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 이발사
The Presidents Barber, 2004
2004년 한국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암울했던 현대사의 아픈기억들도 대중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흥행에도 성공할수 있음을 보여주게 된다. 세계적인 영화전문지 스크린 인터내셔널 에서 발간한 칸 국제영화제 소식지에 6페이지에 달하는 한국특집기사가 보도된 적 있는데, 당시 <올드보이>,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로 한국영화의 다양성과 저력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 소식지 에서 한국영화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주자로 문근영, 원빈, 장동건, 임찬상, 강제규 등 12명을 선정하였는데 이 중에 낯설은 이름인 임찬상 감독이 포함되어 있어서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효자동 이발사>를 연출한 임찬상 감독은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 후 의료보험협회 근무했으나 영화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1년만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99년 한국영화 아카데미를 졸업하게 된다. 그 뒤 시나리오 각색 작업도 틈틈히 하면서 학원강사, 연출부 생활을 겸하던 중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서 조감독으로 영화에 첫 발을 들여놓게 된다.
임찬상 감독과 출연배우 송강호(성한모), 이재응(성낙안), 문소리(김민자)
<효자동 이발사>는 임찬상 감독의 6번째 시나리오로 아버지와 아들, 가족의 이야기를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접목시켜 다양한 이야기 들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발사와 국가를 통치하는 절대 권력자와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암울했던 그 시절의 아픔과 정치와는 연관없어 보이는 일반 서민들의 애환까지 담아내며 60~70년대 한국 현대사를 스크린을 통해 풍자하기도 하였다.
보통의 신임감독이 겪게되는 힘겨움 없이 임찬상 감독의 시나리오는 영화기획사 청어람에 의해 한번의 거절없이 바로 받아들여지게 되었고, 국내 최고의 영화배우 송강호, 문소리의 즉각적인 출연 결정으로 영화 <효자동 이발사>는 만들어지게 된다.
사사오입(四捨五入)의 논리로 탄생되는 성낙안(이재응)
영화속 이발사 성한모(송강호)의 이름은 두부한모를 연상하게 되며,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그의 캐릭터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남의 머리를 손질해주는 이발사 이지만 정작 그의 머리는 신경쓰지 않는 털털한 성격으로 무식해 보이지만 순박하고 자신의 아들 낙안(이재응)에게 만큼은 자상하며 훌륭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그와 어울리지 않는 권력자들 틈에서 초라한 모습을 보여줄수 밖에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다.
어쩌면 세상구경도 하지 못 했을 낙안이의 탄생과정도 남 다른데, 효자동 이발관 에서 면도사로 일하게된 김민자(문소리)는 고향에 혼처도 정해놓은 상태에서 성한모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지만 결코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은 없다.이에 성한모는 동장에게 듣고 알게 된 사사오입을 들먹이며 다섯달이 지났기 때문에 낳아야 된다는 억지주장을 펼치고, 결국 민자를 설득 하게 되었다. 사사오입 뒷말의 어감 때문에 오해할수도 있지만, 이 말은 당시 대통령의 연임제한 철폐에 관한 개헌과정에서 유행된 말 이기도 하다.
새로움에 망설임 없는 배우 송강호
정치권 에서는 사사오입(四捨五入)의 논리로 이승만 대통령의 3선을 합리화 시켰고, 이발사 성한모 에게 사사오입(四捨五入)은 낙안이를 탄생시키게 되었다. 낙안이의 재주는 비범하여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 부터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내래이션을 맡아 사건의 내막과 과정을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며 정확하게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낙안이의 출생과정 또한 고통을 겪게 되는데 이승만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학생들의 의거 로 경무대 앞은 경찰들의 과잉진압과 피투성이가 된 학생들로 넘쳐나게 된다. 하필이면 4.19일 이날 한모(송강호)의 아내 민자(문소리)는 산통을 느끼게 되며 한모는 리어카에 문자를 눕힌채 병원으로 가게되지만 길거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만큼 참혹하고 학생들은 부상으로 피투성이가 된채 갈팡질팡 하고있다. 흰 가운을 입은 한모를 본 시위대들은 의사로 오인하게 되며 한모의 당황스런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지만 송강호만이 살릴수 있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아픔까지 웃음으로 승화시켜 주었고, 그의 이런 유쾌한 이미지가 아니였다면 영화 <효자동 이발사>는 한 편의 다큐, 아니면 비극적인 드라마로 결론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된다.
1996년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에 조연으로 데뷔하게된 송강호는 그 다음해 연극 비언소를 보게된 이창동 감독에 의해 <초록물고기>에 출연하게 된다. 23살때 부터 연극무대를 서게 되며 다져진 연기력을 바탕으로 송강호에게 주어진 배역은 자신만의 감 으로 새롭게 탄생 되기도 한다.이전의 출연 작품들에서 볼수있었던 코믹함 이나 개성넘치는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송강호의 색감을 드러내지 않고 영화속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암울하고 어두운시절 이었지만 임찬상 감독은 성한모(송강호)의 낙천적인 성격을 빌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밝게 풀어나가게 된다. 영화 곳곳에 송강호의 코믹함을 배치하여 역사적 사건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관객들의 가슴으로 사건의 진실을 생각하게 만드는 현명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5.16일 탱크 한대가 효자동 이발소 앞을 지나가며 성한모 에게 반말로 경무대 가는길을 물어보게 되는데, 성한모는 탱크가 상징하는 두려움보다 반말을 한 군인에게 화가나 투털거리고, 정작 경무대를 향하는 탱크에 대한 궁금증 조차도 보이지않으며, 오로지 자신에게만 충실한 한 가정의 가장일 뿐인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안되는 일이 벌이졌던 그시대 성한모의 아들 낙안이는 설사병으로 간첩으로 몰려 하반신 불구가 된채로 돌아오지만 아버지 성한모가 할수있는 일은 자신을 학대하고, 거대 권력에 맞설수 없는 자신을 책망 하는것 뿐이다. 소심하고 무능한 성한모의 표정, 말투, 행동은 연극무대에서 다져진 탄탄한 기본기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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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부성애와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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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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