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부탁해> <가십걸> <섹스 앤 더 시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등의 기시감 넘실넘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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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꿈은 명품관 현실은 아울렛 | 이 시대의 Must Have Item!
명문대 연영과 학생 유민, 혜지, 민희, 수진은 졸업만하면 영화의 주인공처럼...!
하지만 쌓아놓은 스펙이라고는 그저 그런 몇 번의 연애와 클럽생활 뿐...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만다. 같은 처지에 놓인 서로를 위로하며 지내던 중, 혜지가 스타덤에 오르게 되자 묘한 질투심이 생기면서 그들의 우정에도 금이 가기 시작하는데...
누구보다 눈부시게 살고 싶었던 그들에게 찾아온 인생의 20사춘기! 킬힐 보다 아찔하고 아메리카노 보다 씁쓸한 방황을 마치고 화려한 인생의 2막을 열 수 있을까?
* 출연진의 다른영화 :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Little Black Dress , 2011
나는 항상 젊은이들에게 그들만의 패션이 있기를 바랬다. 나는 입어서 즐거운, 그런 의복을 만들고 싶었다’라는 말을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메리 퀀트이다. 그녀의 대표적인 혁신 중 하나는 바로 미니스커크였다. 퀀트는 1960년대 청년 혁명의 아이콘으로 여겨진 미니스커트를 젊은 여성들을 위한 의복으로 만들었고, 이로 인해 런던이 스트리트 패션의 중심지가 되도록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메리 퀀트가 미니드레스를 발표한 이후 오드리 헵번, 트위기, 마돈나, 케이트 모스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각 시대의 대표 패션 아이콘들이 시대를 막론하고 미니드레스를 사랑해왔다. 특히 블랙 미니드레스는 블랙의 시크하고 도발적인 느낌과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대명사인 미니드레스가 만난 완성작으로 누구나 한 벌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분위기와 스타일 연출을 통해 기본적인 아이템인 동시에 모든 TPO에 어울리는 Must Have Item으로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그리고 여기 미니 블랙드레스 같은 영화가 한 편 있다. 바로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이다. 영화는 블랙 미니드레스를 사랑하는 2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영화속에서 블랙 미니드레스는 단순한 옷이나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옷을 입었던 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하나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블랙 미니드레스 뿐 아니라 각 상황에 따른 패션과 각종 아이템,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어 한국의 <섹스 앤 더 시티>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스토리 뿐 아니라 눈도 즐겁게 하면서 여성 관객들의 많은 지지를 받은 것 같다.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가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와 비슷한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여자 주인공 4명이 영화를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윤은혜, 박한별, 차예련, 유인나 등 패션이라면 빠지지 않는 4명의 여배우들이 모여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간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관객들은 자신의 스타일과 맞는 배우들을 보며 그녀들의 삶과 스타일을 조금씩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유민’역을 맡은 윤은혜는 2006년 안재모와 함께한 영화 <카리스마 탈출기> 이 후 오랜만의 영화 복귀작이어서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영화 속에서 윤은혜는 ‘유민’역을 맡아 외모, 연애, 취업에서 어딘가 2% 부족하지만 매력있고 귀여운 역을 잘 소화해냈다. 배우 박한별은 ‘유민’과 반대로 외모, 몸매, 성격 등 모든 방면에서 완벽한 ‘혜지’역을 통해 여성 관객들의 워너비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차예련이 맡은 ‘수진’은 자존심이 강한 차도녀 스타일로, 세련된 도시 여성의 스타일을 한껏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인나는 해외파 디자이너를 꿈꾸는 ‘민희’역으로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지만 특별한 매력을 보여준다. 4명의 여배우는 각기 다른 스타일의 캐릭터를 보여주지만, 실제로 촬영을 하면서 가까워져서 영화 속 캐릭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고도 한다.
최근 취업난과 경제적 빈곤이 이어지면서 청년층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을 보여줄 수도 있지만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는 다르다. 졸업 후 눈부신 미래를 꿈꾸는 20대 청년들이지만, 실제로 마주치는 현실은 처참할 정도이다. 이런 방황이 힘들기는 하지만 영화속에서 유쾌하게 그려냄으로써 20대 청춘들에게 힘을 주고자 했다. 현실의 벽에 부딪쳐 바닥을 치게 되지만 이상은 높고, 이런 괴리는 관객들에게 과거, 현실 또는 미래를 보여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영화속의 이야기는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유민’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뚜렷한 목표는 없지만 행복한 이상만을 꿈꾸고, ‘혜지’는 연예계에 입문해 눈 깜짝할 사이에 스타덤에 오르게 되지만 이후 이어지는 만만치 않은 현실에 당황해한다. ‘수진’은 노력은 하지만 실패만 거듭하는 자신과 달리 별다른 노력 없이 성공한 것 같아 보이는 ‘혜지’에게 질투를 느끼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다. ‘민희’는 불안한 가족 관계에서 오는 절망을 버틸 수 있게 해줬던 친구들간의 우정이 흔들리게 되자 당황하고 힘들어한다.
