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
Failan, 白蘭, 2001
영화 <파이란>은 일본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러브레터>가 원작으로 삼류건달 이강재(최민식)와 이모를 찾아 한국에 오게된 중국여인 파이란(장백지)의 사랑을 그린 영화로, 원작자 아사다 지로의 잔잔하며 감성적인 필체들을 송해성 감독의 탄탄한 연출로 완성하게 되었다. 최근 미국의 범죄영화<블루 카프리스>를 연출한 알렉산드로 무어스감독에 의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이 전해질만큼 <파이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사랑 받고 있다.
개봉당시 영화 <친구>의 선풍적인 인기에 밀려 흥행에는 실패하였지만 건달세계를 다룬 한국영화중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을만큼 영화 <파이란>이 주는 감동은 대단한 것이었고, 삼류건달의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은 매마른 감성을 자극하는 아픔이 담겨져있기도 하다. 2013년 영화 <고령화 가족>을 통해 가족간의 불편한 속내를 거침없이 표현하기도한 송해성 감독은 두 남녀의 만남을 통해 겪게되는 기적과도 같은 변화를 그려낸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일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살았던 역도산의 일화를 그린 영화<역도산>, 그리고 영화<파이란>등 그의 작품속에서는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변화를 치밀한 연출력으로 아름답게 표현해 주기도 한다.
양아치 건달로 변신한 한국의 게리 올드만 최민식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강재(최민식)는 학생들에게 불법테이프를 유통시키다 구류를 살고나오지만 운영하던 가게는 이미 그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친구 용식(손병호)에 의해 동생들에게 운영을 넘긴 상태이다.조직의 우두머리인 용식과는 친구이지만 동네건달인 강재가 쉽게 말조차 하기힘들 정도로 용식은 이미 조직을 장악하며 큰힘을 발휘하고 있다.
건들거리는 말투와 80년대 유행했던 배꼽바지가 트레이트 마크인 강재는 경마장과 게임장을 들락거리며 한탕을 노리는 기회주의자 이며 오락실에서 푼돈이나 챙기는 양아치로 표현되지만,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그의 내면에는 고운 심성을 간직하고 있다는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 <초록물고기>의 막동(한석규)이와 넘버3의 욕쟁이 마동팔 검사(최민식)를 잘어울리게 섞어놓은 듯한 이강재는 최민식이 탄생시킨 <파이란>의 3류 건달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일도 마다하지 않는 강재는 국적취득을 위한 위장결혼의 댓가로 돈을 받게되며 중국인 파이란(장백지)과의 인연은 시작되게 된다.
유일한 혈육인 어머니 마저 돌아가시며 갈곳없는 파이란(장백지)은 한국에 계신 이모를 찾아 먼길을 달려왔지만 그의 희망인 이모 마저도 케나다로 이미 떠나버린 상태에서 그녀가 선택할수 있는 길은 위장결혼을 통해서라도 한국에 정착하며 살아가야만 하는것이었다. 왜 그래야만 하는지 순박한 파이란은 알지 못하고 그저 자신이 한국에서 살 수 있다는것에 감사해하고 결혼해 준 이강재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하며 살아간다.
원작 <러브레터>의 섬세함을 그대로 재현한 <파이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이강재와 파이란의 부부관계를 인식하지 못하는 순박한 파이란은 이강재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강재의 머플러와 증명사진은 그에게 강재의 분신과도 같은 소중한 정표인것이다.우여곡절 끝에 동해의 작은도시 세탁소에 일하게 된 파이란은 힘든일과중에도 한국어를 배우기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한글자 한글자 사전을 뒤적이며 써나가는 글은 혼인신고만 되있는 법적부부 이강재에게 전하기 위한 편지였고,그 사연들은 보는이의 가슴을 미어지게 만드는 슬프고도 애절한 그의 진심이기도 하다. 영화<파이란>의 주인공인 이강재(최민식)와 파이란(장백지)의 만남은 영화속 어느곳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편지로 전달된 파이란의 사랑은 강재의 가슴을 파고드는 아픔으로 다가오게된다.
이강재와의 법적결혼으로 낯선 이국땅에서의 힘겨운 삶을 살아가지만 강재(최민식)를 생각하면 파이란은 행복해진다. 그의 사진만 바라보아도 미소짓게되고 서툰 한국어로 한글자 한글자 적어나가는 시간이 더 없이 행복할수밖에 없다. 자신의 죽음을 알고있는 파이란은 죽음뒤에 맞이할 외로움이 두려워 강재의 무덤에 같이 하기를 원하지만 이말조차도 강재에게 죄송하고 미안한마음이다. 혼자라는 외로움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오고 몸은 고통스럽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편지를 보게될 강재를 생각하면 힘겨움마저도 감수해낼수 있는 것이다.
