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감> <바보> 등을 연출하며 착한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를 줄곧 그려왔던 김정권 감독은 백혈병에 걸린 여자와 그녀의 옆을 끝까지 지키는 남자의 멜로 <설해>를 통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본격적인 신파를 포함시킨다. 하지만 <설해>에는 고민의 흔적이 적어 보인다. 통속성은 관객에 따라 용인될 수 있다하더라도 빈약한 개연성은 의문부호를 남긴다. 첫 만남과 재회, 죽음 등 등장인물들이 조우하고 이별하는 순간들은 갑작스러우며 우연으로 점철되어있다. 초반부 이목을 사로잡았던 주인공들의 특이한 직업과 의미심장해 보이는 오브제 또한 사소한 기능만을 담당하고 퇴장한다. 예상되는 서사 속에서 표면적이고 일시적인 갈등만을 반복하는 <설해>는 주변부에 대한 무심함으로 흐릿한 풍경을 보여주는데 그친다.
2015년 1월 2일 금요일 | 글_안석현 기자 (ash@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