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노근리 사건 최초 영화화
한국전쟁 초, 1950년 7월, 한반도 허리쯤 산골짜기 대문바위골.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른 채 전국노래자랑에 열을 올리는 짱이와 짱이 친구들. 미군이 패하면서 전선은 읍내까지 내려오고 마을에 소개령이 내려진다.
결국, 주민들은 피난길에 오르는데…… 미군이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7월 땡볕 아래 꾸역꾸역 남하하는 대문바위골 사람들. 그러나 믿음과 달리 그들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지고 방어진지에 있던 병사들은 이들을 향해 난사를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도대체 총구가 왜 자기들에게 향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쓰러져간다.
그리고 그 해 가을…. 아이들은 대문바위골로 돌아온다. 해마다 가을이 돌아오듯….
* 출연진의 다른영화 :
작은 연못 A Little Pond, 2009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충북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의 철교 밑 터널 속칭 쌍굴다리 속에 피신하고 있던 인근 마을주민 수백명을 향하여 미군들이 무차별적인 사격을 가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300명이상 살해되었던 노근리 양민 학살사건을 사실에 근거하여 제작하게 된 영화 <작은 연못>은 이상우 감독의 사실적 고증과 오랜시간의 제작과정을 거친 끝에 2009년 14회 부산국제 영화제 에서 첫선을 보이게 되었다. 4년여에 걸친 현장답사와 생존자들의 인터뷰를 통한 시나리오 작업, 3개월간의 촬영, 2년 반을 공들인 후반작업 등 제작과정만 해도 장장 7년에 걸쳐 완성되었고, 촬영종료 이후 3년만에 공개된 작품이다.
대학로 공연 지킴이가 충무로 최고령 신인감독 으로 데뷔
<작은호수>를 연출한 이상우 감독은 배우 송강호가 한때 몸담았던 극단 연우무대의 대표로, 연극 비언소,늘근도둑 이야기 등을 연출하였고 영화로는 첫 데뷔작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영화에나 주인공을 등장시켜 극의 중추적인 역할을하게 되는데 영화 <작은 호수>에서는 어느 누구를 주인공으로 칭할 수 없을 만큼 모두가 주인공이고 조연인 영화이다.
문성근, 송강호, 문소리, 故박광정, 전혜진, 강신일, 김뢰하 등 주연급 배우들이 단역 으로 잠간 보이기도 하고 영화 곳곳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이들의 출연은 뛰어난 연극 연출가 이상우 감독을 돕기위한 자발적인 출연으로 뭉치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 가족과 같은 장면을 위해서 주요배우들의 친가족을 영화에 등장시켜 더욱 실감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총 10억의 제작비로 주연급배우 들의 섭외가 힘들었지만 배우들과 스탭의 자발적인 참여로 가능하게 되었고, 충북 영군군의 지원, 국내 최고의 세트팀<난든집>의 세트재료비 전액투자 등 많은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영화<작은 연못>은 완성되게 된다.
소풍처럼 떠난 피난길에서 생과사의 갈림길을 만나게 되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마을의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나른한 여름날의 오후 나무그늘에서 한가로이 바둑을 두는 동네 어르신들의 모습도 보이고, 어느 집에서는 부부싸움 끝에 친정으로 가는 부인을 뒤쫒는 남편, 학교에선 노래자랑 준비에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평온한 마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 시절의 아름다운 풍경과 마을 주민의 소소한 일상 이었지만, 언젠가부터 동네에는 흉흉한 소문들이 나돌기 시작한다. 인민군이 남하하면서 마을에 오게되면 젊은 사람들은 큰 봉변을 당할수 있으니 남몰래 부산으로 일찍 피난을 보내는 이들이 생겨나게 된다.
순사들은 마을에 인민군들이 민간인으로 위장하고 잠입했다는 정보를 듣고 동네를 샅샅이 뒤지게 되는데 이때 등장하는 순사로 배우 송강호가 출연하기도 한다. 당시 한국전쟁에 투입된 미군들은 한국인들의 정서를 이해하지도 못했을뿐더러 의사소통도 제대로 되지않았고, 이때 마을의 동정을 파악하고 미군에게 전달하였던 순사의 역할은 중요했을 것이다.