병으로 인한 고통과 아픔,그리고 두려움보다도 강재를 향한 그리움이 파이란을 슬프게 하고 사진을 보면 그를 향한 그리움은 커져만 간다. 고마워서 눈물이 나고 강재에게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자신의 무능함이 서글퍼서 한없는 눈물을 쏟아내며 그저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모든게 자신의 죄인양 강재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마지막까지도 꿈과 사랑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파이란은 기다림과 인내에 익숙한 전통적인 중국여성의 끈기를 보여주며 감동적인 이벤트와 끈임없는 애정표현의 요구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랑과 연애와는 사뭇 다른 은근과 진실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강재씨! 당신을 사랑해도 되나요?
영화 속 파이란(장백지)과 이강재(최민식)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전해지는 편지와 그녀의 화장된 유골함만이 전부 인것이다.하지만 편지를 통해서 전해지는 그녀의 애틋한 사랑과 아름다운 마음,강재를 향한 절실한 그리움은 삼류건달의 매마른 감성까지 자극하며 회한과 통한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친구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하류인생을 살아가는 강재에게 어떤사람도 사랑을 베풀지 못했고 사랑을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조차 없이 살아가며 오직 하나, 고향에 돌아갈때 배한척 살수있는 돈이면 행복할수있었던 그였기에, 파이란의 사랑은 친절할수 밖에없고 그에게는 과분한 사랑이기도 하다.
사랑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공평하게 누군가의 마음속에 자리하며 언젠가 다가올 사랑을 향해 지극한 정성과 진심을 다해 온몸을 희생하며 자신을 불태울 준비가 되어있는것이다.파이란의 마지막 편지속에서 강재를 향한 배려는 그녀가 사랑하는 강재의 오열하는 모습과 겹치며 진한 감동과 슬픔을 안겨주기도 한다. "만약 오신다면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저를 당신 무덤에 같이 묻어 주시겠습니다? 당신의 아내로 죽는다는것 ,괜찮으시겠습니까?"파이란은 마지막까지도 상대의 감정을 물어가며 최소한의 배려를 아끼지않는다.그리고 또 물어보고 자신의 마지막 소원을 말한것에대해 "응석 부려서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강재를 향해 예의를 갗추며 그를 존중해준다.
파이란! 고마워요...
영화<파이란>은 보는이의 시선과 감정에 따라 다양한 감동과 슬픔을 안겨주기도 한다.개봉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파이란의 슬픔과 외로움은 먼저간 아내의 읆조림과도 닮아있다. 정성껏 차려준 음식을 맛있게먹는 나를 바라보며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던 아내의 마음은 먼저 떠나는 자신의 슬픔보다 남겨진 이의 외로움과 고통에대한 안스러움 이었을 것이다. 죽음을 앞둔 이의 가슴속엔 응어리진 슬픔과 애잔함이 담겨져 있다.
순수하고 맑은 심성을 가진 파이란에게 거친삶을 살아가는 강재의 모습은 순수하게 보였고 외로움을 간직한채 살아가는 슬픈 영혼으로 비춰졌을지도 모른다.비가 내리고 파도소리가 들리는 병실에서 강재를 향한 그녀의 마지막 말은 "죽는것이 무섭고,아프고,괴롭지만 참고 있습니다. 강재씨!매우 좋아합니다.세상 제일 누구보다도 당신을 좋아합니다" 편지를 읽는 강제의 눈물은 자신을 사랑해준 파이란에 대한 감사함보다 보잘것없는 자신을 생각하며 고통을 견뎌낸 그녀에 대한 안타까움 일것이다."고마워요 나를 사랑해줘서...그리고 미안해요 당신의 아픔을 함께 하지 못해서..."강재의 통곡과 함께 울림으로 전해지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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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결혼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계신분들께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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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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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건달로 변신한 한국의 게리 올드만 최민식
영화 <초록물고기>의 막동(한석규)이와 넘버3의 욕쟁이 마동팔 검사(최민식)를 잘어울리게 섞어놓은 듯한 이강재는 최민식이 탄생시킨 <파이란>의 3류 건달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일도 마다하지 않는 강재는 국적취득을 위한 위장결혼의 댓가로 돈을 받게되며 중국인 파이란(장백지)과의 인연은 시작되게 된다.
유일한 혈육인 어머니 마저 돌아가시며 갈곳없는 파이란(장백지)은 한국에 계신 이모를 찾아 먼길을 달려왔지만 그의 희망인 이모 마저도 케나다로 이미 떠나버린 상태에서 그녀가 선택할수 있는 길은 위장결혼을 통해서라도 한국에 정착하며 살아가야만 하는것이었다. 왜 그래야만 하는지 순박한 파이란은 알지 못하고 그저 자신이 한국에서 살 수 있다는것에 감사해하고 결혼해 준 이강재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하며 살아간다.
원작 <러브레터>의 섬세함을 그대로 재현한 <파이란>
강재씨! 당신을 사랑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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