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The Uninvited , 2010

2010년 한 영화가 부천판타스틱 영화제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된다. 촬영에만 500만원, 총 제작비 2000만원이라는 정말 초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영화제를 통해 많은 숫자의 컬트팬들을 만들어냈고, 그 덕분에 극장 개봉이라는 기적까지 만들어냈다. 이 기적과도 같은 영화는 이응일 감독의 “불청객”이라는 영화이다.
영화의 장르는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SF(Science Fiction) 장르의 영화이다. 2003년에 이와 같은 SF장르인 <지구를 지켜라>(장준환 감독, 신하균, 백윤식 출연)가 개봉했었는데, 처참하게 망했었다.(그러나 흥행과는 상관없이 작품성만큼은 많은이들에게 인정받았다) 이 영화의 정보를 처음 봤을 때 필자는 이 영화가 <지구를 지켜라>와 비슷한 내용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공개된 포스터를 봤을 때 <지구를 지켜라>와 같은 B급 정서가 포스터에서 느껴졌기 때문.

그러나 내 생각은 틀렸다. 이 영화는 <지구를 지켜라>보다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B급 영화가 아닌 C급 영화의 냄새가 영화 속에서 강하게 풍겼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 영화 골 때리면서도 재밌다는 것이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진식, 응일, 강영은 몇 년째 취업 준비만 하고 있는 만년 취업준비생이다. 그런 그들의 자취방에 하나의 소포가 배달된다. 진식이 그 소포를 열자 소포에서 포인트맨이라는 외계인이 튀어나온다. 그 정체불명의 외계인은 그들에게 은하연방 론리스타 수명은행과 계약이 성립됐음을 알린다.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취준생 삼인방은 포인트맨에 의해 우주로 납치 되고만다.

진식은 현실을 외면하며 공부에 빠져든다. 그런 그에게 이런 상황을 리코더 연주로 달래보려는 강영의 행동은 한심하게 느껴질 뿐이다. 결국 의견충돌 끝에 진식과 응일과의 몸싸움이 벌어지고 만다. 바로 그때 창문을 깨고 밖에서 날아온 소주병, 그 소주병 안에는 포인트맨의 정체와 약점이 적혀져 있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이 영화를 디시인사이드에 바칩니다”라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감독이 디시인사이드를 한다고 한다.) 영화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예: 디시인사이드의 문화)를 따르고 있다. B급 영화가 아닌 C급 영화의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고 앞에서 이야기했었는데, 그러한 냄새가 풍기는 이유는 이 영화가 B급도 아닌 C급 청춘들 즉 비주류 인생들을 대변해주는 영화라서 그런 듯 아닌가 싶다.

처음 등장하는 문구부터 범상치 않더니, 국회의사당이 우주를 떠도는 장면이 나오질 않나, 리코더를 부는 장면을 자세히 보니 핸드싱크를 하고 있질 않나, 게다가 결말 부분에서 나오는 다큐멘터리식 자막은 정말 컬트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00만원이라는 제작비 답게 아바타, 매트릭스등과 같은 영화로 인해 만들어진 대중들의 시선에는 이 영화의 CG는 굉장히 저급하게 느껴질 것이며(오히려 그 배경과 CG의 괴리감 때문에 웃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러한 영화를 한번도 보지 못한 주류를 따르는 대중들은 이 영화를 그냥 유치한 애들 영화로 치부 할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유치함 속에는 배고픈 청춘들을 대변하고 이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하는 그런 힘이 숨겨져 있는 영화이다.

피터 잭슨도 이렇게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현재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감독 중 하나이다. 이들이 한국의 피터 잭슨이 될 수 있도록 빈다. 또한 이응일 감독의 다음 영화가 진심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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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 매니아 분들, 우리나라 SF를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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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커넥션35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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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놀라운 SF 영화 한편이 관객을 만났다. 그 영화는 바로 <불청객>이다. 이 영화는 500만원으로 SF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로지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연출한 감독의 재기 발랄함은 영화의 큰 매력이자 장점이다.때는 바야흐로 가깝고도 먼 현재. 만년 고시생 진식(김진식)과 취업준비생 강영(원강영), 응일(이응일)은 반지하 자취방에서 같이 산다. 어느날 큰 폭발음과 함께 택배가 도착한다. 호기심 많은 응일은 택배를 열어본다. 그러자 4차원의 포인트맨이 나타나 은하연방 론리스타 수명은행과 자동적으로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말한다. 엉겁결에 자신의 수명을 빼앗기게 된 세 명은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이를 알아챈 포인트맨은 자신의 초능력으로 집 전체를 우주공간으로 옮겨놓는다. 절망에 빠진 세 명은 다시 지구로 돌아가는 방법을 강구하고, 포인트맨과 마지막 결전을 치룰 준비를 한다.<불청객>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장 큰 점은 역시 순수 국내 자체제작 SF 영화라는 것이다. 이응일 감독은 5년 동안 이 영화에 매달렸다. 각본부터 연출, 촬영, 편집 그리고 CG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쳐갔다. 게다가 그 당시 같이 살던 두 형(김진식, 원강영)과 함께 영화에 출연까지 했다. 감독이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지만 CG의 효과는 여타 SF 영화와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조악하다. 멋스러운 CG를 바란 관객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그러나 감독은 CG 영상의 빈틈을 놀라운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메운다. 영화의 이야기는 대부분 반지하 자취방에서 이뤄진다. 감독은 이 한정된 공간안에서 SF 장르에 맞는 영상을 최대한 보여준다. 특히 포인트맨과 결전을 벌일 때 거울과 레이저 포인터만으로 액션의 쾌감을 주는 장면은 일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주를 탈출하기 위해 방바닥에 줄을 매달거나, 어디서 주워온 듯한 안전모와 우산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쓰고 있는 소품을 이용해 극적 재미를 더한다.<불청객>은 CG 영상과 더불어 사회적 문제와 풍자를 뒤섞는 이야기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변변한 직업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세 인물, 포인트맨에게 삶을 저당 잡히는 그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취업대란이 대두되는 사회상을 비춘다. 취직난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쉽게 벗어날 수 없고, 벗어나려는 노력도 안하는 오늘날 젊은이들의 모습은 우주에 고립된 채 탈출할 수 없는 세 인물로 투영된다. 또한 감독은 론리스타 수명은행이라는 명칭과 포인트맨이 영어로만 말하는 설정을 통해 ‘론스타 사태’ 문제를 집고 넘어간다.다만 이 영화가 다수의 관객을 충족시킬지는 미지수다. 아무리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SF 영화를 만들었지만 거친 CG와 가끔 오글거리는 비전문배우들의 연기는 거부감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F 장르를 취하며 사회적인 문제점까지 비판하는 <불청객>은 신선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2010년 9월 27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 (zzack08@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