인민군의 남하로 마을이 위험하니 피난할것을 방송하게 되는데 이때 미군과 함께 방송을 담당하는이가 한국군도 마을 주민도 아닌 일본인 이었다. 당시 미군들이 얼마나 한국에대한 정보가 부족했고 무지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마을에 인민군이 잠입했다는 정보가 상부에 전달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결국 돌이킬수 없는 과오를 범하게된다. 미군들의 보호로 피난길이 무사할줄 알았던 마을주민들은 인민군도 아닌 남한을 지원하기위해 파병된 미군에 의해 잔혹한 학살을 당하게 되며 노근리의 비극은 시작된다.
제4회 노근리평화상 시상식에서 문학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정은용 작가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채 나선 피난길은 어떤이에게는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길이 되어 버렸고, 살아남은 이에게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아픈 상처로 기억되고 있다.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의 진실을 알리게 되는 소설<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는 해외언론들의 관심을 받으며, 세상에 알려지게 되는 직접적 영향을 주게 된다.
저자 정은용은 실제 영동에서 태어난 인물로 노근리 양민 학살사건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잃게되었고, 사건의 참혹한 실상을 알리고자 1960년 부터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으며, 그결과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으로 노근리 사건의 진상을 한권의 책을 통해서 알리게 된다. 다른가족 들의 떠밀림에 어쩔수 없이 피난길을 떠나게 되었지만 300명이 넘는 사망자중에 저자 정은용의 어린남매, 형수, 조카, 노모를 잃게 되는 비극을 맞이하기도 한다.
한국전쟁에 관련된 학술서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당시 상황을 디테일 하게 표현해주었고, 전쟁의 참혹함을 잘 표현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정은용은 책의 발간 이후에도 구사일생 으로 목숨을 건진 자신의 아내, 가족을 비롯한 노근리 사건 생존자들의 증언과 현장 방문을 토대로 미국과 한국정부에 진정서와 탄원서를 제출 했으며, 설명서 등을 요구하기도 했고, 이 사건을 집중취재한 AP통신은 플리쳐상 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충북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 학살현장의 총탄자국들
양민학살을 전투행위로 왜곡하려했던 사건의 진실 정을 나누며 순박하게만 살아온 노근리 주민들은 미군들을 믿었고 그들의 지시에 따르면 무사할거라 생각하고 피난길도 주저하지 않고 따르게 되었다. 하지만 믿음을 향해 돌아온것은 수없이 날아드는 총탄이었고 곁에선 형제, 가족들이 하나둘씩 쓰러져가도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그들의 고통과 아픔은 이루 말할수없는 비통함 일것이다. 당시 참전했던 미군은 "실수에 의한 폭격"이라고 AP통신을 통해 인터뷰 하기도 했는데 이말의 진실은이 입수한 한국전 당시 군 문건에 자세히 기록 되어 있었다.
(故)박광정 혼신의 힘을 다한 마지막 연기 1999년 AP통신의 첫보도를 시작으로 2002년 영국 BBC방송사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되면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지만 정작 더 먼저 알아야했고 아픔을 함께 했어야할 우리들은 어떠했는가를 생각해보면 가슴아플 뿐이다.나또한 어렴풋이 들은 기사와 뉴스를 통해서 들어왔지만 깊이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궁금증 또한 없이 지내왔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태극기 휘날리며>, <고지전>, <포화속으로>, <웰컴투 동막골> 등 많은 영화들은 작품성도 뛰어날뿐 아니라 흥행에도 성공하였다. 여기에 비하면 <작은연못>은 소박한 독립영화에 불과할 뿐이고,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다.하지만 영화를 통해 전해지는 아픔과 충격의 잔상은 오래도록 기억될것이며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픈 마음이다.
한편,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고인이 되신 연기자 <박광정>의 혼신을 다한 연기도 보는이의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영화 <명자,아끼꼬,소냐>로 데뷔하였고, 연기생활 13년만에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에서 주연을 맡아 바람난 아내를 지켜보며 밑바닥으로 치닫는 소심한 남편 태한역을 제대로 그려내 주었다.
