 무거워진다. 그나마 기세의 또 다른 친구 상만(인교진)과 조폭으로 등장하는 성봉(김원해)의 폼이 좋은 편인데 아쉽게도 그들은 양념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게 영화는 꿈과 희망, 배신, 사랑, 우정 등등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려다 그들이 만들고자 했던 코믹한 이야기는 깜빡 잊은 채로 이야기를 끝내고 만다. 보통 코미디 영화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과욕(너무 웃기려다가 오버하고 자멸함)인데 이 영화의 실패 원인은 지나친 자제에 있고 평범한 소재에 있다. 만일 그 밋밋함 자체가 충청도식 코미디라 우긴다면 그 역시도 실패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과거 최양략과 임학래가 보여준 충청도식 반전의 코미디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다수의 사람들을 동시에 웃기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코미디는 단독 장르로 활약하기 힘들어졌으며 다른 장르에 흡수되어 묻어가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21세기에 만들어진 대부분의 성공작은 코믹한 요소를 군데군데 집어넣어 아주 잘 활용하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이 영화는 차라리 코미디 영화라는 말을 빼는 것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코미디는 결코 만만히 볼 장르가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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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범수, 송새벽의 연기대결이 궁금한 사람.
코미디보다 드라마를 더 좋아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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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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