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탐욕이 저주를 부른다. <분홍신>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김혜수', '김성수' 주연, '김용균' 감독의 2005년도 작품 <분홍신> 입니다. '김용균' 감독의 경우 올 여름 개봉했던 '이시영', '엄기준' 주연의 <더 웹툰 - 예고 살인>의 감독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수채화가 연상되는 화면의 전개와 내용 등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던 '김희선' 주연의 영화 <와니와 준하>의 성공 이후 차기작으로 알려진 작품이 '공포 영화'였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 영화를 풀어낼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주목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이 외에도 2004년도 작품 <얼굴없는 미녀>로 무려 3관왕에 오르면서 연기력을 완전히 인정받은 '김혜수'의 차기작이었다는 점과 안데르센 동화인 <빨간 구두>를 잔혹 동화로 해석, 제작했다는 점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주목을 받으며 개봉했던 영화 <분홍신>. 그럼 지금부터 영화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분홍신>은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를 모티브로 제작되었습니다. <빨간 구두>는 알려진 바와 같이 빨간 구두를 신은 여자아이가 신발이 멋대로 움직여서 하루종일 춤만 추다가 견디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발목을 잘라내게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인공 카렌이 춤을 추게 된 까닭입니다.
동화에서는 검은 구두를 신고 가야하는 미사에 거짓말로 빨간 구두를 신고 갔기 때문에 저주를 받아서 하루종일 미친 듯이 춤만 추게 됬다는 것 으로 나오는데요, 영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빨간 구두에 대한 탐욕과 욕망, 욕심 등에 홀려서 결국 거짓말을 하고 신었던 구두 때문에 저주에 걸렸던 카렌의 모습이나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분홍신에 대한 집착이 서로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구두 = 자신의 탐욕, 욕망 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죠.
'홀린 듯 구두를 바라보는 모녀'
- 난 저거 저기 저 반짝거리는거. 파란 꽃. 엄마는?
- 엄마는 저거 연두색, 반짝이 있는거
- 너무 작지 않을까?
- 뭐 어차피 신지도 않을건데 뭐
- 신지도 않을걸 왜 자꾸 사는건데?
- 어른들도 심심하면 장난감 필요해. 너 인형 사는거랑 다를거 없어.
위에 나오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을 억누르기만 하던 선재가 후반부로 갈 수록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하는 것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확대하는 과정에 있어서 매개채가 되는 것이 바로 '분홍신' 이며, 이러한 역할은 선재 뿐만 아니라 선재의 딸 태수나 선재의 후배, 그리고 오프닝에 나오는 여고생 등 다른 사람들의 욕망을 표출하는데 공통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밑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
'분홍신이 유혹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장면'
<분홍신>의 경우 극장에서 개봉할 때는 15세 등급으로 개봉되었지만, 감독판으로 제작된 DVD는 19세 미만 관람 불가로 출시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감독판을 구해서 볼 것을 더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등급이 올라간 만큼 기존에 있던 장면의 수위가 좀 더 높아졌고, 무엇보다 결말이 다른데요, 문제는 이 결말 부분 때문에 영화의 퀄리티 자체가 매우 달라진다는 점에 있습니다.
두 영화의 결말은 완전히 다른데요, 우선 극장 개봉판(이하 극장판)의 경우 영화의 포커스가 '저주 걸린 신발'에 가있다면, DVD로 나왔던 감독판(이하 감독판)의 경우 '저주 걸린 신발'을 매개로 한 '사람들의 숨겨진 욕망의 표출' 에 포커스가 가있다고 생각합니다. 구두에 홀려있던 사람들을 살펴보면 뭔가 자신만의 컴플렉스가 있거나 욕망을 억누를 수 밖에 없는 사람들로 나타납니다.
구두를 몰래 신은 뒤 갑자기 발레에 자신감이 붙은 듯 실력이 늘어나 버린 태수의 모습이나 구두를 신고 나갔을 때 화장을 하고 적극적으로 인철을 유혹하던 선재의 모습, 그리고 태수에게 구두를 뺏은 뒤 화려한 옷으로 치장하고 당당한 걸음거리고 거리를 활보하던 선재의 후배 미희 또한 구두를 신음으로써 자신감이 붙은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장면들이 자신의 숨겨진 욕망이 표출되는 장면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죠.
'분홍신을 신은 뒤 자신의 외모에 갑자기 치장을 하기 시작하는 모습들'
하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들 또한 있는데요, 구두가 매개체로 사용된다는 설정 때문에 왜 구두의 저주에 대해 타당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 것인지 그러한 과정을 풀어가는 과정은 감독판이나 극장판 둘다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됩니다.
과거신이 원래 좀 더 길게 나오지만 런닝 타임이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편집이 과하게 되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어거지로 붙여놓은 듯한 인상이 드는 것은 별 수 없네요. 차라리 인물들의 심리에 대한 부분만 집요하게 파고 들어갔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동시에 담으려고 하다보니 상자 밖으로 삐죽 삐죽하게 삐져나와버린 결과가 된 것 같달까요.
'극 중 선재의 심리를 반영하는 듯한 구두들'
더불어 아쉬운 점은 주연급으로 나오는 김성수씨의 연기인데요, 발연기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배우들이 워낙 호연을 펼쳐서인지 김성수씨의 연기가 겉도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그 덕분에 영화에 완전히 집중하기에 조금 어려운 점들이 있었네요. 이런 저런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그래도 전 개인적으로 꽤 재미있게 본 작품입니다. 이런 저런 점들을 무시하고라도 김혜수씨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작품입니다. 저도 이 작품을 시작으로 해서 김혜수씨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구요.
호불호가 극으로 갈리긴 하지만 한번쯤은 볼만한 작품입니다. <장화, 홍련>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이 영화도 흥미롭게 보시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까지 영화 <분홍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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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 동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장화, 홍련>을 재미있게 보셨던 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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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희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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