폐암으로 투병중에도 영화 <작은연못>속 박씨로 출연하여 피난가는 도중 유일하게 박씨 가족만 주민의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는데, 처가집으로 가자는 부인 때문에 영화속에서 목숨을 건지게 되지만 가족과 떠나는 뒷모습이 그가 생전에 출연한 영화의 마지막 장면임을 알게 된다면 애처럽기만 하다. 세상의 고통을 혼자서 다 짊어지고 떠나려는 듯 힘겨운 그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고 자꾸 뒤돌아보는 모습은 이 생의 인연을 부여잡고픈 그의 마음 인것만 같아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영화 <청야>를 관심있게 보신분들께 추천합니다.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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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입니다’와 같은 문구가 들어가서 실화임을 강조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한국 전쟁을 통해서 회복될 수 없는 비극을 경험했고,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사건의 희생자들과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작은 연못>은 밝혀지지 않은 60여 차례의 민간인 학살 중에서 유일하게 세상에 공개된 노근리 마을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극영화지만 생존자 인터뷰와 당시의 기록 등 사실에 근거해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만들어졌다. 한 편의 영화가 얼마나 대단한 힘을 지닐까 싶지만, 감춰져있던 그날의 일이 스크린을 통해 다시 한 번 세상에 알려졌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진다.1950년 7월,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3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 마을에 전쟁의 기운이 감돈다. 이곳이 전쟁터가 될 것이니 남쪽으로 피난을 가라는 통보를 받은 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미군이 시키는 대로 짐을 싼다. 산을 올랐다가 들판을 지났다가 철길을 걸으며 남쪽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미군은 피난민 속에 북한군이 위장하고 있다는 미확인 정보를 믿고 이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다. 전투기는 기차길에 서있던 이들에게 폭탄을 투하하고, 다리 밑 쌍굴로 피신한 피난민을 향해서는 3박 4일간 수 만발의 총탄이 쏟아진다. 아이와 여자가 있다는 무전에도 모두를 죽이라는 명령만 반복하는 미군 사령부. 결국 노근리 주민들은 단 25명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몰살당하고 만다.얼마 전 이라크에서 미군의 헬기가 주민들을 향해 총질을 해댔다는 뉴스를 보고 다시 한 번 화가 치밀어 오른 적이 있다. 전쟁이라는 혼란 상황을 틈타 말도 안 되는 명령이 떨어지고, 간혹은 장난스럽게 이러한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게다가 이런 일이 유야무야 덮어지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빈번하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한국전쟁 당시에도 미군은 어처구니없는 정보를 믿고 노근리의 주민들을 대량 학살했다. 미군의 도움을 믿고 그들의 지시에 따랐지만 결국 대부분의 주민이 몰살당한 이 사건은 베트남 밀라이 사건과 함께 20세기 최대 규모의 민간인 학살로 기록되어 있다.이날 노근리에서 있었던 일은, 다른 보통의 일들처럼 전쟁과 함께 잊혀졌다. 생존자를 중심으로 한 끊임없는 진상규명 요구에 한국 정부도, 미국도 등을 돌렸다. 하지만 1999년, AP통신의 최상훈, 찰스 J. 헨리, 마사 멘도자 기자는 노근리 사건을 세상에 알렸다. 이들은 비밀 해제된 미국 군사문건을 검토하고, 사건 발생 당시 미군의 이동경로를 밝히고 현장에 주둔했던 미군을 찾아냈다. 가해자인 미군과 피해자인 한국의 생존자들을 찾아 직접 이야기를 듣고 노근리의 진실을 파헤쳤다. 이들의 보도는 2000년 퓰리쳐상으로 주목을 받았고, 영국의 BBC 다큐멘터리와 여러 책 등으로 세상에 알려졌다.영화는 노근리 사건을 전하는 것에 주력하지만, 사건과 함께 그 안에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주민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끔찍했던 이날의 상황을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디테일하게 재현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미군의 총격에 목숨을 빼앗겼던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가슴이 먹먹해지는 허망함과 분노를 함께 전한다. 다리 밑 쌍굴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있었다. 시체를 방패삼아 미군의 총탄을 막고, 우는 아이 때문에 위치가 들킬까봐 아이를 물웅덩이에 넣기도 한다. ‘이노센트 피플’이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지만, 미군은 “모두를 죽이라”는 상부의 명령에 따라 피난민들을 향해 총을 쏴댈 뿐이다.<작은 연못>은 노근리의 참상을 영화로 옮겼다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연극 연출가 이상우가 직접 연출을 맡고, 그와 함께 연극 무대에서 작업했던 많은 배우들이 출연했다는 것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문성근, 송강호, 문소리, 강신일, 박원상, 故 박광정, 김승욱, 이대연, 김뢰하, 전혜진, 유해진, 정석용 등 많은 스타급 연기자들이 작은 단역도 마다하지 않고 출연하면서 영화가 지닌 의미에 동참했다. 단순히 가슴 아픈 역사를 재현하자는 것이 아니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다면, 우리는 <작은 연못>을 단순히 한 편의 영화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