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숲, 2012
체게베라, 카스트로, 야구로 기억되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사회주의 국가 쿠바.. '카리브해의 진주'라고도 불리우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나라에 100여년 전부터 뿌리를 내리고 살았던 우리민족이 있었다.그들은 연애를 하고 아이도 낳고 살지만 조국을 잊지 않기 위해 어설픈 애국가를 부르며 우리의말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우리의 핏줄이기도하다.4년만 일하면 고향인 조선땅에 '금의환향'할것이라 믿고 살았던 그들은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돌아오지 못한채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다.
슬프고도 가슴따뜻한 영화 <시간의 춤>을 연출한 '송일곤'감독은 비슷한 제목의 <시간의 숲>을 통해 7200년 된 삼나무를 만나기 위한 힐링여행의 길을 안내하고,배우 '박용우'와 미모의 일본배우'타카기 리나' 를 등장시켜 삶에 지친 영혼이 치유되는 과정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일본 가고시마 남단에 위치한 '야쿠시마'라는 섬에 존재하는 7200년 된 삼나무 '조몬스기'는 현존하는 나무중 최고의 연령을 자랑하며 지나온 그 엄청난 시간을 품고 있는 신령스러운 존재로, 잘 보존된 삼나무 숲 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야쿠시마'의 비경속에 지금도 살아숨쉬며 대자연이 주는 위대함을 경험하게 해준다.
어색한 만남
7200년의 시간을 품은 '조몬스기'를 만나기 위한 한국과 일본의 두 배우 '박용우'와 '타카기 리나'의 어색한 첫만남은 영화를 통해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시나리오에 끌려가는 기존의 영화와는 다른 색다른 다큐멘터리 형식을 추구한다는것을 제시하기도 한다.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을 다룬 영화<아이들..>에서 다큐멘터리 피디 '강지승'역할을 맡게된 박용우는 영화 마무리작업의 힘겨움 때문이었을까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지만,첫 대면인 '타카기 리나'와의 만남에서는 부드러운 웃음으로 상대를 배려하며 따뜻한 모습을 보여준다.
'프로 간장 게장'을 되풀이 하는 '타카기 리나'아직 서툴은 한국어를 정확히 발음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DJ DOC'의 겨울이야기 를 좋아하게 된 1997년 부터 시작되었고,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어눌한 한국어는 일본특유의 억양과 결합되며, 리나 만의 매력적인 어투로 탈바꿈 하기도 한다.낮설은 여행지의 안내자이자 사랑하는 여인의 모습으로도 그려질 '타카기 리나' 와 힐링의 대상이 되는 '박용우'와의 어색한 만남은 비,바람의 악조건 속에서도 조몬스키를 만나기 위한 여정을 함께하며 서서히 서로에게 적응하고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신에게 순응하는 과정들
일본사람들은 야쿠시마의 숲을 '원령공주의 숲'이라고 부른다.사슴의신 과 신비의 숲의 존재들이 공존하고 있는 이곳에서 그들이 찾고자 하는것은 무엇일까... "여행에서 지식을 얻어 돌아오고 싶다면,떠날때 지식을 몸에 지니고 가야한다"는 말처럼 내가 얻고자 하는것과 치유되야 할 부분들을 생각해보고 자연을 접하게 된다면 그 치유효과는 극대화될수 있지만, 목표없는 여행은 단지 먹고 ,느끼고 우연한 만남을 기대하는 설레임을 바랄뿐이다.배우 '박용우'는 자신이 찾아야할것들과 털어버려야 할것들이 무엇인지 힐링 받아야할 목록을 정해놓고 여행에 임할만큼 그가 쌓아놓은 스트레스는 일상생활마저 힘들게 만드는 힘겨움 이었을것이다.
