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Mama , 2011
영화 <식객>의 대사 중 유명한 대사가 있다. ‘세상 맛있는 음식의 숫자는 엄마의 숫자와 같다’
엄마는 누구에게나 있는 사람이라서 일상적이고 때로는 귀찮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는 엄마의 수만큼 수많은 다른 드라마가 있다. 엄마를 주제로 한 많은 작품들이 있다. 국민 엄마라고 불리는 고두심이 잠옷에 빨간약을 바르는 장면이 가슴 깊이 남은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20살 자폐증 아들이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 엄마가 나오는 영화 <말아톤> 그리고 2014년 여배우 송윤아에게 최우수 연기상을 안겨준 드라마 <마마>까지..
생각해보면 드라마, 연극, 영화에 이르기까지 아빠에 관한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생각도 안나지만 엄마에 관한 작품은 유달리 작품 수도 많고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준 작품도 많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있는 엄마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그 이야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듯하다. 그래서 영화 <마마>도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만든 듯 하다.
영화 <마마>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닮은듯한 ‘나와 엄마’의 이야기이다. 영화 속 엄마와 자식들은 좋건 싫건 닮아있고, 그렇기 때문에 무한한 사랑을 서로에게 줄 수도 있지만, 절대로 지워지지 않아 순간순간 생각나게 하는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또한 함께 있으면 최고의 파트너가 되기도하고 남여의 애정을 넘는 달달한 커플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관객들은 이런 다양한 관계를 보면서 영화 속에서 ‘나와 엄마’의 이야기를 찾게 된다. 누구나 공감갈 수 있는 소재가 ‘엄마’이기 때문이다.
여느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법한 모자 엄정화와 이형석은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엄정화는 아침에는 야쿠르트 배달을 하고 오후에는 가정 집 청소를 나가는 억척 아줌마로 변신했다. 항상 모던하고 세련된 역할만을 하던 그녀의 변신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아픈 아들을 두고 억척스럽게 살아갈 수 없는 그녀가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는 설정은 다른 드라마를 통했더라면 ‘뻔한 신파’일 수 있지만, 영화 속에서는 희망으로 똘똘뭉쳐 불치병과 싸우는 모자의 모습을 통해 서로를 위해 불확실한 희망에 배팅을 하는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전수경은 실제 대학 후배인 류현경의 엄마 역할을 흔쾌히 허락할 정도로 이 작품이 마음에 들어서 함께 하게 됐다고 한다. 유명한 소프라노 엄마로 역할의 전수경과 단 한번도 자신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 없는 딸 류현경. 엄마에게 노래하는 재능은 물려 받았지만, 기회는 가질 수 없었던 딸은 엄마와 끝도 없이 싸워댄다. 서로의 약점을 잘 알기 때문에 확실하게 속을 뒤집어가면서 싸우는 모녀의 모습을 보고 아마도 공감가는 관객이 많을 듯 하다. 이런 모습은 나의 삶 속에서 항상 보이는 모습이기 때문에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닿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국민 엄마’라고도 불리며 다른 작품들을 통해 여느 젊은 남자배우, 여자배우들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친숙한 김해숙은 영화 <마마>를 통해 할머니지만 마음만은 소녀같은 엄마 ‘옥주’이다. 조폭이지만 엄마에겐 영어 선생을 사칭하는 효자인 유해진(승철)은 애인보다 더 엄마를 아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픈 사연 속에서도 서로를 생각하며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모자의 모습은 우리의 거울과도 같다는 느낌을 준다.
되돌아보면 우리가 어릴적에는 우리 곁에 절대 없으면 안되는 ‘절대자’였던 엄마는 우리가 자라면서 때로는 멘토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잔소리꾼이 되기도 한다. 돈이 없을 때는 누구보다 더 대단해보이는 스폰서가 되기도 하고, 가끔은 친구보다 더 친구같고 애인보다 더 애인같은 존재이다. 영화를 보며 느낀 것은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어느때는 태산같이 큰 존재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 보면 작고 초라해보이기까지하는 신기한 일들을 아마 누구라도 느꼈을 것이다.
영화는 바로 이 흐름을 따라간다. 엄정화와 이형석의 모자 관계는 우리의 어릴적과 비슷하다. 엄마는 아이에게 절대적인 존재고, 모든 부분에 있어서 아이는 엄마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러다 아이가 더 자라게 되면 전수경-류현경 모녀의 관계가 된다. 엄마와 자식은 싸우는 일이 많아지고, 아이에게 엄마는 간섭하는 사람 또는 잔소리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자식이 더 자라서 철들 나이가 되면 이해숙과 유해진 같은 모자사이가 된다. 자식은 이전에 부모에게 했던 불효를 후회하고 조금이라도 엄마에게 더 잘해주려고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더욱 모자라기만 하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엄마’를 생각하기만 해도 울컥하고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일들이 많아지는 것은 비단 나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엄정화 같은, 전수경 같은 그리고 이해숙같은 엄마가 있고, 누구에게나 영화 <마마>의 이야기가 있다.
영화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하는 이야기는 단 하나이다
‘엄마에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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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좋거나, 싫거나, 사랑하거나, 밉거나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