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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를 베어라 (2007)

조회수 5,420

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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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간략평

Good 좋아요!

  • 진지한 영화를 볼 줄 아는 당신!
  • 상징과 비유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분.
  • 신학생 관람가!

Bad 음~글쎄요

  • 진지한 영화라면 무조건 학 띠는 분!
  • 영화의 오락적 기능만을 원하시는 분.
  • 성직자는 완벽해야 한다..이런 고정관념 있으신 분!

인터뷰

  • 이 영화의 등록된 인터뷰가 없습니다.

시놉시스


당신을 사랑하지만 그녀를 잊지 못하겠습니다. | <벌이 날다>, <괜찮아 울지마>를 잇는 민병훈 감독의 세번째 영화
가톨릭 신학대학생인 수현(서장원)은 여자친구 수아(이민정)와의 관계를 끊고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 다시 한번 신학교 생활에 충실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던 어느 날 수아가 보낸 청첩장과 십자가 목걸이가 배달되온다.
자신의 고민을 나누고자 동기인 강우에게 의지하려는 수현은 강우가 신학교 대나무 숲으로 가는걸 발견하고 뒤따라갔다가 숲 속에서 새끼 강아지를 발견하고 몰래 방안에서 키우게 된다. 그러나 며칠 못가 강아지가 아프자 수현은 강아지가 처음 발견했던 곳에 십자가 목걸이와 함께 강아지를 버리게 되고 갑작스레 강우가 신학교를 그만두려하자 수현은 또다시 마음이 흔들린다.
그때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은 수현은 집에서 어머니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신학교로 돌아가는 기차역에서 수아와 닮은 여자를 발견하고는 무작정 수아를 찾아간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먼저 떠나버린 수현이 갑자기 수아앞에 나타나자 화가난 그녀는 다시는 자기 앞에 나타나지 말라며 모멸차게 돌아선다.
신학교로 돌아온 수현은 학장신부에게 성직자의 길을 그만두겠다 털어놓지만 평소 수현을 아끼던 학장신부는 수현에게 수도원 피정을 권유하고 수현은 수도원으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문신부(기주봉)와 수련수사 정수 등과 함께 새로운 생활을 하던중 뜻밖에 수도원 안에서 수아를 닮은 헬레나 수녀를 만나 다시한번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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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나무를 베어라
Pruning The Grapevine, 2006  



 

 

- 신에게로 향하며
영화는 느리고 침착하다. 정적이며 카메라 쇼트도 크게 움직임이 없다. 예술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별로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닐지도 모른다. 큰 사건도 없고 복선, 플롯도 뚜렷하지 않다. 마치 어느 신부의 수필을 읽듯 차분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야기는 결코 얕지 않다. 깊은 물이 고요하듯 그 정적인 순간마다 우리는 생각을 해야 한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무엇 때문에 그곳에 갔을까 등등.

줄거리에 나와 있는 것처럼 영화는 카톨릭교의 신학대학생인 수현의 삶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을 하나님에게 바치기로 했다. 남자이길 포기하고 하나님의 대리자가 되는 길, 즉 신부가 되기로 결정한 인물이다. 하지만 신부의 길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욕망과 늘 싸워 이겨야 하며 세상을 등져야 한다. 그의 신분에서 바쁜 일상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바빠도 오직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 일에 집중되어야 하며, 세상의 관심거리는 배척해야 하는 입장이다.

언젠가 TV에서 신부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들은 매일 같은 패턴으로 성당에서 자신의 할 일을 하며 기도를 드리고 고해성사를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또 신께 기도를 올리고 용서를 구한다. 남의 죄를 대신 받아 주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타인의 죄를 듣는 그들의 입장은 결코 행복할 것 같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평생 자신의 삶을 신에게 바친다는 명목하에 가장 중요한 이성간의 교류를 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서글퍼보였다.

마침, 인터뷰 중 누군가 그들에게 결혼하지 않으며 사는 삶이 어떠냐고 물었었다. 그에 대한 답은 확실하지 않았다. 그저 미소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었다. 긍정의 미소였든 씁쓸한 회안의 미소였든, 나는 그 미소는 한 가지로 해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영화 속에 나오는 수현은 갈등이 많다. 답답한 같은 일상의 생활에서도 나오고 싶고, 몰래 밤에 연 친구의 생일파티처럼 술도 마시고 놀고 싶다. 반대로 그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엄마는 그의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 아프다는 거짓말로 수현을 수도원에서 잠시 나오게 했다. 수현은 그런 엄마를 보면서 자신이 무엇 때문에 그곳에 있는지 설명을 하지만, 카메라는 그 후에 수현의 고민하는 모습을 더 보여준다.

