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오리 바람
Eighteen

<회오리 바람>은 한국예술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는 장건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감독의 10대 시절을 반영한 작품이기도 하다.
기존의 큰 교훈을 주기 위한 거창한 영화가 아닌 청소년기의 고민과 갈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너하임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 벤쿠버 국제영화제 용호상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관심과 호평을 받은 영화이다.

고등학교 2학년인 태훈과 미정은 겨울방학을 맞아 자신들의 100일을 기념하기 위해 동해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건 다름아닌 어른들의 꾸지람.
부모님께 혼이 난 것도 모자라 태훈은 자신의 부모와 함께 미정의 부모에게 불려가고, 대학을 가기전까지 미정과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고 만다. 부모들에 의해 생이별을 하게 된 두 사람. 싱숭생하고 앞으로가 막막한 태훈과 아쉬움은 있지만 어딘가 담담해 보이는 미정이다.

엄격한 부모의 태도에도 계속 만날 것이라는 미정의 말을 듣고 태훈은 불안하지만 믿어 보기로 한다. 처음 생각과 달리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미정이 자신을 피하는 듯한 이 상황에 태훈은 초조하기만 하다. 이로 인해 공부도 손에 잡히질 않고 급기야 학교를 그만두기에 이른다.
학교를 그만두고 미정에게 멋진 모습을 다가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살아가려 하지만 도무지 미정의 아름은 열릴 기미를 보이질 않고 설상가상으로 아르바이트 도중 교통사고를 내며 일이 꼬이고 마는데... 과연 태훈이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회오리 바람>은 모든 사람들이 겪게 되는 청소년기의 고민과 갈등을 보다 사실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관객들에게 거창한 교훈과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줌으로서 진정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속에는 청소년기에 겪을 수 있는 다양한 고민을 담고 있는데, 가장 주된 주제는 연애에 비롯된 부모와 자식간의 가치관이다. 태훈과 미정의 연애 사실이 들키면서 갈등이 시작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불편함에 직면하게 된다.

부모의 입장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고 자식의 입장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본인은 아무래도 후자에 감정 이입이 많이 된 것 같다. 물론 자식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 성공하는 모습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영화속에서 보여진 모습은 짜여진 틀안에 가두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식을 행복을 바란다면서 의사를 제대로 들어 보지도 않고 나쁘다, 안된다고 부모만의 생각안에서 옳고 그름을 나누는 것은 너무 불합리 하지 않을까?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닫겨 있지만, 그것은 자식의 행복이 보다는 자신이 풀지 못한 것을 자식을 대신해 풀기 위한 대리만족 심리가 아닐까? 그것을 과연 자식의 행복이라 확실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조건 안된다고만 할게 아니라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판단하는 것이 맞다면 윽박지르고 강제로 끌고 올게 아니라 설득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자식 스스로가 부모가 만들어 놓은 가이드 라인으로 들어오게끔 말이다.

모든 것을 주변의 탓으로 돌리기엔 태훈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다. 여러 안좋은 사건이 터지면서 태훈이 더 힘들어 진것도 있지만 무언가 얻기 위해서는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전혀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큰 생각에 비해 모자란 것은 사실이다.
힘든 청소년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부모는 충실히 귀를 열어 들어주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들 입장에서도 무조건 거부하기 보다는 수용할 줄 아는 자세와 노력하려는 모습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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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학생들
고민이 많은 청소년을 두고 있는 부모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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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권준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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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귄지 100일 된 기념으로 여행을 떠났던 태훈(서준영)과 미정(이민지)은 양쪽 부모님에게 호된 꾸지람을 듣는다. 결국 태훈과 미정이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사건은 일단락된다. 하지만 태훈은 미정이 보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해 계속해서 그녀의 집과 학원 주변을 서성거린다. 미정은 그런 태훈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태훈의 방황은 학교와 부모에 대한 반항으로 이어진다. 모든 것이 미완성이고 불안정했던 시절. 그 시절의 미풍 한 점은 회오리바람 못지않다. <회오리 바람>은 모든 일들과 감정이 폭풍처럼 다가왔던 10대 시절을 그린 영화다.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이 이야기는 평범하다. 10대 소년, 소녀의 풋사랑은 어른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두 아이들에게는 ‘성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시간이 주어진다. <회오리 바람>은 그 시간의 질감과 무게를 묘사하는데 중점을 둔다. “나의 10대 시절을 투영했다.”고 밝힌 장건재 감독은 태훈을 고통스러운 시간의 화자로 삼는다.철저히 태훈의 시점으로 움직이는 영화는 기실 태훈의 성장담이나 다름없다. 미정과의 사랑이 어려워질수록 커져가는 감정이나, 연애도 아르바이트도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답답함은 모두 태훈 만의 것이다. 영화는 그런 소년의 어지러운 감정을 생생하게 그린다. 반항심과 그리움에 어쩔 줄 몰라 하고, 미숙하고 순수한 만큼 치기어리고 대책 없는 ‘고딩’ 태훈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 수없이 마주쳤을 것 같은 평범한 캐릭터다. 때문에 <회오리 바람>이 일으키는 감정의 크기는 관객이 태훈이라는 캐릭터에 얼마나 공감을 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하지만 <회오리 바람>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진정성 담긴 캐릭터나 10대 시절에 대한 통찰이 아니라 장건재 감독의 연출력이다. 단편 영화 시절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해온 장건재 감독은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는 첫 장편영화 <회오리 바람>에서 그간 쌓아온 녹록치 않은 연출력을 선보인다. 적절한 플래시백은 이야기가 늘어질 때마다 새로이 긴장감을 환기시키고 다양한 앵글은 소년의 마음을 다각도로 비춘다. 특히 인물에 적극적으로 다가서다가 과감하게 멀어지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대사 열 마디보다 태훈의 심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무거운 마음의 짐을 등에 업고 산비탈을 오르고 오르는 태훈의 뒷모습을 멀리 잡은 장면은 최근 한국영화에서 본 장면들 중 가장 시적이다. 이야기가 지루할 틈이 없는 속도와 리듬은 10개월 편집의 결과다. 밴쿠버국제영화제 용호상 수상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10년 2월 22일 월요일 | 글_하정민 (inblue79@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