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환자들을 내 몸처럼 사랑했던 사람, 종신형을 받고도 믿음과 나라사랑을 끝까지 지켜낸 사람, 마침내 원수까지 양아들로 삼은 사람.....,
손양원은 세계 역사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성자이다. 그러나 영화는 손양원의 평범하고도 인간적인 고뇌와 함께 그 고통을 이겨낸 이면을 그려냈다.
* 출연진의 다른영화 :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2014
어린 시절, 사랑의 원자탄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손양원 목사가 주인공이었던 영화였는데 자세한 내용은 기억에 남지 않지만, 자식을 죽인 원수를 용서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자신의 양자로 삼는다는 내용은 철이 없던 때에도 매우 충격적이었다. 그 영화는 극적인 효과를 노린 극영화이지만 이 영화는 손양원이라는 인물을 찾아 나서는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손양원 목사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첫 번째 이유는 좋은 환경에서 목회할 수 있었음에도 당시 천대받던 나환자들을 위해 자신을 바쳤다는 점과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점이다. 본인은 기독교인이다. 약한 이들을 사랑했던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매우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본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그러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너무나 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손양원 목사와 같은 사람의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연히 해야 하지만 인간의 죄악된 본능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는 사랑을 손양원 목사는 몸소 보여주었다. 그러기에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손양원 목사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두 번째 이유는 원수를 사랑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가족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여는 것은 죄로 물든 인간을 죄 없는 예수님께서 모든 죄를 담당하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을 사랑해서 자신을 바치는 것을 넘어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가족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손양원 목사는 당신 스스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귀한 두 아들을 죽인 원수에게 복수할 수 있었지만, 그의 목숨을 구하고 양아들로 삼는 모습은 지금 우리에게 귀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단순한 종교 영화를 넘어서는 이유는 손양원 목사를 미화하려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담담히 그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의 이성과 지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그의 행보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막내딸)이 방황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통하여 영화를 보는 많은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손양원 목사의 양아들의 아들이 목회의 길을 걸으라는 손양원 목사의 유언을 지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이야기 전개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기독교 영화가 범하는 오류중 하나는 교리를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를 공감하기 힘든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다. 물론 기독교 영화는 대부분 기독교인을 주요 관객으로 놓고 만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만드는 듯한 느낌이 많았다.
이 때문에 기독교인이라면 감명 깊게 볼 수 있었던 영화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영화도 꽤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 대해 감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이전에 나왔던 기독교 영화와는 매우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을 닮으려고 노력한 사람이 걸어온 길을 담담하게 그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손양원 목사의 일생을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재연을 통하여 나타내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넘어서 극 영화적인 요소도 담고 있어서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그렇지 않게 넘어가게 하는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 매우 좋았다.
이러한 요소를 넣음으로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뿐더러 건조하게 들릴 수 있는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다큐멘터리의 요소가 강한 만큼 주변 인물의 증언도 인상적인데 꼼꼼하게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했다는 부분이 느껴졌다.
일제와 이념 갈등, 6.25라는 한국 현대사의 커다란 사건을 몸소 겪고 비극적으로 일생을 마치는 손양원 목사. 그의 사랑을 입은 양아들의 아들과 막내딸은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백발이 성성한 때에서야 이해가 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영화는 끝을 맺는다.
그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손양원 목사의 큰 사랑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고 그를 닮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들게 하여준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자신이 잊고 있었던 예수님의 사랑을 점검하며 실천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비기독교인들에게는 예수님을 닮으려고 노력한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라고 생각한다.