무엇보다 가장 큰 갈등은 사랑이다. 그는 수도원에 오기 전에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 경험이 있었다.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슈퍼스타가 된 이민정이 맡은 수아라는 여자였다. 이 사랑은 수현의 선택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수현은 또 다른 죄를 얻게 된다.

 

 

- 사랑은 누가 준 것이기에
신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신부가 되는 사람들이 왜 결혼을 하지 못하는지 정확하게 알 순 없다. 자료를 찾아보니 신에게 온전히 몸을 바친 고결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말도 있으며, 대리자기 때문에 순결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더 깊고 이론적인 이유들도 물론 있었다. 또 중세시대 왕들이 수도원으로 향하는 권력을 억제하기 위해 펼친 잘못된 법으로부터 나왔다는 낭설도 있었다. 어쨌거나 그들은 현재 결혼을 하지 않아야 되며, 그것을 따르지 않으면 수도사가 될 수 없는 운명으로 정해져 있다.

영화에서 가장 큰 갈등의 맥은 여기에 있다. 수현은 수아를 사랑한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 때문에 수아와의 사랑의 끈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가장 큰 상처를 받은 건, 수현 자신이 아닌 수아다. 사실, 냉정하게 둘의 관계에서만 보자면 수현이 선택한 건 매우 이기적인 선택이다.

사랑을 하는 마음은 혼자서 생기는 게 아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그것을 서로 허락했기에 둘은 사귀고 사랑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직업적인 선택을 운명이라는 무거운 단어를 사용하며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갑자기 말해 버리면, 가장 큰 아픔을 지니는 건 여자 쪽일 것이다. 당사자인 수현도 상처를 크게 입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그는 자신의 선택이 신을 향한 더 큰 공의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그리 큰 상처는 안 받게 되는 것이다.

 

 

영화에서 이 감정을 암시하는 장면이 후반에 나온다. 수아와 비슷하게 생간 안젤리나 수녀가 그의 앞에 등장하는데 그때부터 수현은 마음이 흔들리고 감정이 상하기 시작한다. 이때 수현은 그녀가 수아를 닮은 사람이 아닌, 수아 본인 일 거라고 확신하는 것 같다. 이것은 수현이 자신이 내린 결정만이 공의롭고 자신만이 선을 향해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수아가 자신을 따라 수녀가 되겠다고 하니 느끼는 이상한 이질감과 신에 대한 배신감도 섞여 있을 것이다.

여튼, 결국 그녀는 수아가 아닌 진짜 안젤리나였고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수현은 이미 너무 늦은 것이다. 그리고 안젤리나는 수현에게 왜 먼저 다가왔는지 설명을 한다. 그것은 수현과 똑같은 상황으로 인한 누군가에게 준 상처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때 수현은 비로소 자신도 수아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고 깨닫는 장면이기도 하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가장 크게 든 의문은 이거였다. 사랑은 분명 신이 준 가장 큰 선물인데, 왜 그것을 못하게 하는가. 그것은 인간의 잘못된 해석인가 진정 신의 결정인가!

아마 감독도 이것에 대한 의문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을 것이다. 제목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포도나무는 신을 비유하는 것 같다. 성경에 보면 요한복음 15장에는 포도나무의 비유들이 나오는데 이때 포도나무는 신을 가리키는 단어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요한복음 15:5)

 

 

- 구성의 방식
시간의 흐름대로 차분하게 흘러간다. 비슷한 류의 예술영화가 그렇듯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 보다는 천천히 인물의 감정을 따라 카메라도 따라간다. 큰 움직임은 없지만 작은 파동들이 하나씩 모여 크고 깊은 호수를 이룬다. 영화는 의문을 주고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독의 해답은 들추어 볼 수 있다.



 


- 이 영화의 한 컷
안젤리나와 수현이 만나는 첫 장면. 호기심. 그는 진짜 안젤리나일까?

         
예술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
글: sung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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