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씨 오는 날
Awaiting, 2014

민우씨 오는 날 (Awaiting, 2014)은 모든것을 잊어가면서도 한 남자만 기다리는 연희와 출근후 70여년동안 돌아오지 못하고있는 연희의 남편 민우 두사람의 로맨스 이별, 기다림이 있는 한국의 단편영화다.
<오늘의 연애>,<굿 닥터>에 출연했으며 <최종병기 활>로 2011년 48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여자배우상 수상한 문채원이 일편단심 민우를 기다리는 연희역을 <반창꼬>,<집으로 가는길>에 출연했으며 2011년 <고지전>으로 2011년 32회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수상한 고수가 출근후 돌아오지 못하고있는 남편 민우역을 <주리>,<극장전>에 출연했으며 1990년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에 출연하여 1990년 11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손숙이 기억을 잊어도 한사람만을 기다리는 현재의 연희역을 맡았다
민우씨 오는 날 (Awaiting, 2014)은 영화<은행나무 침대>로 데뷔해 <태극기 휘날리며>,<쉬리>등 천만관객을 돌파한 대한민국 대표 감독 강제규가 감독을 맡아 화제가 됐다. 민우씨 오는 날 (Awaiting, 2014)은 홍콩국제영화제 뷰티풀 2014의 옴니버스 영화중 한편으로 제 38회 홍콩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1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단편 쇼케이스 부문, 제 12회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에서도 상영되어 그작품성을 인정받은바 있다.
모든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놓을수 없는 한사람 민우와 그런 민우만을 일평생 기다리는 연희의 가슴 먹먹한 사랑이야기와 남북분단의 아픔과 슬픔이 만들어낸 이산가족문제가있는 영화 민우씨 오는 날 (Awaiting, 2014)속으로 들어가보자.

미국에서 온 사라의 전화로 하루를 시작하는 연희, 수다쟁이 사라는 연희의 딸이다. 사라는 독신주의자로 자신을 서로를 사랑하지않는 부모사이에서 생겨난 괴물이라고 늘 말한다. 그리고 연희가 결혼얘기만 꺼내면 죽일듯이 덤빈다. 사라는 연희에게 늘 불만이다. 자기랑 같이 살지 않아서 싫고, 지지리 궁상맞게 이 집에 버티고 있어서 싫다.
하지만 연희는 이 집을 떠날수없다. 연희가 왜 이집을 떠날수 없는지 왜 사라와 같이 살수 없는지 사라는 너무 잘 안다. 하루가 시작되고 약을 먹을때쯤 연희는 극도로 긴장한다. 알약을 삼킬때마다 어제 일들을 하나씩 기억해내 기록한다. 기억해낼수 없다면 이 약도 먹지말아야 하기때문이다. 여섯알을 먹는동안 최소한 여섯가지는 기억해내야 한다.
연희는 노트에다 민우씨와 민우씨가 좋아했던 숭어를 적어넣는다. 매일매일 연희의 기억들은 항암치료 받는 환자의 머리칼처럼 무섭게 뽑혀 달아난다. 이러다 민우씨마저 사라질까 무섭다. 숭어국, 오곡밥, 가자미식혜 민우씨가 좋아했던걸 기억해서 장을 본다. 매일 민우씨가 좋아한다며 한아름 장을봐가는 연희에게 민우씨가 오면 그때 사시라고 말하지만 민우씨는 자신이 해준 밥외엔 안 먹는다며 굶고 올 텐데라며 걱정한다. 민우씨가 떠나고 세월은 흘러 어느새 할머니가 된 연희지만 연희의 시계는 민우씨가 떠난 그시점에 멈춰져있다.