영화 속 4명의 고민은 현실의 우리와 다르지 않다. 미래, 성공, 가족, 친구, 사랑, 취업, 우정 등 나름대로 자신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고, 그 안에서 부딪쳐서 깨우치면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현실에서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갈등을 겪고 괴로워하지만, 결국은 모든 일은 지나가는 법이며 한발 한발 꿈에 다가서는 인물들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것이다.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좌절에 무너지지 않고, 각자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긍정적인 미래를 그려가게 된다. 아마도 관객들은 이런 그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치 ‘나의 삶’을 거울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의 삶을 통해서 ‘나의 삶’을 살아갈 에너지를 얻게 되길 바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라면 누구나!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연극영화과 동기인 유민(윤은혜) 혜지(박한별) 수진(차예련) 민희(유인나)는 부푼 꿈을 안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다른 법. 방송 작가 보조로 들어간 유민은 허드렛일에 치이고, 수진은 오디션에서 줄줄이 낙방한다. 부잣집 딸로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던 민희 역시 부모님의 이혼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그러던 중 가장 놀기 좋아하는 혜지가 연예인으로 발탁 되는 초고속 상승의 행운을 잡자, 친구들의 우정엔 묘한 질투가 싹튼다. 굳이 <고양이를 부탁해> <가십걸> <섹스 앤 더 시티>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언급하지 않아도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이하 ‘마블미’)에는 기존 성장드라마와 ‘칙릿(chicklit)’이 밟고 간 그림자들이 수두룩하다. <고양이를 부탁해>가 얘기한 20대 여성들의 이야기에, <가십걸>이 지닌 부유한 상류층 라이프스타일을 섞고, <섹스 앤 더 시티>의 배경만 서울로 바꿔 얹은 백화점 같은 작품이란 건,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다.상황이 이러다 보니, “소모되지 않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말은 다소 농담처럼 들린다. 레퍼런스가 되는 영화의 장점을 뽑아내겠다는 야심찬 의욕은 보이나, 그 의욕을 뒷받침하기엔 <마블미>는 진중하지도, 독창적이지도, 사려 깊지도 않다. 선배들의 영화를 본인만의 소유격으로 변주했다기보다, 편한 것만 취해서 패러디한 느낌이랄까. 잘못 끼워진 첫 단추의 시작은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솔직하게 담아내겠다’는 설정에서부터다. ‘꿈은 명품, 현실은 아울렛’에 공감하기에 <마블미> 속 그녀들은 이미 가진 게 너무나 많다. 클럽에서 마음껏 춤추고, 마사지샵을 부담 없이 이용하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20대 여성의 보편적인 삶을 발견하기란 무리가 있다. 갈등은 있지만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이 미약한 것도 아쉬움이다. 방송 작가를 꿈꿨던 유민 친구의 죽음을 네 친구 화해의 계기로 설정한 건, 뜬금없는 동시에 일견 불편하다. 최근 있었던 젊은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에 문제의식을 던지려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한 발 담그기는 가뜩이나 노선이 불분명한 영화에 불을 지르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이 영화의 미덕을 찾자면, 20대 여성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만큼은 감각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드는 아쉬움. 차라리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영화로 노선을 분명히 했으면 어땠을까. 이젠 “사회지도층~” 운운하는 김주원(현빈)의 솔직한 거만이 사랑받는 시대다. 도도한 척 하는 <가십걸>의 소녀들이 열광 받는 시대고 말이다. 네 여성이 (태생적으로) 가진 것들을 털털하게 인정하고 출발했으면, 최소한 작품이 지닌 생기발랄함만큼은 손실되지 않았을 게다. 세상에 ‘쿨’한 게 어디 있겠냐만, 가끔은 ‘쿨’한 척 하는 것도 필요한 법이니까.
2011년 3월 26일 토요일 | 글_정시우 기자 ( siwoorain@movi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