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는 사이
MY WORST NEIGHBOR, 2023
시대에 따라 소통의 방식은 변화하고 있다. 삐삐와 스마트폰은 단지 기능적으로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이 자아내는 감성적인 느낌! 여기서도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싸이월드와 인스타그램에도 차이점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 시절의 감성을 현재에 그대로 전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우린 과거의 추억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경우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서 살게 된다면 그것은 축복일지, 불행일지..
영화 빈틈없는 사이는 건물 설계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아주 특별한 관계가 되어버린 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특이한 소통방식을 활용해 인연(관계)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이는 현대인의 소통 방식에서 약간 멀어진, 오히려 영화 접속에서나 볼법한 pc 통신을 즐기던 그 시절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며 가장 가깝게 존재하면서도 현실적으론 얼굴조차도 모르는 그런 관계를 계속 유지하게 만든다. 그 덕에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굉장히 어설프고 억지스러우면서도 황당하게 느껴질 수밖엔 없다.
오직 꿈을 향해 자신의 현재를 미래에 집어 던지며 앞만 보고 달려가는 승진(이지훈)과 라니(한승연)는 벽을 사이에 둔 채로 서로의 소음에 괴로워한다. 놀라운 사실은 그들이 서로 다른 건물에 살고 있다는 것이며, 그럼에도 그 누구보다 가까이 붙은 채로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막힌 우연을 통해 그들은 서로를 알아가며 조금씩 가까워지지만, 그들은 여전히 서로의 얼굴도 서로의 신상도 모른 채 그저 그렇게 단절된 상태로 살아간다. 그들은 이뤄야 할 꿈이 있기에 지금의 현실을 벗어날 생각이 없다.
물론 그것이 모든 관계가 단절되어왔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승진에게는 비록 배신의 아픔이 있지만 함께 밴드를 했던 동료들이 있으며, 라니에게도 그녀를 찾아와주는 라경(정애연)이 있다. 작지만 소중한 그 관계들로 인해 그들은 외로운 상태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될 수 있었으며, 그 작은 관계가 바로 그들이 선택한 인생의 그림자처럼 그들에게 붙어있어 생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들이 없었다면 그들의 인생은 더 어둡고 외로운 상태로 유지될 수밖엔 없었으니.
그렇게 꿈만 보며 달려가던 그들의 결말은 꿈보다 소중한 사랑 찾기로 갑작스럽게 뒤바뀌며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모든 꿈이 단 한 순간의 선택으로 뒤바뀌고 만다. 너무나도 영화스러운 선택, 비현실적인 결말은 그들의 꿈을 향한 도전과 과정을 순식간에 그들의 몸에서 떼어내며 그들을 자유롭게 해방시킨다. 미리 약속하지 않았음에도 그들은 서로를 향해 달려가고 비록 본 적은 없지만 한 번에 상대를 알아차린다. 진정 그 순간의 만남이 그동안 꿈꾸던 것을 집어던질 만큼 중요했던 것일까?
또한 이 영화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급격히 무너지는 가장 큰 원인은 갈등 요소를 너무 대충 처리하기 때문인데, 동원창(임강성)과의 첫 번째 다툼(저작권 소송)이 원만하게 합의되는 바로 그 순간 긴장감은 툭 끊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코믹한 복수가 이어지며 똥원창의 이미지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기에 그의 발악은 미약하기 그지없다. 이런 과정을 지나며 그런 결말로 이어지고 있으니 이를 보는 관객들은 밋밋한 느낌을 받을 수밖엔 없는 것이다. 결말도 과정도 전부 마음에 들지 않는 비현실적인 이야기!
사랑은 현실의 괴로움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달콤한 묘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에서 깨어난 이들은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연애를 멀리한다. 사랑도 돈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타인과의 비교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임을 잘 알고 있어서인지. 승진과 라니의 경우처럼 목표하던 것을 모두 버리면서까지 찾게 될 사랑을 우린 과연 마주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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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연애 로코물 좋아하는 사람.
현실적인 꿈과 사랑의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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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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