민우씨가 좋아하느 음식을 한상 가득 차리고는 해가 질 때까지 집앞에서 민우씨를 기다린다. 요즘 남북상황이 영 어수선하다 하더니 아무일없이 무사히 돌아와야 할텐데 이번에 민우씨오면 당분간은 남북경계선을 못넘게 해야겠겠며 혼잣말을 한다. 다음날 대한적십자사에서 연희를 찾아오고, 김민우씨가 살아있으니 내일아침 7시에 상봉장소인 평양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라고 말하지만 연희는 도대체 무슨말은지 모르겠다.
내일 연희가 민우씨를 만나러 평양에 간다고 말하는 사라, 만나서 누구세요 하지말고 정신꼭 차리라고 말하는 사라에게 연희는 집으로 오면되지 왜 평양에 오라는건지 혼란스럽다. 하늘이 두쪽나도 내일하루는 정신이 꼭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라, 만나서 멍하니 있지말고 하고싶은이야기 묻고싶은이야기 노트에 다 쓰라고 말한다. 민우씨 그냥 집으로 오라고 해라는 연희! 민우씨는 연의의 첫남편이다.
죽기전에 목소리라도 듣고싶다던 첫남편, 민우씨가 올거라며 60년넘게 그집에 살고있는 연희! 그래도 죽기전에 소원풀었으니 됐다고 말하는 사라, 민우씨를 보러가는 연희는 차안에서 설레임을 감출수없다. 하지만 달리던 버스는 갑자기 멈춰서고, 오늘 예정되었던 이산가족상봉행사가 부득이하게 무기한 연기되었음을 통보받는다. 일순간 버스안은 울음바다가 된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순간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가 사라지는 순간이다.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출근하는 민우씨는 이번에는 오래 안 걸린다며 토요일이면 돌아온다고 말한다. 민우씨는 이번에 돌아오면 냉면먹으러가자며 다정하게 웃어보인다.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이 못내 아쉬워 눈을 못떼는 연희는 민우가 사라질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그리고 70년이 흘렀고 연희의 시계는 그대로 멈춰버렸다. 민우씨에게 자신이 만든 따듯한 밥한끼를 전하고싶은 연희의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이 어느새 가슴먹먹해지고 눈물 한 방울 툭 흘리게하는 민우씨 오는 날 (Awaiting, 2014) 이었습니다.

연희와 민우씨는 애틋한 신혼부부다. 하지만 남북전쟁으로 생이별을 하게됐고, 연희씨의 기약없는 기다림이 시작됐다. 분단이후 어언 70여년의 시간이 흘러버렸고, 이제 연희씨는 백발의 할머니다. 하지만 치매에 걸린 연희씨의 시계는 민우씨와 헤어졌던 그 시간 그때에 멈춰져있다. 기억들을 하나씩 잊어가면서도 끝까지 놓을수없었던 사랑하는 한사람 민우씨와 민우씨가 좋아했던 것들, 그리고 애절한 기다림이있다. 연희의 애절한 기다림에 어느새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해져온다.
그리고 기적처럼 죽은줄만 알았던 민우씨의 소식과 만남의 기회까지 찾아온다. 연희가 버스를 타고 민우씨에게 달려가는 장면을 보는 내내 내 가슴도 두근반 세근반 설레였고, 이산가족사봉이 무기한 연기되었을때는 드디어 참고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나왔다. 남북전쟁 휴전당시 천만명이었던 남북이산가족은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고령으로 돌아가시고 현재 칠만여명정도만 생존해있다고 한다. 이런추세로 본다면 몇년후엔 극소수의 이산가족만이 생존해있을것으로 생각된다. 통일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간절한 기다림이고, 애절함일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민우씨 오는 날 (Awaiting, 2014)은 연희의 아름다운 기다림, 감동 가슴따듯한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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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감독의 팬
감동이있는 단편영화를 찾으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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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ap사랑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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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는 곱다. 다소곳한 자세로 두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나근나근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연희는 얼굴도 곱다. 얄미울 만큼 곱게만 느껴지는 연희의 모습은 작위적이고 현실과 멀게 느껴져 애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28분의 단편을 모두 본 후 연희에게 느끼는 연민은 전반부에 지각한 영화와 현실의 괴리만큼, 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망설였던 시간만큼 증폭되어 다가온다. 가혹한 현실을 피해 기억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이상화된 자신의 모습만 붙잡는 연희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 연희에 무심했던 태도는 그녀의 고통에 미처 공감하지 못한 미안함으로 치환된다. <민우씨 오는 날>은 이산가족 연희가 견딘 슬픔을 멈춰버린 시간을 통해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상봉이 무산됐다는 뉴스 내레이션과 이에 오열하는 가족들의 반응을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렇게 <민우씨 오는 날>은 분단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잊지 말아야 할 사건임을 명확하게 상기시킨다.
2014년 12월 11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 (jeongin@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