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먼저 언급하겠습니다!
기본 틀은 살인마를 사로잡은 그 된장에 대해서 추적해 나가는 것입니다.
PD 최유진에게 찾아온 후배 한명이 인턴 자리를 달라고 떼를 쓰며 자신이 가진 이슈가 될 만한 소재를 알려주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죠. 그렇습니다, 이슈가 될 만한 소재는 바로 전설의 살인마 김종구가 사형 직전에 한 말이었습니다. 죽기직전에 남긴 말 한마디.
“된장...그 된장찌개가 먹고 싶네.” 검거될 당시에 산장에서 김종구는 도망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된장찌개를 먹고 있었으며, 자신에게 총구가 겨눠지는 줄도 모르고 된장찌개를 먹고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최유진은 이 된장찌개의 비밀에 대해 하나씩 찾아가게 되고 장혜진이라는 여자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장혜진이 박민이라는 회장과 같이 산장을 떠났고 교통사고로 두 명 모두 죽었음을 알게 되죠. 또한 그 사고 당시 된장에 덮여있던 시체는 전혀 부패하지 않았고 나비들이 몰려들었다는 신기한 증언과 함께 된장이 특별한 재료들로 만들어졌음을 알게 됩니다. 최유진은 장혜진에 대해 조사하면서 이 특별한 재료들도 조사하게 되고, 이에 대한 비밀들이 점차 밝혀집니다. 순도 100%의 소금, 옻샘물, 누룩 등 여러 재료들을 찾아내게 되면서 된장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도 알아내게 되죠. 결국 혜진이 완성된 된장을 처음 먹이고 싶었던 현수는 일본에 갔다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고, 현수를 찾으려 돌아오다 결국 죽게 되지만 된장은 그 둘의 아름다운 사랑과 혜진의 기다림을 모두 담고 있고 사람들에게 보여줍니다. 마지막에 최유진은 된장을 만드는 비법으로 “기다린다.”라고 말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나도 먹고싶다, 혜진의 된장찌개
희대의 살인마를 잡은 된장찌개. 처음 포스터를 보고 대체 된장찌개의 어떤 점이 극악무도한 살인마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궁금했었습니다. 이 궁금증은 내 머릿속을 사로잡았고 결국 나를 영화관까지 이끌어간 원동력이 되었습니다.(이것이 포스터의 힘인가요?) 이 영화를 찾은 대부분의 관객은 나와 비슷한 이유에서 영화를 관람하러 온 것이라 생각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드는 느낌은 짠함... 혜진과 현수의 안타까운 이야기에 조금은 짠하다는 느낌이었다. 된장의 비밀을 찾아다니면서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배우 류승룡의 깨알같이 터뜨려주는 유머스러운 그의 연기로 무마해나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요원과 이동욱의 밋밋한 캐릭터가 다른 주변 인물들의 뚜렷한 캐릭터에 조금은 묻힌 듯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또한 코믹, 멜로, 미스터리 등 너무 다양한 소재를 한 번에 넣으려는 과한 욕심을 부린 듯한 느낌이 들어 장황했고 미스터리 장르이긴 했지만 너무 현실감 없는 이야기었다는 점에서 약간의 실망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벚꽃 아래에서 이요원과 이동욱의 멜로씬은 매우 아름다웠고 배우 류승룡의 살아있는 연기는 좋았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현수에게 가장 먼저 먹이고 싶었던 된장. 하지만 현수는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살인마와 산장식당의 아주머니, 후각을 잃어버린 박민 사장만이 그녀의 된장찌개를 맛보게 되었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여기서 볼 때 된장에는 혜진이의 현수에 대한 사랑과 기다림이 녹아서 이를 맛보았던 사람들에게 그 아름다운 마음을 나누어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이 필요했던 살인마, 산장의 외로운 아줌마, 후각을 잃고 세상에 관심을 끊었던 박민 사장에게 그들의 사랑이 녹아있는 된장은 이 세상의 어떤 음식보다도 소중하게 다가갈 음식이었던 거죠.
