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2022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 그러니까 뮤지컬 장르의 영화를 포함한 가수의 삶 혹은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은 무수히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커트 코베인의 삶을 그린 구스 반 산트의 라스트 데이즈나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이야기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들도 만들어지는 반면, 스타 이즈 본이나 비긴어게인 혹은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과 같이 로맨스를 위해 음악을 활용하는 영화들도 있다. 결국 음악은 영화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 밴드의 팀이름을 제목으로 한 영화 나비효과는 기존에 있던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나비효과의 임팩트를 넘어서기엔 단연 부족할 것이고, 어쩌면 이 영화를 본 이들조차 나비효과라는 단어를 보고 이 영화를 떠올리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기억에도 남지 않을 이 영화는 너무 많은 문제를 드러낸 덕분에 영화적인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배우들이 힘들게 연기한 장면조차도 무의미한 것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다. 개인적으론 홍수아와 송민경이 나온다고 해서 기대하고 보게 되었지만..
일단 이 영화는 극의 긴장감을 유도하는 방식에서 큰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방식조차도 무척이나 얼렁뚱땅,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해결되는 식으로 풀어버리고 만다. 예를 들어 기존에 있던 갈등, 설명조차 부족한 주연(홍수아)과 다른 멤버들 사이의 문제(소속사에서 주연을 솔로 가수로 키우려다가 발생한?)은 다음 날 아무 이유 없이 바로 풀리면서 봉합이 된다. 더군다나 기존의 슈퍼스타였던 수정(송민경)의 팀이 소속사로 다시 넘어오는 과정 역시도 너무나 자연스럽다. 마치 그 부분을 통째로 날려도 상관없을 정도로.
게다가 수정의 팀은 생각보다 너무 높은 위치에 올라간 팀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 부분 역시도 영화의 스케일적인 부분과 마찰하며 어색하게 느껴진다. 특히 올해의 K팝 스타에 오르는 초반부의 장면은 제발 다른 방식으로 대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아쉬웠고, 그런 장면들이 오히려 저예산 영화를 더욱 저렴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요인이라 확신하게 되었다. 중소기획사에서 뒤통수를 치고 기획사를 옮기는 방식이 좀 더 다른 식으로 그려졌다면 최근의 이슈와 함께 밈적인 요소라도 탄생했을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어쨌거나 영화는 별다른 특이사항 없이 주연에게 꿈(아버지에게 성공한 자식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에 다가갈 기회를 제공하고 다시금 그 기회를 앗아가며 시련을 제공한다. 다만 여기서 백마 탄 왕자님이 새롭게 등장하는 대신 원래부터 동료였던(부자 아버지의 아들이자 주연을 좋아하는) 승기(성모)가 그녀를 구원하며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준다. 물론 이마저도 설정 자체가 상당히 어설프고, 승기의 고집 섞인 몇몇 이상한 행동으로 의해 이야기는 유치함 속에서 허우적대며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럼에도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주연에게 존재하는 가장 큰 비밀을 거의 마지막 순간에야 공개했다는 점이다. 쌍둥이에 대한 정보는 영화 처음에만 살짝 드러낸 상태로 잊게 만들다가 해연에 대한 그 어떤 내용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연이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고 있으니, 그 누구도 그것에 충격을 받거나 놀라움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반전을 위해선 복선을 계속 설치해야 나중에 관객들도 그것에 관심을 가질 텐데, 이 영화는 그런 과정을 전부 무시한 채 반전만 공개한 탓에 그 어떤 효과도 남기지 못하고 말았다.
홍수아가 지닌 밝고 톡톡 튀는 매력은 오히려 이 영화에선 좀 더 차분하게 다뤄졌으며 주연이 더 어울렸을 것 같은 송민경의 매력 또한 이 영화에선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그려졌다. 그들의 배역이 뒤바뀌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하긴 한데, 만일 그랬을지라도 이 영화가 지닌 문제들을 손보지 않는다면 별 차이는 없을 것이다. 배우들이 뭔가를 해보기엔 너무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이 느껴지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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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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