'배우 내려놓기' '원망하는 마음 비우기' '여자와 편하게 지내기' '사람들과 소통하기'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꾸기' '솔직해지기' '스트레스 해소하기' '자연과 교감하기' '많은사람들 전화번호 받기' '성숙해지기' 이모든것을 위해 매일 기도하기...이와같은 치유의 목록들은 어쩌면 모든이들이 공감하는 부분들이기도 하며 완벽한 인간으로 변모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될지도 모른다.가족과 주변인들을 위해 끈임없이 무언가를 해줘야만 한다는 부담감은 정작 나를 위해서는 그 무엇도 베풀지 못하는 모순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성스러운 노인'조몬스기'
'사슴2만,원숭이 2만,사람 2만' 이란 말이 지금까지 전해올 정도로 사슴과 원숭이 그리고 사람이 함께 공존하며 자연과 함께하던 야쿠시마 숲속에는 수천년의 풍파를 겪으며 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삼나무들이 가득하다.수 많은 삼나무들 속에 7.200년 이라는 세월을 견뎌낸 신령스러운 나무 '조몬스기'는 신비한 자태만큼이나 자신의 영역을 인간에게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숲의 신 에게 '조몬스기'로 가는길을 열어달라는 '타카기 리나'의 기원에도 불구하고 새해의 첫날 바람은 거세고 산은 흰눈의 성벽으로 둘러쌓인채 산으로 가는 등산로들은 폐쇄되어 가고있었다.
숲속의 성스러운 노인 '조몬스기'는 자신과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는 대신 그를 지극히도 사랑햇던 시인 '야마오 산세이'의 미망인 '야마오 하루미'에게 인도하는 아량을 베풀기도 한다.오래된 생명체와 같은 땅에 살 수 있다는 행복감은, 불을 지피기위해 장작을 모으러 다니는 힘겨움 마저도 감수 할수있으며 그 또한 살아가는 재미의 하나로 생각한다는 '야마오 하루미'의 소박한 행복은, 많은 것을 누리고 소유할려는 우리들의 욕심을 차분하게 질타 하는듯하다. 시인 '야마오 산세이'의 뼛가루는 집앞 베롱나무 밑에 뿌려지고 그의 무덤이 되는 이 작은 나무덤불은 미망인'야마오 하루미'에게 숲의 신령'조몬스기'를 대하듯 성스럽고 엄숙하다.
'자연과 인간' 의 교감
시인'야마오 산세이'와의 교감,시골의 작은학교에서 아이들과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아름다운 해변에서의 데이트 이런과정들을 통해 보여지는 '박용우'와 '타카기 리나'의 친밀감은 배우들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오랜 연인과도 같은 다정함을 보여주며 처음의 낮설고 어색한 분위기에서 서서히 상대에게 동화되어 가는 미세한 감정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그래서일까..박용우는 영화<혈의누>촬영과정에서 힘들었던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며 닫혀져있던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어주고 자신의 치유목록을 하나,둘 지워나가기 시작한다.
영화배우 라는 화려한 직업의 특성상 언제나 대중들의 관찰대상이 되고 그 이면에 감추어진 아픔들은 혼자서 감수해 내야만 하며, 고독한 자신과의 싸움은 심각한 정신장애를 가져오기도 한다.숲의 고요함,바람의 소리,산새들과 풀벌레의 잔잔한 소음들은 자연과 교감하기 위한 이들에게 근사한 배경음악이 되어 힘겨운 여정의 무거운 짐들을 하나,둘 씩 비워내기도 하며,소통을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간 '박용우'가 흘리는 눈물은 '타카기 리나' 에게 전해지는 크나큰 선물이고, 그간의 동행을 통해 얻게된 교감의 산물이기도 하다.힐링을 위한 목표점의 선택은 애초부터 의미없는 인간의 도전에 불과할뿐,.. 몇천년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조몬스기'는 이들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으며 자연을 통한 힐링의 과정보다 자연을 매개체로 하는 인간의 교감이 어쩌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 했을지도 모른다.
나이차이가 천년이라는 부부(夫婦)삼나무 '매오토스기'..이들 부부가 손을 잡기까지 오백 년 의 시간이 흘렀고 지금도 그들은 여전히 하나가 되어 한몸으로 살아가고 있다.손을 잡기까지 수 백년,부부 삼나무의 진득한사랑 과는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영화속 그들도 해변을 바라보며 손을 맞잡고 서로를 향해 이해와 사랑,그리고 교감을 통해 상처를 치유해 준다.그들의 감정이 사랑이 아닐지라도 잔잔한 감동의 여운은 오래 기억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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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를 통한 힐링을 경험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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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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