강력히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만 요즘 높게 평가되고 있는 류승룡의 연기를 확인해 볼 수 있고 아름다운 영상미도 중간 중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된장>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영화가 너무 늘어지는 느낌도 받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전이 너무 허술하다고들 했었는데요, 타임킬링용, 혹은 벚꽃이 휘날리는 아름다운 영상을 보고 싶으신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개인 평점 : 2.8점/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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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정다운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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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음식은 만드는 사람의 손맛에 좌지우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똑같은 재료와 레시피를 갖고도 만드는 사람마다 음식 맛이 다른 것은 손맛 때문이다. 아무리 자신의 아내가 최고의 요리사라 하더라도 어머니의 손으로 직접 만든 된장찌개의 맛을 따라갈 수 없는 것처럼 손맛은 눈에 보이지 않는 최고의 재료다. 제목부터 친근한 <된장>은 단순히 최고의 된장을 찾아 떠나는 식도락 영화가 아니다. 그 대신 한 번 맛을 보면 잊을 수 없는 된장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다.특종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취재하는 PD 최유진(류승룡). 어느날 그는 자신의 후배에게 희대의 살인마를 잡게 된 이유가 다름 아닌 된장찌개였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유진은 살인마의 오감을 사로잡은 된장찌개의 실체를 찾기 위해 취재를 시작한다.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날 된장찌개를 끓였던 장혜진(이요원)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유진은 그녀를 찾기 위해 수소문하던 중 의문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말과 함께 그녀의 숨겨진 러브스토리를 듣게 된다.영화의 제목만 들으면 곧바로 음식영화가 떠오른다. 음식을 소재로 한 만화처럼 맛있게 된장찌개를 먹는 장면이나 갖가지 재료를 찾기 위해 한국의 아름다운 곳을 보여주는 등 <된장>은 겉만 보면 <식객>과 비슷하다. 그러나 일단 영화의 뚜껑을 열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된장>의 초반부는 된장의 진실을 찾는 미스터리 구조로 되어있다. 희대의 살인마 검거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저마다 그때 된장의 기막힌 맛을 기억해낸다. 침이 고이고, 먹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한 문제의 된장찌개는 영화의 가장 중요한 열쇠다. 영화는 그 열쇠를 찾기 위해 오랜 시간을 할애한다. 살인마를 검거한 담당형사부터 수감된 교도소 동료, 된장찌개를 먹었던 식당 등 영화는 유진을 통해 그들의 진술을 듣는다. 또한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오로지 진실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유진은 미스터리 장르의 재미를 전한다.영화의 스토리는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과 비슷하게 전개된다. <시민 케인>에서 노년의 케인이 죽기 전에 말한 ‘로즈버드’의 실체를 찾는 것처럼, <된장>도 사형을 앞둔 사형수의 마지막 말인 ‘된장찌개’의 실체를 찾는다. 영화의 초반부와 이야기의 전개부분이 <시민 케인>과 흡사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미스터리를 잠시 거두고 멜로로 전환한다. 바로 장혜진의 러브스토리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음식을 해주는 아내의 손맛,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 엄마의 손맛처럼, 사랑에 빠진 혜진의 손에서 탄생한 된장은 그 자체가 사랑의 결정체다. 더불어 사랑하는 사람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눈물로 지센 이별의 순간이 그 결정체를 단단하게 만든다.이처럼 영화는 미스터리 장르로 문을 열지만, 한 연인의 아름다운 사랑과 안타까운 이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안재욱, 이지은 주연의 <러브 러브> 이후 12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이서군 감독은 진부하지만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순수한 사랑과 이별을 보여준다. 자칫 새로울 것 없는 영화를 맛깔스럽게 만드는 역할은 류승룡의 연기다. 관객과 함께 된장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그는 영화의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진실을 찾기 위해 몸 개그도 서슴지 않는 그의 모습은 관객에게 웃음을 주고, 진지한 표정에서 가끔씩 정적을 깨는 귀여운 모습들로 코믹함을 전한다. 분량은 다소 적지만 이요원과 그가 사랑하는 남자 현수 역을 맡은 이동욱은 과하지 않은 연기로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한 연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부를 기준으로 미스터리와 멜로 요소가 각기 따로 진행되는 탓에 연결성의 문제가 드러난다. 마치 한 그릇에 서로 다른 음식이 담겨져 있는 것 같은 이질감은 무시할 수 없다. 영화는 후반부 러브스토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나머지 팽팽했던 긴장감이 사라지고 점점 느슨해진다. 다만 마지막 부분에서 된장을 만드는 방법을 나열하는 류승룡의 진정성 있는 내레이션은 진부한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가 관객의 마음을 얼마만큼 요동치게 만드는지 새삼 일깨워준다.
2010년 10월 19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 (zzack08@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